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찬란한 수식어 앞에 질병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그렇지만 20대와 질병은 정말 동떨어진 존재일까? 20대의 생활 속에도 질병은 존재하고 있고, 그 잠재위험 또한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질병’ 중에서도 <고함20>은 말 못할 질병을 경험한(경험 중인) 20대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말 못할 질병이라 웃지 마라,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노홍철과 장미여관은 <오빠라고 불러다오>에서 “숱 없는 남자~ 아저씨라 부르지 좀 말아줘요”라고 호소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머리숱이 오빠와 아저씨를 구분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대머리’와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저씨’지만, 현실을 보면 딱히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20대 또한 탈모 안전지대가 아니다. 

대학생 ㄱ 씨(25)는 군 생활 중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그 스트레스는 그의 정신건강과 더불어 머리카락까지 훔쳐갔다. “그 땐 스트레스 정도가 극심했어요. 나이도 어린데 머리가 막 빠지더라고요.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성 탈모라고 진단해줬어요. 다행히 몇 달 동안 치료를 계속해주니깐 나아졌어요. 전역하니까 스트레스가 줄기도 했고요.” 

대학생 ㄴ 씨(22)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그는 스스로를 ‘탈모와 공생한 20대 여성’이라고 칭했다. “탈모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어요. 머리 감을 때마다 머리가 한 움큼씩 빠져서 머리 감기가 두려웠다. 병원에 가보니 스트레스성 탈모라면서 마음의 안정을 취하랬어요. 의사가 탈모 약, 탈모 샴푸를 써보라고 해서 써봤는데 탈모가 ‘중지’가 될 뿐 빠진 머리카락이 ‘복원’되진 않았어요.” 

탈모가 ㄱ 씨, ㄴ 씨만의 특별한 문제일까? 20대와 탈모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탈모 진료환자 4명 중 1명이 20대(4만 명)로, 1위인 30대(5만 1천 명)와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숫자다. 



20대 탈모 환자는 2008년에 3만 7천 명을 기록한 이후, 2010년부터 4만 명을 웃돌고 있다. 이 통계가 건강보험 급여실적(의료급여 제외)만을 기준으로 정리되었음을 고려한다면, 20대 탈모 환자는 위의 수치보다 더 클 것이다. 탈모 질환은 그 특성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머리카락도, 돈도 잃어버렸네


탈모 질환의 문제 중 하나는 모발뿐만 아니라 지갑까지도 빈곤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앞서 언급한 대학생 탈모환자들은 병원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탈모 질환에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서 병원비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또한, 탈모 질병의 특성상 치료 방법이나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아서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건강보험평가원에 문의한 결과, 노화와 관련된 탈모는 비급여 항목으로, 두피·피부 질환이나 다른 병과 함께 발생한 탈모는 급여항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환자의 탈모를 노화와 관련된 것인지, 다른 질환과 관련된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의사의 재량이다. 

“100%.” 맥스웰피부과 관계자는 탈모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여항목으로 분류되는 지루성피부염이나 원형탈모는 사실상 탈모보다는 피부염에 더 가깝다. 이를 제외한 실질적인 탈모 질환은 모두 비급여로 분류된다.”

더불어 그는 “20대 탈모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대략적으로 스트레스 때문인 환자가 반, 유전적 요인 때문인 환자가 반이다. 탈모 유전자가 있는 사람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탈모진행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