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최고의 시청률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위험하지는 않다. 영유아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예능은 일종의 ‘까방권’도 얻을 수 있다. 육아 예능이 논란거리가 된 경우를 천천히 살펴보면, 대부분 어른이 원인제공을 했다. 어른들은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여기저기에 아이들을 이용했다. 남은것은 혼이 잔뜩 난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이었다. 지난 해 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한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출연진의 하차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실현되기도 했다. 이 어린이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육아예능의 기준을 엄격하게 학습했다. 

 

 

아빠 ‘혼자’ 돌봐야 한다는 시청자의 착각

 

슈돌은 <아빠어디가>보다 자극이 강했다. 아빠어디가의 주인공이 바뀌어서 이야기도 바뀔 뿐 ‘여행’이라는 주제는 예능에 오랫동안 먹히던 것이었다. 슈돌의 아빠들도 가끔 집 밖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왔지만, 이 프로그램의 기본 단위는 어디까지나 거실이나 어린이들의 방이었다. 내 아이가 있는 ‘우리 집’이나 주변에 있을법한 환경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성장현황도 세세하게 노출된다. 쌍둥이 서언,서준 형제를 키우는 이휘재가 지인 동원 논란에 휩싸인 것은 그런 지점에서 당연했다.

 

‘지인’인 요리사, 의사, ‘원래알던’ 축구교실까지, 이휘재는 지인들의 능력을 빌려 엄마가 부재한 48시간을 때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청자 게시판이나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이휘재 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인과 마찬가지로 아빠와의 예능에 너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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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편하게 키울 수 있는 아이는 없다

 

이들의 육아가 방송된다는 이유로 편하게 키운다, 아니다 라는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특히 세 명의 아이를 혼자 돌보는 송일국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이휘재와 송일국, 결정적 차이를 만든 것) 프로그램이 단조로워진다는 비판 역시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동들이 커가는 모습이 늘상 어떤 ‘자극’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인을 동원해서’ 재미가 없어진다는 시청자들은 아동들의 그런 모습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가장 최근 방영된 슈돌에서의 서언,서준 형제의 모습은 다른 가족과 비슷하다. 장난감을 갖고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거나, 이 방 저 방을 끝없이 돌아다니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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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아시아

 

 

요리연구가나 의사, 축구교실이 등장한 슈돌 방영분을 두고 ‘진정성’ 논란까지 생겼다.(‘슈퍼맨’ 이휘재 비난 사는 이유) 아이들을 혼자만의 힘으로 성심성의껏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육아 노선을 비교하고 진정성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할까?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것은 이휘재가 아닌 다른 부모들도 바라는 것일 수 있다. 지인과의 접촉이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경험이 아닌 진심의 부재로 해석되는 것이 놀랍다.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일반인’ 가족구성원이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 역시 육아의 ‘귀찮음’을 어른들로 메꾸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야기를 최종적으로 만들고 편집하는 것은 제작진이다. 어린이들의 애교나 귀여운 모습만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정말 어긋나는 요구일 것이다. 시청자들이 그토록 바라는 것이 지인이 배제된 ‘자연스러운 육아’라면 말이다. 또한 아빠들의 48시간, 그중에서도 편집된 수십분만을 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글/ 블루프린트 (41halftim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