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여기 우리 주변의 이웃사람들에게도 저마다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프로젝트 팀이 있다. 바로 Humans of Seoul의 정성균 편집장과 박기훈 디렉터이다. 그들은 지나가는 서울 거리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부탁하고 사진을 찍는다. 곧 거리의 평범하였던 사람들은 곧 자신의 고민,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꺼내며 특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Humans of Seoul이 들려주는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그들이 들려주는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친구따라 강남가듯 이것저것 해보니 특별히 나아지는 게 없더라구요. 

대학도 갔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이상한 건,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Humans of Seoul



고함20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성균 저희는 Humans of Seoul의 창립 멤버 정성균 편집장과 박기훈 디렉터입니다. 원래 알고 지낸 지는 한 10년이 넘었고, 오래 전부터 사진을 같이 하던 친구였습니다. 저는 학생이고 박기훈 디렉터는 현재 패션 사진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포토그래퍼입니다. 항상 뭔가 해보자 해보자 하다가 이렇게 크게 일을 저질렀는데, 저희도 매일 매일 놀라고 있어요.

 

고함20 Humans of Seoul 프로젝트는 어떻게 접하시게 되었나요?
정성균 원조격인 Humans of Newyork 프로젝트를 알게 된 건 2013년 여름경이었어요. 그 때 제 미국 친구가 이 프로젝트를 보여줬는데, 그 땐 그냥 뉴욕의 신기한 사람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한 번 둘러보고 말았는데, 사진 밑의 영어 문장들을 제대로 안 봤기 때문이었어요. 많은 한국인들이 그렇듯 그림만 훌훌 봤었거든요. 그러다 매일 매일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걸 읽으면서 아 이거다 싶었죠. 서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이거겠다 싶어서 기훈에게 전화를 해서 섭외를 했어요.
박기훈 제가 그 전화를 받고 핸드폰으로 바로 샘플들을 봤어요. 전 망설임 없이 바로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저도 뭔가 감이 왔었거든요.

 

고함20 Humans of Seoul 이전에는 Humans of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있다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Humans of 의 다른 도시들과도 유기적으로 연결 되어 있는 건가요?
박기훈 꽤 많은 사람들이 연계를 하려고 노력을 해 왔어요. 왠만한 큰 도시마다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거든요. 뉴욕 말고도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같은 미국 도시들과 로마, 파리, 런던, 베를린 같은 유럽의 대도시들에도 프로젝트가 있고, 아프리카, 중남미, 아랍에도 있어요. 이 모든 프로젝트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가끔은 교류를 하기도 해요. 파리와 로마가 그랬고, 저희도 연락이 많이 왔었어요. 전세계급으로 이 프로젝트를 엮어보려는 시도가 몇 번 있긴 했는데, 아직 진행 중이예요. 좀 더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고함20 Humans of Seoul 의 작업과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박기훈 크게 복잡한 과정이 있진 않아요. 말 그대로 거리에 나가서 낯선 사람을 인터뷰 하고 그 중 그 사람의 삶이나 개성이 느껴지는 부분을 사진과 함께 게시하게 되는데요, 말이 쉽지만 이걸 매일 매일 올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요. 혹시 초등학교 때 그림일기라든지 방학생활 같은 걸 써보셨다면 매일 매일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공감하실 거예요. 결국 방학 끝나기 직전에 다 몰아 써서 학교에 제출했던 기억도 나네요.

 

“어제 한 만취한 아저씨가 본인이 가진 게 집 한 채 뿐이라서 거지 같은 불행한 인생이라고 푸념하시더라구요.

왜 다들 남의 행복과 자신의 행복을 비교하는 지 모르겠어요. 지친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웠을 때!

급한 볼 일을 참다가 화장실을 갈 때! 이런 소소한 일들을 생각해보면 일상이 행복하지 않나요? 제가 어려서 잘 모르는 건가요?”

ⓒHumans of Seoul

 



고함20 본 프로젝트에 인물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정성균 특별히 사람을 많이 고르진 않아요. 오히려 누가 지금 한가할까 그런 생각을 더 먼저 해요. 인터뷰를 거절 받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생각보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바쁘거든요.

 

고함20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서울 사람들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박기훈 실제로 길거리에 나와서 낯선 사람하고 대화를 하려고 하면 굉장히 설레면서도 혹시 날 거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실제로 대화를 시작하면 정말 재미있고, 그 사람들에게서 많은 걸 배워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각자 다 이야기 보따리를 지닌 사람들이거든요. 그런 수많은 이야기를 모른 채 살아가는 게 오히려 아쉽다는 생각도 해요.

 

고함20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면?
박기훈 예전에 지드래곤 콘서트 장 앞에서 머리를 염색하고 저한테 남는 티켓이 없냐고 물어보시던 할머니가 있었어요. 지팡이를 짚고 오실 정도로 나이가 드셨지만 GD의 열혈 팬이시더라구요. 그런 열정은 정말 놀라웠어요.

 

 

“내가 45년생이라 지팡이까지 짚고 지드래곤 보러 여기까지 왔는데, 표가 매진됐네. 젊은이, 혹시 남은 표 가진 거 없나?”

ⓒHumans of Seoul

 

 

고함20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 빠졌던 기억이 있나요?
정성균 글로벌한 프로젝트라서 영어로도 같이 본문이 제공되는데, 그걸 보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페이지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있어서 가끔 이상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었어요. 보통 우리 삶의 기본적인 감정, 예를 들면 가장 행복했을 때 슬펐을 때, 용감 했을 때 같은 걸 물어보는데, 어떤 답변자들은 그런 질문의 의도가 낯설어서 제가 외국인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왜 어색해할까 싶었어요.

 

고함20 인터뷰를 요청하면 응답해주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되나요?
박기훈 그건 정해져있지 않아요. 장소나 연령에 따라 마구 변화해요. 저희도 예측할 수 없어요.

 

고함20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있나요?
박기훈 한번은 한 여자 분을 인터뷰했는데, 그 여자분 집에 모종의 룰이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집에서 싸우더라도 30분이 되면 모두가 거실로 나와서 화해를 한다는 룰이었는데, 같이 옆에 있던 그 분 친구가 그런게 있었냐면서 놀라워하더라구요. 사실 가까운 친구 사이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모르고 지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한다고 부모님한테 자주 못 말하는 것처럼 뭔가 삶의 중요부분이지만 말 못하는 이야기들을 발견할 때마다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고함20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서울의 20대들 모습은 어떤가요?
정성균 많은 이들이 10대 후배들에게 조언하길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꿈을 쫒고 싶다는 것만큼 자주 나왔던 인터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제 생각에는 20대에 좌충우돌하면서 발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꿈이 아니었나 싶어요. 정말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사실 쉽지가 않잖아요.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어요.


고함20 Humans of Seoul의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박기훈 이 프로젝트가 인터뷰 받는 사람, 하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짧게나마 치유하는 “5분 힐링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작위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진 않아요. 우리 내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힘이 될 때가 많아요. 우리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또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채널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언젠가 “서울” 하면 Humans of Seoul이 생각나고, “Humans of Seoul” 하면 “사람“이라는 단어가 바로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꿈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