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총학생회(고려대 총학)는 21일 학내 오프라인 대자보와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등을 통해 ‘중앙일보 대학순위평가 반대운동’(대학평가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을 알렸다. 고려대 총학은 대자보에서 “중앙일보 대학순위평가는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학의 본질을 해치는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대학평가 반대운동은 고려대 총학이 선거운동 때부터 내세웠던 제1공약이다. 고려대 총학의 권순민 정책부국장(22)은 “선거본부 시절 과도한 영어강의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공약을 준비하던 중 문제의 근원이 대학평가라는 데 도달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은 지난 1월, 삼성의 총장추전제도 ‘마음만 받겠다’며 거부한 바 있다.

‘왜 하필 <중앙일보>를 타겟으로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권순민 부국장은 “중앙일보는 대학평가 기사를 서열화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보도한다. ‘A대학이 B대학을 제쳤다’는 식이다. 영향력 역시 다른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비해 압도적”이라며 “하지만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타겟으로 한다고 해서 중앙만 나쁘고 나머지 대학평가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는 잘못된 대학평가의 하나의 상징이다”고 답변했다.

대체로 긍정적 반응이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고려대 재학생 구현모(24)씨는 “학교에게 자료를 제출하지 말 것을 강요할 수도 없을뿐더러, 학생회의 반대운동과 무관하게 평가는 어차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은 25일 패러디 대자보를 공개하고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본질적 요소인 획일적 입시제도, 기득권 학생들의 특권의식, 그리고 사교육업체의 대학순위 매기기(배치표)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비판했다.

반대운동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려대 총학은 “대학평가의 위상이 주는 압박에서 가장 자유로운 건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반대운동을 한다고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2010년 대학총장 명의로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지만, 대학평가는 계속되고 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총장들이 자유롭지 못했던 탓이다.

향후 대학평가 반대운동은 학생들에게 대학평가가 초래하는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된다. 고려대 총학은 이를 위해 21일 이후 일주일 간 △대학평가의 목적 및 역사 △대학평가의 구분 △대학평가가 초래하는 대학 서열화 등 관련 정보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어서 학내에서 관련 부스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려대 총학은 부스행사를 통해 대학평가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알리는 한편, 학생들이 바라는 대학평가에 대한 의견도 받을 계획이다.

학내보다는 덜하지만 대외적으로도 대학평가 반대운동은 진행된다. 우선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와 함께하는 관련 기자회견이 이번 주에 예정돼 있다. 고려대 총학은 이러한 반대운동을 바탕으로 10월 중순 학생, 교수, 언론사 등 대학평가의 이해당사자들이 모이는 포럼 역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