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중앙대학교 102관 3층 대강당은 데워져 있었다. 다섯 시에 시작된 ‘학문 단위 구조 개편 설명회’가 열리기 위해서였다. 중앙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네 시 반부터 모여들기 시작해, 다섯 시가 되자 꽤 많은 인원이 강의실을 메우고 있었다. 설명회는 김병기 기획처장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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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열렸던 중앙대 구조개편 설명회>

 

설명회는 ▲중앙대학교 구조개편의 필요성 ▲개편 추진계획 ▲커뮤니티 사이트 의견 수렴 개요 및 현황 등의 차례로 구성되었다. 김병기 기획처장은 이번 구조개편의 목적을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체질 개선이 필요하며, 미래 유망 학문에 트렌드를 맞춰가야 한다”고 밝혔다.

 

학과별 평가지표를 통해 개편을 하게 될 예정이라 밝힌 기획처장은 이어 구조개편을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외부에 이 지표를 공개하지 말아주길 부탁드린다, 이 지표는 기업으로 따지면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예술대학을 비롯한 특정 학과를 겨냥한 개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누가 예술대학을 감축한다고 했나.”

 

이번 구조개편은 2010년, 11년, 13년도 중앙대 구조개편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구조개편 명목이 바뀌었다. 그간의 구조개편은 대학본부의 학부 단위의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번 개편의 경우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부 지침으로 촉발되었다. 2018년부터 대학 입학정원 불균형이 예고되어 학교 정원을 185명 줄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설명회에서 기획처장이 “정원의 일률적인 감축은 불가능하며 이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는 점에서 ‘정원의 일률적 축소’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

 

작년 개편의 경우에는 대상 학과 명단이 모두 나온 다음에야 개편 사실이 알려졌을 정도로 은밀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번 구조개편에는 대학본부가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들에게 개편안을 꾸준히 공지하고 있다. 지난 구조개편과는 다른, 소통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하지만 구조개편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는 중앙대 사회학과 학생 이찬민(21)씨는 “대학본부가 제시하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라서 학생들이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의견도 개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구조개편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만 의견 개진의 장을 만들어 놓았다. 이 씨는 이에 대해 “대학본부가 오프라인을 통해서는 의견을 받지 않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설명회가 아닌 공청회가 열렸어야 한다며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성명서를 통해 공청회를 요구했지만 일방적인 설명회밖에 개최하지 않았다,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기획처장의 말처럼 현재까지 드러난 지표로는 어느 학과가 인원 감축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어 보인다.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은 지난 중앙대 구조개편은 확정되고 나면 되돌릴 수 없었다는 점이다. 발표 이후에는 되돌릴 수 없으니 개편과정에서의 학생들의 참여가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