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은 2014년 5월 9일 ‘고함당’을 창당해 총 17개의 정책제안을 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자는 의도 아래 진행된 일이었지만, 고함당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고함당원들의 씽크빅 부족으로 그들은 더 이상 정책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원들은 고함당의 내실을 다지기위해 서둘러 씽크탱크인 ‘고함당 청년연구소’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고함당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마이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15일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신빈곤과 더불어 “노동자들을 소외시킨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 이 표현으로는 한국 청년들을 치칭하지 못한다. 20대 4명 중 1명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도 못되는 청년들은 ‘소외’도 아니고 ‘배제’인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새로운 빈곤층인 청년 계층

“소외가 아니라 배제야 (박민규 <핑퐁> 중)”

고함당은 청년연구소 첫 번째 논문으로 박수명 박사(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전문위원)의 논문 <청년계층의 사회적 배제에 관하여: 고용, 실업, 비정규직의 관점에서(원문은 제목 클릭)*>을 선정했다. 고함당(고함20)은 그동안 ‘청년들이 어렵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하거나 관련된 기사를 써왔다.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이 보편적이 된만큼 몇몇은 20대가 마주한(할) 현실 알고 이 전제에 동의했지만, 몇몇 사람/기성언론은 ‘청년들이 어렵다’라는 건 단순히 청년들의 어리광이나 배부른 소리 정도로만 치부해버리기도 하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논문의 선정이유가 나온다. 이 논문은 ‘청년들이 어렵다’라는 전제가 그러한 분위기나 짐작이 아니라 청년 세대가 ‘실제로도’ 사회에서 배제되어있으며 ‘얼마나’ 배제되었는지를 수치적으로 증명한다.

‘사회적 배제’란 “지리적으로 그 사회에 거주하면서, 자기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그 사회 통상적인 활동에 참가할 수 없지만, 본인은 그 활동에 참가하고 싶은 상태”를 가리킨다. ’사회적 배제’가 기존의 빈곤 지표와 다른 점은 단순히 가난함과 부함을 나타내지 않는 데에 있다. ‘사회적 배제’ 지표는 재정 상태 뿐만 아니라 고용 상태, 여가활동 상태, 교육상태를 고려하여 구성되기 때문이다.

15-29세의 사회적 배제 정도를 살펴보면, 2005년 0.4446에 불과했던 사회적 배제 수준이 2009년에는 0.5329로 급격하게 상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논문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청년의 노동 문제를 지목한다. 기존 연구에서 노동시장에서의 불안정한 지위(비정규직이나 무직 등)가 빈곤에 영향을 미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밝혀진 점과, 청년계층의 고용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청년계층의 사회적 배제 정도와 노동시장 상황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청년들을 구석으로 내모는 고용 시장

20대 노동시장의 문제점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일자리가 있더라도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2012년 청년 체감실업률은 청년실업률 7.5%보다 약 3배 높은 22.9%이다. 2011년 22.1%에 비해 증가한 수치로, 총 115.8만명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고학력 백수라고 할 수 있는 NEET(정규학업을 마치고, 5년 내에 취업이나 교육훈련을 받지 않고 있는 청년층) 인구는 19.2%(평균 15.8%)로 OECD 국가 중에 7위를 기록했다.

2013년 3월 통계를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분포를 보면, 일하는 20대 초반 남자의 4명 중 3명이 비정규직이다. 20대 중후반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은 나아져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초월했지만, 5명 중 2명이 비정규직으로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우, 일하는 20대 초반 여자 중 7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었으며, 20대 중후반 여자의 경우는 일하는 사람 명 9중 3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연구는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들도 사회적 배제에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동시에 청년계층에게 “사회적 보장제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고용촉진정책이 필요함“으로 끝을 맺는다. 연구자가 제시하는 고용정책들은 다음과 같다. 최저임금 인상과 실효성 확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비정규직의 안정적인 지위 보장 등이 있다. 이 연구가 청년 계층의 고용 상태와 사회적 배제 정도를 연결시키고, ‘청년이 어렵다’라는 점을 수치화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고용 상태 외에도 사회적 배제 정도에 영향을 주는 여가활동 상태, 교육상태 등의 현황도 제시해주면서 좀 더 다각로도 분석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사회적 위기의 전조는 사회의 구석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성세대 일부는 청년계층이 눈이 너무 높아서 문제라며 혀를 차고, 일부는 이런 세상을 물려준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이 두 종류의 기성세대 모두 청년계층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업, 비정규직 등의 청년문제는 성장의 열병이라고 여기기엔 그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제 청년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넘어서 청년계층을 ‘사회적 배제’ 집단으로, 새로운 빈곤/소외 계층으로 여기고 체계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사회적 위기의 전조는 사회의 중심이 아니라, 사회의 구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구석에는 청년들이 있다.

*한국정책연구 제13권 제3호, 2013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