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학생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꿈꾸며 고함20이 고함대학교를 설립했다. 고함대학교는 기존 대학에서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성적, 취업률, 등록금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서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고함대학교는 우리의 이러한 계획을 학칙으로 구체화시켜 대학생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우리의 학칙이 현실의 대학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ㄱ씨는 하루에 여덟 시간 일을 한다. 여덟 시간 동안 일을 하지만, 한 시간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사장님은 적당히 손님이 오지 않는 시간에 대충 카운터에 서서 점심을 먹으라고 했다. 식대는 나오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식품을 먹으라고 했다. 폐기 식품으로 급하게 점심을 때우며 일을 하는 ㄱ씨, 8시간 노동 시 주어지는 1시간의 휴식 시간이나 식대에 대해 요구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왠지 그렇게 하면 혼날 것 같고, 잘릴 것 같아서다. 이런 그의 이야기는 그 혼자만의 사정일까?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우리 모두의 모습 ©오마이뉴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돈’에 대한 고민을 해 보았을 것이다. 대학생들에게는 밥값이나 책값처럼 꼭 필요한 돈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인해 돈이 필요하다. 2013년에 이루어진 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은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중 83%가 생활비를 위한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아르바이트가 ㄱ씨를 비롯한 학생들의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학생인 동시에 아르바이트생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르바이트 때문에 겪는 고충들은 이미 단순한 개인의 문제라고 하기 힘들 만큼 크다. 2012년 대학내일의 20대연구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고용주로부터 횡포/착취를 당해보았습니까’라는 질문에 무려 83%나 그렇다는 응답을 했다. 근로 시간을 함부로 연장하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등 근로 조건에 대한 위반뿐만이 아니라 폭언, 욕설, 성희롱 등의 문제로 인해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다.

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0순위 교양, 노동법

이렇게 노동 시장에서 절대적인 약자일 수밖에 없는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구제를 받을 방법은 희미하다. 대부분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에서 근로계약서를 쓰거나 고용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일하다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해결할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절대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공간인 대학에서 나서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함대학교는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겪는 고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교에서의 ‘기본 노동법 강의’ 를 교양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다. 지금까지의 초‧중등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노동자로서의 현실, 노동 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 등을 직접 배운 적이 없었다. 그러한 상태에서 대학에 들어오게 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노동’이란 언제나 먼 문제고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고함대학교는 앞장서서 기본 노동법, 근로계약서 작성, 노동청 진정 접수 등 실생활의 문제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용들을 가르치고 공유할 것이다. 또한 교양 수업 시간 내에 피해 사례 학습, 실제 상담 등도 진행하여 더욱 내실 있고 현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노동 현장에서 자신의 권리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학생이라도 누구든지 졸업 후에는 취직하여 노동을 하게 된다. 어떤 일을 하든지간에 우리는 노동자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노동자로서 살아갈 자신의 미래에 꼭 필요한 교양이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러한 교양 과목 수강을 통해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을 넘어 노동자로서의 자신을 인식하고, 그것에 의해 주어지는 자신의 권리를 찾는 일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제 0 장 기본 노동법 강의 수강에 대해 


제 1 조 고함대학교의 재학생들은 ‘기본 노동법 강의’를 졸업 전 까지 교양 필수 과목으로 이수한다.
제 2 조 ‘기본 노동법 강의’ 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직을 할 시 필요한 기본적인 노동법, 기본적인 근로 기준법, 노동자로서의 권리 등을 학습한다.
제 3 조  ‘기본 노동법 강의’ 수업에서는 단순한 학습 뿐만 아니라 직접 상담과 피해 사례 공유 등을 통해서 현장과의 연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