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공부합시다!


 


소재의 다양성 덕분에 웹툰은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하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는 청년 세대의 진지한 고민을 담아낸 웹툰도 있다. 이번주 청년연구소는 웹툰 속에 나타난 청년문제와 그 재현방식을 분석한 이승연·박지훈의 ‘웹툰이 재현하는 청년문제와 재현방식:<당신과 당신의 도서관>, <목욕의 신>, <무한동력>을 중심으로’를 소개한다.


 



청년세대의 고민, 왜 웹툰에서 찾을까?



그동안 <광고천재 이태백>, <힘내요, 미스터김!>, <잉여공주>처럼 청년세대의 문제를 주제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 속 청년문제는 남녀주인공의 러브스토리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애물 혹은 상황적 요소로 사용될 뿐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결말은 오히려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켰다.


 


이에 반해 웹툰은 상대적으로 청년문제를 청년세대의 시각에서 진지하게 풀어나간다. 특히 청년세대인 작가 본인이 사회에서 느꼈던 현실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된 경우가 많다.


 


<당신과 당신의 도서관>에서 3년째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번번이 낙방하는 주인공 ‘용덕’의 이야기는 실제로 기간제 교사였던 작가 친동생의 경험을 녹여냈다. 주호민 작가는 <무한동력> 작품 후기에서 취준생이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었던 주변 친구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목욕의 신> 작가 하일권은 웹툰 작가로서 고용과 경제력에서 불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 청년 실업, 비정규직… 청년 세대는 ‘별 일 없이’ 삽니다



 


논문 저자는 웹툰이 다른 매체보다 청년세대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점에 주목했다. 대표적으로 세 개의 웹툰을 골라, 무한히 반복되고 있는 청년세대의 고민과 무기력한 사회상을 분석한다.


 



1화 中. ⓒ 목욕의 신


 


<목욕의 신>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를 갚지 못한 주인공이 목욕관리사의 길에 들어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실제로 대학생의 74.5%가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평균 1,500만 원의 대출금이 있다. 취업난에 따라 2011년 269명이었던 학자금 미상환 인원도 지난해 2천722명으로 2년 만에 10배 넘게 급증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에 손을 뻗쳤던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서기도 전에 빚에 허덕이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예고편 中. ⓒ 당신과 당신만의 도서관



 


빚쟁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여가며 대학 졸업장을 간신히 손에 쥐었건만, 정작 사회로 나가도 제대로 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당신과 당신의 도서관>은 예고편 내내 MBC 뉴스를 인용하면서 청년 실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주인공 용덕도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언제 합격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에 초조하기만 하다.
 


<무한동력>의 만년 공무원 준비생 ‘진기한’은 계속 낙방하다가 노동청에 10개월 인턴으로 취직한다.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정수기 물통 가는 일 같은 잡무뿐이다. 기한은 정규직 전환 기회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품어보기도 하지만 직원은 단칼에 정규직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처럼 질 낮은 일자리는 국가에 의해서 대량생산된다. 논문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공공기관에 채용된 인턴 3만 5천 명 중에 단 4%만이 정규직이 됐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국가에서는 청년 실업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겠다고 만든 정책이지만 정해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실업자로 돌아가게 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취업만 하면 정말 다 끝난걸까?



작품의 결말만 보면 청년세대의 미래는 밝다. <당신과 당신의 도서관>의 주인공 용덕은 임용고시 면접을 잘 치러 냈고 <무한동력>의 주인공 선재는 증권회사에 취직한다. 언뜻 보면 고시 합격이나 취업 성공으로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끝난 것 같다.


 


선재보다 먼저 취업에 성공한 친구는 선재에게 과도한 업무를 토로하고, 또 다른 친구는 신입사원 연수를 받자마자 선재에게 금융 상품 가입을 권유한다. 이는 취업 후에도 여전히 무한 경쟁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 세대들이 겪는 이러한 사회경제적 문제는 방황, 진로 고민, 자존감 상실 등의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목욕의 신>속 ‘강해’는 목욕관리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직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는 이런 주위의 반응은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알기에 해결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대신 자신을 프랑스의 산악인이자 건물등반가로 유명한 알랭 로베르에 비교하며 주변인을 설득한다.


 


청년세대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일시적으로 모면할 수는 있지만 완벽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은 열린 결말은 독자들에게 그들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