[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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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필두로 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금연종합대책에는 담뱃값 인상 뿐 아니라 흡연 경고 그림 탑재, 소매점 담배 광고 전면 금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금연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단연 담뱃값 인상이다. 2000원이라는 높은 인상 폭과 함께 과연 담뱃값 인상이 진정으로 금연을 위한 정책인지 허울 좋은 세수정책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담뱃값 인상의 이유는 바로 ‘국민 건강’이다.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 개발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담뱃값이 인상될 경우 흡연자의 약 30%가 담배를 끊겠다고 응답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로 10년 전인 2004년 담뱃값을 인상했을 당시 흡연율 감소가 나타난 것 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담뱃값 인상의 효과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정책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에게는 정부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듯싶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국민들은 세수 증진을 위한 꼼수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서민층의 흡연율이 높기 때문에 결국 서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격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세수 증진을 위한 꼼수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담뱃값 인상은 정부의 강경한 주장으로 납세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막무가내로 OECD 국가 중 흡연율이 최고라는 것과 담뱃값이 가장 싸다는 사실만을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외부와 비교하기 급급할 뿐 국가 안 납세자의 실제 사정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납세자의 사정이라는 것은 금연 의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담뱃값은 ‘세금’의 문제를 포함한다. 납세자의 소득도 고려해야 한다는 소리다. 타 OECD 국가와 단순한 담뱃값 비교가 아닌 각 국가의 국민 소득에 기초한 담뱃값의 비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조세 정책의 기본도 지키지 않으면서 OECD를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건 항상 1등’이라는 죄의식을 심어주고 있을 뿐이다. 

흡연의 해악성과 OECD라는 무기로 무장한 정부의 주장 하에서 흡연자를 비롯한 국민들은 마치 범죄자가 된 듯하다.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담뱃값 인상에 대해 제대로 된 반대의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계속 금연을 하겠다는 절반 이상의 흡연자는 투명인간이 된 지 오래다. 더불어 담뱃값 인상의 불합리한 부분을 지적하는 의견은 국민 건강이라는 ‘대의’ 앞에서 그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다.

물론 정부가 주장하는 흡연의 해악은 사실이다. 흡연은 직접 흡연자뿐 아니라 간접 흡연자에게도 건강상 위해를 끼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수’라고 조롱을 당하는 것에는 ‘영혼 없는’ 정책이라는 이유도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정책이었다면 경고 문구와 그림, 광고 금지와 같은 보여주기식 방안만을 나열하지 않았어야 한다. 이토록 허탈한 정책에 국민들의 머릿속은 담뱃값 인상으로 얻은 세금의 용도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찰뿐이다. 

담뱃값 인상이 아니라 ‘담뱃세 인상’이라는 국민들의 비난과 조롱은 단순히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미움의 표현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다며 태도, 방법 어느 것 하나도 국민을 위하는 것이 없는 정부의 위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다. 거세지는 논란과 비판에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는 독불장군과 같은 모습에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만 높아 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기호식품인 담배까지 고려한다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이 나아질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