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황영희 씨는 방송에서 올해의 목표는 결혼이 아니라 임신이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패널 김구라가 그럼 정자은행에 가라고 답했다. 황영희 씨가 꿈꾸는 것은 ‘미스 맘’이다. ‘미스 맘’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아이 낳기를 선택하는 여성을 의미한다. 그녀들은 남편의 존재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자를 기증받거나 입양을 하는 방법을 통해 아이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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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 – 라디오스타> 캡쳐(12월 3일 방영분) 

 

우리나라에서 미스 맘의 존재가 본격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은 7년 전부터다. 지난 2007년, 방송인 허수경 씨가 공개적으로 싱글 맘 선언을 했다. 그녀는 정자 기증을 통해 딸을 출산했고, 출산 과정은 KBS ‘인간극장’에 방송되기도 했다. 또한, 당시에 미스 맘이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SBS 드라마 <불량커플>이 방영되면서 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미스 맘에 대한 따가운 시선, “네 욕심으로 애비 없는 애를 만들어?”

 

미스 맘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응원한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싸늘했다. 네티즌 st***는 “아이가 엄마의 이기적 욕심의 결과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he***는 “아버지에게 남성성을 배우지 못한 아이가 양성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키울 수 있겠느냐”며 우려했다. 

 

미스 맘을 부정하는 논의의 중심에는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아버지 없이 자랄 아이가 받을 상처나 혼란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 논리에 따르면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정이 필요하다. 이때, 올바른 가정의 필수조건은 ‘부모 모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스 맘의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 ’아버지가 없는 가족‘은 올바르지 못한 것이 되고, 미스 맘은 제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정을 망친 부정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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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쓰마마> 포스터

 

아버지가 있어야만 ‘정상’적인 가족?

 

이 논의의 허점은 특정한 가족 형태가 정상 혹은 비정상이라고 나누는 사고방식에 있다. 이미 다양한 가족형태가 보편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만을 정상적인 것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혼가정, 편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수많은 가족이 소외당한다. 부모가 모두 있는,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가정의 아이도 가정폭력‧가정불화 등의 문제로 인해 불행할 수 있고, 편부모가정의 아이도 가정 분위기가 어떤지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단순히 가족 형태만을 보고 아이의 행복이나 불행을 따지는 것은 편협하다. 미스 맘의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버지의 부재’가 아니라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사회적 편견’임을 알아야 한다.

 

아버지에게만 배울 수 있는 ‘남성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스럽다. 어머니에게 여성성을 습득하고 아버지에게 남성성을 습득한다는 주장은 폭력적이다. 여성성과 남성성은 나누고 어머니와 아버지에 연결 짓는다는 것 자체가 성 이분법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상징하는 남성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머니에게 부드럽고 순종적인 모습을 배우고, 아버지에게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배우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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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토니아스 라인>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다니엘’

 

편견을 버리고 바라본 미스 맘의 ‘선택’

 

미스 맘을 이해하는 데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 자신에게 있으며, 이는 임신과 출산을 여성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혼 제도에 회의를 가지고 있다면 남편의 존재를 원하지 않는다면 아내로서의 삶은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를 원한다면 엄마로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자유에 따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무책임하다거나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할 수 있을까. 이는 아이가 태어난 후,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의 태도와 행동을 보고 판단할 일이다. 미스 맘이 단지 편모가정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는 그 순간부터 모든 비난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