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서강대 학생들이 뭉쳤다. ‘서강고양이모임’은 서강대 재학생들이 모여 캠퍼스 내에 살고있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모임이다. 대표 육아리씨를 통해 서강고양이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육아리씨가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강대학교에는 ‘페이스북 하는 고양이’로 유명한 길고양이가 있었다. ‘로욜라 고양이’ ‘엑스관 고양이’로 불리던 바로 그 고양이다. 그도 10학번으로 입학할 때 부터 ‘엑스관 고양이’를 매일 보면서 학교를 다녔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처음 문과대 건물(엑스관) 근처에서 지내다 리모델링 공사 이후 도서관(로욜라) 앞 햇볕이 잘 드는 자리로 거처를 옮겼다. 익명의 사람들이 집도 마련해주고 항상 밥과 간식을 챙겨준 덕에 고양이가 굶는 일은 없었다. 

ⓒ서강고양이모임 김소영씨 제공

당시 그런 모습들을 지켜본 육아리씨는 모임의 필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간식같은 경우는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은데 다들 오며가며 주니까 누가 언제 뭘 줬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고양이를 챙겨 주는 사람들끼리 어떤 네트워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 서강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료를 구입하거나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간 적은 있었지만 모두 일시적인 모임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엑스관 고양이’가 태풍 볼라벤의 여파로 행방불명 되면서 모임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잠시 접어둬야만 했다.  

그가 다시 서강고양이모임을 떠올리고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는 최근 후문 근처에 등장한 두 길고양이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후문 고양이들 소식이 자꾸 올라오고 예전 엑뚱이 때처럼 많은 관심이 모이는 걸 보면서 아, 만든다면 지금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과 달리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메신저나 SNS 덕에 서로 연락하기도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렇게 지난 10월 12일 서강대학교 캠퍼스 내의 길고양이 개체 수를 파악하고 적절하게 관리하여 함께 잘 살아보자는 취지 아래 페이스북 그룹 형태로 모임을 시작했다.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자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열흘 남짓한 기간동안 100여명이 그룹에 가입했다. 이들 중 13명이 오프라인 활동 참여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사람들도 다양한 방법을 통한 후원과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참가자 중엔 서강대학교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인근 주민들도 있다. 

ⓒ서강고양이모임 육아리씨 제공

지금 서강고양이모임은 집짓기에 여념이 없다. 다가오는 겨울을 맞아 길고양이들을 위해 따뜻한 은신처 만들기를 최우선 프로젝트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육아리씨는 고양이들이 “길에서 살더라도 적어도 춥고 굶주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저렴하면서도 단열 효과가 좋은 스티로폼을 이용해 5-6개의 고양이 집을 만들어 교내 여러 곳에 배치 할 계획이다.

집 문제와 동시에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길고양이들의 건강이다. 후문에 사는 고양이 두 마리를 병원에 데려가 기본 검진을 받고 구충을 할 계획이다. 교내 고양이들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과의 접촉이 잦기 때문이다. 동물단체의 도움을 받아 후원병원을 연결할 계획도 있다. 

ⓒ서강고양이모임 김소영씨 제공

장기적으로는 캠퍼스에 있는 길고양이들을 구역별로 구분한 후 개체수를 파악하고 특징에 알맞는 보호를 할 예정이다. 현재 학교 전체에 12마리 내외의 길고양이가 있고 이를 고양이들의 생활반경과 특징에 따라 세 구역으로 구분했다. “후문 고양이는 자기가 먼저 사람 무릎 위에 올라올 정도로 집고양이 같은데, 청년광장 구역에서 다산관으로 갈수록 야생성이나 공격성이 높은 고양이들이 삽니다.” 특히 다산관 근처에 사는 고양이들은 병에 걸리거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이 죽기도 하는 등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다.

의욕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걸림돌은 모금 부분이다. 현재는 집 만들기에 필요한 최소 비용만 모금받은 상태다. 아직 홍보가 널리 되지 않아 모금에 참여한 사람이 많지 않다. 상시모금은 참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모금을 해야 할지 계속 논의를 거칠 계획이다. 안정적인 활동 기반을 위한 동아리 등록도 고려하고 있다. 정동아리가 되면 지원금도 받을 수 있고 비품을 놓을만한 공간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