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은 2014년 5월 9일 ‘고함당’을 창당해 총 17개의 정책제안을 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자는 의도 아래 진행된 일이었지만, 고함당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고함당원들의 씽크빅 부족으로 그들은 더 이상 정책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원들은 고함당의 내실을 다지기위해 서둘러 씽크탱크인 ‘고함당 청년연구소’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고함당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치 영역을 넘어서 다양한 영역에서 세대담론이 다뤄지고 있지만 자료에 기반해 세대별 차이를 규명하는 작업은 담론영역의 다양성에 비해 지지부진한 편이다. 세대라는 개념은 수 백만명의 인구집단을 지칭하는 단어로 그 안엔 성별, 직업, 수입, 이념이 각기 다른 수 백만명의 개인을 포함한다. 세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선 인구집단 내부의 다양한 개별적 특징을 뛰어넘는 일관된 흐름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증명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세대담론은 그저 모래사장 위에 지은 집에 불과하다. 요컨대 “20대는 보수화 되었다”는 명제를 증명할 수 없다면 “왜 20대는 보수화 되었는가”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청년연구소가 두 번 째로 소개할 논문은 ‘한국 선거에서의 세대효과: 1997년부터 2012년 까지의 대선을 중심으로’다. 청년연구소가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는 추측과 가치판단이 뒤섞인 세대담론에서 사실인것과 사실이 아닌것을 구분하기 위함이다. 논문은 지난 20년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각 세대의 이념 성향의 유지와 변화를 측정한다. 넘쳐나는 세대담론 속에서 합의에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담론의 다양함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 뉴시스

일반적으로 연령과 투표의 관계는 ‘연령효과’와 ‘세대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연령효과는 나이가 들수록 개인은 보수적인 태도를 체화하고 이 성향이 투표 참여와 투표 결정에 반영된다는 이론이다. 이 효과로 인해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정당에 투표하고, 투표에 더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대효과는 반면 특정 세대가 정치적 태도를 형성하는 시기에 결정된 성향이 나이가 듦에도 불구하고 생의 전반에 꾸준히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한국에서 후자의 사례로 논란이 되는 대표적인 세대로는 80년대 대학에서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386세대가 있다. 

저자는 현재 한국의 유권자층을 7개의 세대로 분류한 후 후보자 지지, 이념 성향, 무당파적 성향 세 가지 차원에서 연령효과와 세대효과가 나타나는 양상을 추적한다. 이를 위해 1997년부터 2012년까지 4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실시된 서베이 자료를 사용했다. 

연구결과 현재 50대 이상인 ‘한국전쟁 세대(1942년 이전 출생)’과 ‘전후 산업화 세대(1942-51년 출생)’, ‘유신 세대(1952-59년 출생)’에선 후보자 지지, 이념 성향, 무당파적 성향에서 모두 연령효과가 나타났다. 이들 세대는 1997년 선거에 비해 2012년 선거에서 더 보수적인 후보를 지지하고, 이념적으로 더 보수화 되었으며, 특정 정당에 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됐다. 

논문 본문에서 발췌

반면 40대 이하를 차지하는 ‘386세대(1960-69년 출생)’와 ‘IMF세대(1970-78년 출생)’, ‘월드컵 세대(1979년-87년 출생)’에선 세대효과가 확인됐다. 이들 세대는 1997년 선거에서부터 2012년 선거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인 이념성향이 안정으로 다소 진보적 성향을 유지했다. 즉 이들 세대에선 나이듦에 따라 이념적 보수화가 진행되는 연령효과를 찾기 힘들었다.

연구 결과만을 인용하면 20대를 주제로 할 이야기는 많지 않다. 저자가 촛불세대로 정의한 1988년부터 1993년 출생자(2014년 현재 22세부터 27세까지)는 가장 최근인 2012년 대통령선거의 자료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 한번의 선거 결과만으로는 20대에게 앞으로 연령효과와 세대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다른 세대로부터 나타난 결과를 통해 몇 가지 이슈를 추론할 여지는 남아있다. 

논문 본문에서 발췌

세대 간의 이념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2012년 선거 국면에서 보여준 ‘촛불세대’의 상대적 진보성은 ‘전후 산업화 세대’와 ‘한국전쟁 세대’의 상대적 보수성 크기와 비슷한 강도를 보여준다. 흔히들 80년대의 경험으로인해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386세대’는 한국 이념 성향 평균보다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가질 따름이다.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386세대와 촛불세대의 이념 거리는 386세대와 전후산업화세대의 이념 거리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만약 20대에서 앞선 30-40대와 같이 이념 성향에서 세대효과를 나타낸다면 세대간의 이념 차이는 계속 양극화된 상태를 유지할지 모른다. 양극화된 이념의 차이로 인한 갈등은 단순히 정치영역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각 부분에서 세대간 갈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 20대가 보여준 낮은 투표율도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 연구 결과 40대 이하의 세대에서 무당파적 성향은 다소 등락을 보여주지만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세대의 무당파적 성향에 연령효과가 존재한다면 낮은 투표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 될 가능성이 있지만 세대효과가 더 크게 존재한다면 최근 선거에서 20대가 보여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상승할 여지가 적다. 이미 20대는 인구구성비 상에서도 가장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까지 지속된다면 향후 선거에서 연금문제 등 ‘세대간 갈등’이 표면화 될 때 세대별 발언권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