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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입고 콘돔 사도 ‘부끄럽지 않아요’

편의점에 들어선 교복을 입은 학생이 ‘콘돔’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장면을 보고 혹시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끼는가? 대부분 사람은 콘돔이 성인만 사용 가능한 제품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성관계 시작 나이가 12.8세로 나타났고, 10대 에이즈 환자도 10년 새 4.5배가 증가했다. 이제 콘돔이 성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를 알리기 위해 3명의 대학생이 힘을 모았다. 바로 전 연령대 이용 가능한 콘돔 쇼핑몰 ‘부끄럽지 않아요’다.


 


전 연령대 이용 가능한 콘돔 쇼핑몰, ‘부끄럽지 않아요’


 


성민현씨(23)는 어렸을 때부터 ‘성’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진화생물학·심리학 관련 책을 찾아 읽는 것을 좋아했을 정도다. 군대에서는 ‘섹스퍼트(Sex와 Expert의 합성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성과 관련된 흥미 있는 기사나 사진을 찾아 올렸다. ‘좋아요’ 숫자가 늘어가고 점점 페이지가 인기를 얻자, 온라인 콘돔 쇼핑몰에 연락을 돌려 광고를 받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민현씨는 네이버에 ‘콘돔’을 검색하면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성인 인증을 하지 않는 한 콘돔 쇼핑몰에 들어갈 수 없었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네이버의 그린캠페인 정책에 따라 미성년자는 블로그나 지식in에서도 ‘콘돔’ 관련 글을 보기 힘들다. “콘돔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면 결국 청소년들은 성관계를 가질 때 피임에 어려움을 겪어요. 미혼모의 절반이 청소년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콘돔은 분명 누구나 사용 가능한 생활용품인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술이나 담배처럼 성인만 사용 가능한 제품이라는 편견이 강하다. 청소년들의 성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못본 척 막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민현씨는 “물론 청소년에게 성관계를 권유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청소년에게도 꼭 콘돔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미혼모, 낙태, 영아유기 등의 사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전했다.


 


민현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박진아씨(23)와 김석중씨(23)에게 ‘부끄럽지 않아요’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다. 진아씨는 “외국은 어린 시절 부터 적절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만 우리나라는 엄마 아빠가 손잡고 자면 아기가 생긴다고 말해주는 게 고작이에요. 나날이 성문제는 늘어가는데 성에 대한 교육은 아직까지 닫혀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민현씨 혼자 운영하던 ‘부끄럽지 않아요’는 이렇게 셋이 모여 올해 9월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콘돔 하나 사면 청소년에게도 콘돔 하나를! 프렌치 레터 프로젝트


 


‘부끄럽지 않아요’는 먼저 콘돔 판매를 한 만큼의 수량을 고등학교에 콘돔을 기부하기로 했다. 민현씨는 “외국의 경우는 보건실에 콘돔이 비치되어 있어요. 콘돔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피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의미에서죠”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 측에서 달가워하지 않았다. 진아씨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하면 학교 입장에서는 선뜻 콘돔 기부를 받아들이기 꺼리시더라고요. 나중에 대안학교 같은 곳에 다시 기부를 시작해보려고 해요”라고 밝혔다.


 



프렌치 레터 프로젝트 ⓒ 부끄럽지 않아요


 


대신 ‘부끄럽지 않아요’는 콘돔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홈페이지로 신청을 받아 무료로 보내주기로 했다. 이른바 ‘프렌치 레터(French Letter·콘돔의 은어) 프로젝트’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청소년이 다양한 이유로 프렌치 레터 프로젝트를 신청하고 있다. 진아씨는 “한 학생이 지하철 콘돔 자판기를 이용하던 중, 뒤에 서 있던 여자의 경멸적인 눈빛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면서 사연을 보낸 적이 있어요. 아직까지 청소년들이 콘돔을 사면 무조건 질타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부끄럽지 않아요’는 각종 행사나 단체에 콘돔을 기부하면서 성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성교육 단체 푸른아우성에 성교육 교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500개의 콘돔을 보냈다. 또 지난 10월 고대 인권문화제에서 페미니즘 교지 석순과 함께한 ‘안전한 섹스’ 행사와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임신중절예방 사업에 총 700개의 콘돔을 기부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밝고 건강한 성문화를 위하여


 


현재 ‘부끄럽지 않아요’는 새로운 친환경 콘돔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민현씨는 “미국에서 이미 유해성 논란이 있어 콘돔에 사용하지 않는 추세지만 우리나라 콘돔 대다수에는 콘돔의 신축성을 위해 N-니트로사민이라는 물질을 사용해요”라며 친환경 콘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친환경 제조 과정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독성화학물질이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콘돔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콘돔 패키지에도 성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 ‘본 제품은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표기할 예정이다. 민현씨는 “이 문구를 보고 청소년들의 성관계 막는 것만이 정답인지에 대해 어른들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은 의식주 못지않게 인류에게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성에 대해 쉬쉬하는 폐쇄적인 성문화에 젖어있다. 석중씨는 “이제라도 성에 대한 담론을 양지로 끌어들여야 해요. 그에 대한 실천이 ‘부끄럽지 않아요’입니다”라며 ‘부끄럽지 않아요’를 통해 앞으로 사람들이 성을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라켈
라켈

하루하루 살면서 답을 찾는 청년

3 Comments
  1. Avatar
    노지 

    2014년 11월 23일 22:42

    이런게 필요하기는 한데…아직 우리나라는 멀었죠 ㅠㅠ

  2. Avatar
    Angel.

    2014년 11월 24일 04:27

    맞는 말이지만 평균 12.8세라는 통계는 충격이네요…

  3. Avatar
    와인지기

    2014년 11월 24일 04:37

    성교육의 관점이 좀 더 바뀌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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