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학생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꿈꾸며 고함20이 고함대학교를 설립했다. 고함대학교는 기존 대학에서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성적, 취업률, 등록금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서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고함대학교는 우리의 이러한 계획을 학칙으로 구체화시켜 대학생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우리의 학칙이 현실의 대학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

대학생과 등록금은 서로 뗄 수 없는 존재다. 학과공부를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 국가장학금이 매 신청기간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모습 등은 모두 등록금이 대학생에게 미치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연간 평균 736만원(사립대 기준)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은 대부분의 서민들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액 등록금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정치권의 ‘반값등록금’ 논쟁이 촉발된 것도 벌써 수년 전의 일이며 학생들 역시 대학총학생회 등의 차원에서 등록금 인하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과거처럼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고집하는 대학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이 고액의 등록금을 유지하고 있다.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대신 대학원의 등록금을 올리는 ‘꼼수’를 쓰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근본적인 문제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등록금이 결정되는 과정에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가 끼어들 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택할 수 있는 가장 공식적이고도 거의 유일한 틈은 바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다. 등심위는 고등교육법 제11조에 규정된 공식적인 기구로, 학교는 학교대표와 학생대표로 구성되는 등심위를 통해서 한 해의 등록금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학 내에선 무력하기만 한 등심위법
언뜻 이 제도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의 결정에 대한 충분한 발언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등심위는 현재 법으로 보장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등심위에 참여하는 위원은 학교와 학생 양측을 고루 대표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등심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록한 회의록을 비공개하기도 한다. 성균관대학교처럼 공개하더라도 참석자의 이름을 가려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파악할 수 없게 하는 경우도 있다.

성균관대학교 홈페이지에 공시된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 갈무리.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등심위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생대표들은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학교의 운영에 차질이 없음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측으로부터 재정과 관련한 자료를 받아야 하는데 등록금 인상을 원하는 학교 측은 대개 이에 비협조적으로 임한다. 이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초반의 등심위는 자료공개를 둘러싼 소모적인 설전으로 채워진다.
이에 모든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꿈꾸는 고함대학교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 과정을 학생을 포함한 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학칙으로 정하고자 한다. 연초 여러 차례에 걸쳐서 진행될 등심위 회의 과정을 교내방송국을 통해 생중계해 고함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생중계를 지켜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등심위가 종료된 후 1개월 내에 상세한 회의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학교 홈페이지 전면에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된 학생의 참관을 허용해 일반 학생이 등심위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히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측이 자료 공개에 협조적으로 임해야 함을 학칙으로 규정해 학생 측 대표가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제 0 장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개방

제 1 조 매년 열리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회의 과정을 교내방송국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 2 조 등록금심의위원회 종료 후 1개월 내에 일시, 참석 인원, 발언 내용 등이 포함된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학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제 3 조 매 회의마다 0명의 재학생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참관을 허용한다.
제 4 조 학교 측은 학생대표가 요구하는 자료를 등록금심의위원회 개회 7일 전까지 제공해야 하며, 제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전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