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은 이미 한 드라마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로써의 기능을 상실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더 그렇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미생>은 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지만 시청률은 6% 내외다. 시청률로만 따진다면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시청률 30%)는 <미생>에 비해 5배로 회자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웹드라마’다. 시청률이라는 구시대의 척도로는 존재조차 가늠할 수 없지만, 이미 많은 웹드라마가, 수년전 케이블드라마가 그랬던 것처럼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웹드라마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

웹드라마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들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웹드라마’라는 네 글자를 검색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웹드라마를 검색하면 지금까지 방영된 다양한 웹드라마가 한눈에 정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시청은 더 쉽다. 공중파와 케이블 드라마의 본방을 놓치면 열심히 공유 사이트나 파일 등을 찾아 헤매야하지만, 웹드라마엔 그런 수고로움이 필요 없다. 말 그대로 ‘웹’드라마기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이미 방영이 끝났더라도 몽땅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분량도 기존의 드라마에 비해 매우 짧은 편이다. 보통 한 회에 10분 정도이고 총 회수도 10편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러브포텐-순정의 시대>(2013)처럼 한 회가 1분 내외인 것도 있다. 평균 10분에 총 11부작인 <후유증>(2014)의 경우는 웹드라마치고는 ‘대작’에 속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짧은 틈에도 2~3회 정도는 금방 볼 수 있다.

케이블드라마의 강점이었던 다양한 시도는 웹드라마에 이르러 극대화됐다. 기존 드라마가 그렇듯 웹드라마 역시 로맨스 장르가 가장 많지만, 판타지 요소를 접목하기도 하고 스릴러 장르도 인기다. 로맨스 장르라고 해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끈다. 2013년 방영된 <낯선 하루>의 남자주인공은 근대 소설가 채만식으로, 드라마는 과거(1930년)에서 여행을 온 채만식과 현재(2013년)를 사는 취업준비생 여자의 로맨스를 그린다. 조회수 500만을 달성한 <연애세포>(2014)는 사람으로 변신한 연애세포가 모태솔로인 남자주인공의 연애를 성공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웹드라마 <연애세포> 화면 갈무리.

인터넷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는 특성 탓에 웹드라마의 시청층은 2,30대가 많다. 때문에 소재 역시 이들과 친근한 경우가 많다. 2014년 10월부터 방영된 <최고의 미래>는 아이돌가수 지망생과 대기업 신입사원이 주인공이고, <도도하라>(2014)는 주인공들이 인터넷쇼핑몰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앞서 말한 취업준비생, 모태솔로 역시 20대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2,30대의 취향을 ‘저격’한다. 서강준, 신소율, 서인국 같은 젊은 배우들과 함께 민아‧유라(걸스데이), 전지윤‧남지현(포미닛), 이성열(인피니트), 김동준(제국의 아이들) 등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이 주연을 맡는 경우가 많다. 기존 드라마의 시청자게시판에 해당하는 댓글란의 다수를 이루는 것도 이러한 특정 배우에 대한 칭찬이다.

웹드라마 <낯선 하루> 화면 갈무리. 

물론 장점 외에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절대적으로 짧은 분량 안에 드라마로써 갖춰야 할 구성요소를 집어넣다 보니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기도 하고, 대사가 지나치게 ‘오글’거리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소한의 시청층을 잡기 위해 선택한 아이돌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이 드라마 완성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만약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웹드라마는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를 대신하기보다는 특정 마니아층의 전유물, 혹은 기업을 위한 잘빠진 홍보영상에만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단 전망이 그리 어둡지는 않다. 스릴러 장르 웹드라마인 <인형의 집>(2014)은 중국 PPTV(최대 동영상 사이트)에서 드라마 인기 순위 전체 3위를 차지했고, <후유증>(2014) 역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설명이 길었다. 웹드라마가 이미 진부해져 버린 TV 드라마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그저 좋아하는 배우를 감상하기 위한 시간때우기용 영상으로 남을지를 판단하고 싶다면 당장 시청해보면 된다. TV보다는 인터넷이 익숙한 20대에게 웹드라마의 문은 지금 활짝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