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한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들은 다른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는 나이에 이미 은퇴 이후의 삶을 마주한다.

트레이너 임석원(26)씨는 대학교 2학년 때 축구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프로구단의 후보 선수에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큰 부상을 당한 뒤엔 다른 길을 찾아야만 했다. 본인은 부상치료 과정에서 새 직업을 찾았지만 여전히 주위의 많은 선수들은 새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보통 초등학교 때 선수생활을 시작합니다. 대학생 선수면 그 종목만 10년 넘게 한 셈이죠. 그만두면 아는것도 없고 무엇을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다른 길을 생각하기도 쉽지 않고 주위에서 지도자로 돌아온 선배들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임씨 역시 많은 선수들이 실제로 은퇴 후 지도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은퇴선수는 전체 운동선수 중 소수에 그친다. 

유명 운동 선수들의 은퇴 후 진로 ⓒ한국경제신문


선수생활을 마친 후 경기감독 및 코치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은퇴선수의 13.7%에 불과하다. 국가대표 출신과 그렇지 않은 선수 간의 차이도 크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의 36.5%가 은퇴 후 경기감독 및 코치를 하고있지만 일반선수로 가면 그 비율은 6.8%로 낮아진다.

대한체육회가 작년 말 은퇴선수 2,9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1,272명이 현재 직업이 없다고 응답했다. 스포츠강사 등 관련 종사자를 모두 합해도 관련분야에서 일하는 은퇴선수는 18%에 그친다. 은퇴선수의 30%는 일반 사무직, 판매직, 자영업 등 운동과 관련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대한체육회는 은퇴선수 지원센터 포털을 만들어 은퇴선수의 재취업을 돕고있다. 지원센터는 취업지원 프로그램, 맞춤형 직업훈련교육, 멘토링등의 제도를 운영중이다. 

학생선수로 활동하다 도중에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원임용시험을 준비중인 장재윤(24)씨는 대학교 진학과 동시에 운동을 그만뒀다. 운동선수를 하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좁아진다고 생각했기에 사범대학을 선택해 진학했다. 하지만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본인 의사보다 대학 운동부 감독의 스카웃에 따라 대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대입시스템 때문이다.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주 종목이 되는 운동부와는 별개로 생활체육과 혹은 체육교육과등의 전공을 배정받는다. 선수생활을 계속 한다면 전공이 큰 의미는 없지만 대학을 다니며 선수생활을 그만두면 전공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다.

원하는 전공으로 대입에 성공한 장씨는 운이 좋은 경우다. 많은 선수들이 대입을 앞두고 운동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2009년 체육과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선수의 중도탈락률은 44%에 이른다. 대다수의 학생선수들은 학업도 포기하고 연습과 대회에 매달리기 때문에 체육특기생 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을 통한 대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등학교 진학을 못 해서 더 일찍 그만두는 애들이 오히려 더 유리하더라고요. 대학을 진학하는데 실패한 친구들은 졸업한 상태에서 아무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많은 학생선수들이 운동 중단 이후 학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중도탈락 학생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운동중단 이후에도 성적이 하위권에 머무른 학생은 62%로 단지 14%만이 하위 학업성적을 벗어났다고 응답했다. 중도탈락 학생선수의 56%는 운동을 그만둔것을 후회한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56%),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30.1%)등의 현실 적응 문제를 들었다. 

교육부는 초중고 학생선수의 학력저하와 학습권 침해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자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중이다. 최저학력제를 도입해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은 경기대회 출전을 제한되는 동시에 의무적으로 기초학력보장 프로그램 참가해야 한다. 14년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중이며 17년까지 고등학교 3학년으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