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W시즌 고함20 문화 컬렉션 ‘트렌드 20’이 시작된다. 사회에 변화가 올 때, 20대는 그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젊음과 낭만을 기타 줄에 튕기던 모습은 자신의 개성과 특별함을 추구하는 열린 문화로 변화해왔다. 트렌드 20에서는 고함20이 목격한 변화무쌍한 20대들의 ‘무엇’을 독자들에게 발 빠르게 전달하고자 한다. 시즌별 고함20 문화 컬렉션 트렌드 20을 통해 떠오르는 청춘의 트렌드 문화에 주목해보자.


끊긴 필름, 울렁이는 목울대, 입가에 말라붙은 밤새 분출된 볼케이노의 잔재… 대학가의 청년들이라면 한 번씩 겪는 훈장이었다. 우리들의 문화였으며 젊음의 혈기라는 이름 아래 추억거리였다. 가학적인 쾌감을 좇는 어느 창조주들이 발명하고 손에서 손으로 전수된 폭탄주·벌주들은 그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환상적인 손목의 스냅에 의해 탄생하는 회오리주, 가학의 극치 마빡주, 무술까지 가세한 태권도주와 쿵푸주, 뿅가리주 등 그 예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웃음과 추억거리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신입생 환영회를 필두로 갖가지 행사에서 술 한 말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두주불사’를 최고의 찬사로 여기는 문화 탓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요즘 대학가의 주류상가 한편에선 조금 색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신촌에 있는 술집의 메뉴판에 새로운 메뉴들이 눈에 띈다. 일반 술집 메뉴에서는 매화수는 기본에 레몬 홍초주, 바니니(버니니+소주)가 생겨났다. 향토적 컨셉의 막걸리 집에서조차 유자막걸리와 바나나막걸리가 메뉴에 등장하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쌍스터

일찌감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써 ‘맛있는 술’ 컨셉으로 나타난 술집도 있다. 모 프랜차이즈는 큰 호응을 얻으며 전국으로 활동 지평을 넓혔다. 피크 타임에 가면 인산인해를 이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신 모씨(23)는 “신입생 때 맛도 없는 술을 직간접적으로 강권하는 분위기의 자리가 많아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요즘 동아리 모임에서는 술집에 가 칵테일을 시켜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바나나막걸리 같은 맛난 술을 시켜 즐기며 마시는 분위기가 형성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도 일명 RTD(Ready to drink)로 분류되는 과즙이 첨가된 술이 음료 판매대에 종류별로 나열되어 있다. 정 모씨(22)는 “편의점에서 종종 사다 공원에서 친구들이랑 마시면서 놀곤 한다. 술이 약한 편인데 저알코올에 맛도 있으니 이건 죽죽 넘어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근 인터넷에도 맛있는 술 제조법이 돌아다닌다. 네티즌들은 후기와 인증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그래서 제조법 중 하나인 메로나주를 택해 직접 만들어봤다. 


 

필자가 마셔보니 괜찮았다. 아래는 고함이들의 반응.


은가비: “어린이들이 좋아하겠다. 술이 너무 달아서 어색하다. 단거 싫어하는 사람은 비추”

나이델: “비율 조절 실패. 메로나와 술의 비율은 0.5 : 1이 좋겠다. 메로나 자체가 많이 먹으면 느끼하니까.”

우야: “청결을 위해 먹던 메로나는 넣지 않기로” (오해 말아 달라. 먹던 걸 넣지는 않았다.)

달래: “음료수 같은 술! 과일소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으니 좋다!”


이제 맛없고 속 버리는 술자리를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한 선택지가 생겼다. 강요된 술자리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모두가 즐거운 술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길 기원하며 ‘치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