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강릉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재우(26)씨는 지난해 후배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술자리가 무르익고 목소리가 커지자 건너편 건물에 사는 사람이 소음을 이유로 항의를 하러 왔기 때문이다.


같은 건물 내에서 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긴 해도 건너편 방 사람까지 다툼이 있는건 흔치 않는 일이었다. 이씨가 다음날 확인한 후배의 자취방 창문과 옆 건물의 거리는 불과 50cm 내외에 불과했다. 


대학가 근처 원룸, 하숙에 거주하는 많은 학생들이 지나치게 가까운 건물 간 거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참여사회 2013년 4월호 (통권 197호)


이 씨와 같이 소음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불편을 겪는 사람도 많다. 건물이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있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도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환기가 불편하다. 


채광 문제도 심각하다. 자취생들은 창문이 맞은편 건물 쪽으로 난 방은 대낮에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형광등을 켜놓고 생활해야 할 정도로 채광이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창문이 마주보고 나있기 때문에 사생활도 신경쓰이는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여성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한다. 서울에 사는 김예진(25)씨는 “건너편 건물 사람이 직접 내 방을 들여다본 경험은 없지만 그 방 창문에 비치는 내 얼굴이 보일 정도로 가깝다”고 증언한다. 


원룸에 사는 20대들은 내 방에서조차 움츠려들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활을 통제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고함당은 원룸에 사는 20대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세대주택의 이격거리를 더 넓히는 법안을 제안한다. 


현재 건물 사이의 거리는 건축법에 의해 제한된다. 건축법 시행령 제82조는 건축물과 인접대지경계선 사이에 띄어야 하는 거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다세대주택은 0.5미터 이상 4미터 이하의 거리를 둬야한다. 구체적인 거리는 시도별 조례에 의해 규정된다. 


임의로 서울, 부산, 광주 세 지자체의 건축 조례를 조사한 결과 세 지자체의 모두 다세대주택(원룸)이 인접대지경계선 사이에 띄어야 하는 거리로 1미터를 규정하고 있다. 법을 준수한다면 원룸은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미터 씩, 즉 나란히 늘어선 두 원룸은 2미터 떨어져 있어야 한다. 


실제 20대가 많이 거주하는 대학가 근처 원룸촌을 돌아다니면 2미터의 건축법을 준수하여 신축했는지 의문이 가는 건물이 많다. 하지만 이들 불법행위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2미터라는 거리가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기에 충분한 거리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환기, 채광, 소음 문제 모두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고함당은 자취방이 충분한 휴식이 가능한 생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원룸 간 거리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