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료를 내고도 와이파이를 못 쓰게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원광대학교 기숙사에서 7학기 동안 거주했던 박영주(가명·23)씨는 기숙사 측의 공유기 차단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기숙사비 안에 통신비를 포함한 것과 다르게 원광대 기숙사에서는 한 학기에 38,000원을 별도 납부해야만 랜선을 사용할 수 있다. 8학기 내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 총 304,000원을 인터넷 비용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통신비를 내고도 공유기 금지 원칙 때문에 무선랜(와이파이)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작은 지난 2013년 KT에서 LG유플러스로 인터넷 서비스 관리자가 바뀌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는 공유기 사용이 기숙사생 개인의 자유에 맡겨졌다. 


ⓒ 원광대학교 학생생활관 홈페이지




공유기란 다수의 PC에서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많은 학생들은 데이터가 제한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과제를 위해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 PC를 이용하기 때문에 공유기가 필요하다. 공유기 없이는 오직 한 대의 PC만 사용 가능하다. 학생들은 그 외의 스마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스마트 기기가 점점 늘어나는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기숙사 내에 공용 무선랜망이 깔렸다면 공유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원광대 기숙사에서는 공용 무선랜망을 이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원광대 기숙사 관계자는 “회선을 교체하면서 안정적인 인터넷 제공을 위해서” 공유기 사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적인 공유기 개발·제조업체 ipTIME의 기술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인 공유기 사용 보다는 특정 사용자가 트래픽을 많이 사용하는 파일공유 프로그램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토렌트 클라이언트에서 트래픽을 제한해서 이용하는 등의 충분한 대안이 있다”며 기숙사내에서 개인 공유기 차단이 무조건적인 해법은 아니라고 전했다.


원광대와 같은 전라도권에 위치한 대학교 7개(조선대,전남대,전주대,광주대,목포대,순천대,전주교대)를 조사한 결과 원광대와는 달리 모두 별도의 통신비 납부 없이 랜선이 이용 가능했고, 공유기 사용을 제한한 곳도 없었다. 광주대의 경우는 오히려 지난 해 까지 금지했었던 공유기 사용 조치를 해제했다.


올해 3월 원대신문사의 ‘여론 읽기’에는 ‘학생들에게 간절한 Wi-Fi’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숙사에서의 공유기 사용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학생생활관 홈페이지에는 공유기 관련 게시글이 10건에 달한다.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 인터넷 환경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박영주씨는 “개인 공유기 설치를 허용하거나 공용 무선랜망을 깔아줬으면 좋겠어요”라며 기숙사 측이 학생들을 위해 변화하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