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은 2014년 5월 9일 ‘고함당’을 창당해 총 17개의 정책제안을 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자는 의도 아래 진행된 일이었지만, 고함당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고함당원들의 씽크빅 부족으로 그들은 더 이상 정책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원들은 고함당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서둘러 씽크탱크인 ‘고함당 청년연구소’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고함당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주 청년연구소가 20대에 관한 여러 세대담론을 다뤘다면 이번 주는 그 범위를 확장해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세대담론을 다룬다. 이를 위해 청년연구소는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박재흥의 논문, 「세대명칭과 세대갈등 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선택했다. 이 논문은 유신세대, 민주화세대부터 2030세대, 신세대와 88만원세대까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다양한 세대명칭들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세대 담론들이 어떤 의의와 문제점을 가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대명칭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많은 세대명칭은 주로 대중매체, 기업과 광고기획사, 정치권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이 만든 여러 세대명칭은 미디어를 통해 유포, 확산되었고 대중의 참여로 재생산되었다. 논문을 보면 세대명칭은 크게 역사적 경험, 나이/생애 단계, 문화적·행태적 특성으로 나눌 수 있다.


4.19세대, 베이비붐 세대와 같이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 특성으로 세대명칭을 부여하는 방식은 가장 일반적이고 오래된 방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대명칭은 특정 시점이 명시되지 않아 혼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전쟁세대’의 경우 그 대상이 한국전쟁 당시 태어난 세대인지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또한, 2030세대나 실버세대와 같이 나이·생애 단계로 분류된 세대명칭은 일정 연령층에서 보이는 특성이 나이가 지나면서 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세대, P세대와 같은 문화적·행태적 특성에 따라 부여된 세대명칭은 주로 기업과 광고기획사들이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만든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세대명칭은 기업들이 마케팅 대상을 차별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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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담론은 세대를 담을 수 없다?
 
이렇게 특정 세대에 이름을 붙이고 그 명칭에 따라 그 세대를 규정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대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세대명칭 생산자가 임의적인 기준을 토대로 그 세대 내부인과 외부인을 분리하는 행위이다. 세대명칭은 세대에 속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함으로써 내부집단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한다. 긍정적인 의미인 경우 해당 세대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만들지만, 부정적인 의미인 경우에는 특정한 세대명칭이 그 세대를 차별하는 도구가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세대명칭은 그 세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세대담론들이 소수 집단의 성향이나 특정 행동을 그 연령대의 모든 집단이 공유하는 것처럼 성급하게 일반화하기 때문이다. 생산주체의 임의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세대담론은 세대 차이를 불필요하게 부풀리고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우석훈·박권일은 『88만원 세대』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흐름에서 세대 간 경쟁, 세대 간 착취가 심화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특히 『88만원 세대』는 청년실업대란과 20대 비정규직 문제에 기성세대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논문의 저자는 ‘88만원 세대’론이 공격적 세대담론으로써 불필요한 세대갈등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저자가 보기에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세대 간 경쟁이 아니라 계급 간 갈등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일자리 선점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기 때문에 오늘날 20대가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은 세대 문제이기 이전에 계급 문제라는 것이다.


세대명칭이 세대를 담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대명칭과 세대담론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세대’ 개념이 역사를 요약하고 정리하는데 편리하고 현재 흐름을 읽어내는 데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에 대한 해석도 세대라는 관점을 통해 쉽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세대론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세대담론이 특정 집단의 특성을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세대담론으로 인해 불필요한 갈등이나 논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