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공부합시다!

 

스마트폰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속을 채우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람들을 관찰해 본 적이 있다면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는 건 대중교통뿐만이 아니다. 카페에서도 심지어는 강의실에서도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을 여럿 만날 수 있다.

 

2013년 상반기 구글의 모바일 행동패턴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73%에 달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의 ‘라인’ 등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의 사용이 늘어났다. 스마트폰 이전에는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이후에는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가 주된 연락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통방식의 변화로 인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개인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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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연구소가 소개할 오늘의 논문 ‘대학생들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과 일상화 경험에 관한 연구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대학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는 여러 가지가 있고 여러 메신저를 동시에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논문의 인터뷰 대상인 대학생들이 주로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응답했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했던 카카오톡1

 

카카오톡의 등장은 단순히 스마트폰 이전에 사용했던 문자메시지 기능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사람들이 주로 연락을 주고받는 수단이 문자메시지에서 카카오톡으로 바뀌면서 사회관계망의 폭과 깊이가 심화됐다. 연락 수단의 변화가 어떻게 사회관계망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기존의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건당 이용요금이 부과되었던 것과 달리, 카카오톡은 일정한 데이터 전송 환경만 확보된다면 거의 무료에 가깝다. 이전에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것 자체가 ‘돈’이었고 그에 따라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송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요금의 구애가 없다는 조건은 메신저를 통한 ‘항시접속의 상태’를 가능하게 한다. 카카오톡을 통해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는 환경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항상 접속해 있을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일대일 대화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단체 카톡방’이라는 방식을 통해 일대다수의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문자의 시대’에서 ‘카톡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검색한 정보를 자신의 일상으로 끌어들여와 그 정보를 공유한다. 정보 교류의 중심이 ‘정보 서치’에서 ‘정보 공유’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의 공유에는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가 큰 기여를 한다. 

 

카카오톡이 일대 다수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사회관계망의 질적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 논문은 물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이 집단의 유대를 형성하지만, 모바일을 통한 매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도 사회적 결속이 성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톡을 예로 들어 이를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단체 카톡방에서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지켜보거나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증진되고 공통의 정체감을 발전시키는 행위이다. 또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활발하게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상의 모임 약속을 정하게 되기도 한다.

 

 

‘카톡 스트레스’라는 단어, 이제는 새롭지도 않다

 

카카오톡이 정보 공유를 활성화시키고, 사회적인 관계를 촉진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하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카카오톡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면서, ‘카톡 스트레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포털사이트에 ‘카톡 스트레스’를 검색하자, 카카오톡으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소통의 장이 누군가에게 고통의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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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항상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카톡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원한다면 언제나 상대와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면대면 접촉이 없어도 생활을 함께 공유하는 것처럼 오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오해는 상대방이 카톡을 통한 접속을 면대면 접촉과 동일시하는 정도가 상당히 다를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카톡을 하는 것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거의 유사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카톡을 자주 하게 될 경우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한 쪽은 서로가 친하다고 생각하고, 한 쪽은 서로가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항상 접속이 가능한 상태에서 생활을 공유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되면 면대면 만남 등 직접적 연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톡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신경과잉과 감정소모이다. 회사의 업무나 학과의 공지사항 등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카카오톡이 많이 사용되면서, 공적인 일이 사적인 시간을 침해하고 있다. 개인은 공적인 영역이나 업무에서 벗어나 오롯이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카카오톡은 종종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반쪽짜리 휴식을 취한 개인은 신경증적 증상을 나타내기 쉽다.

 

카톡으로 인한 감정소모는 주로 ‘답을 해야할지, 혹은 상대는 왜 답을 안하는지’ 의 문제로 치환된다. 이는 주로 ‘읽씹’이라는 용어와 관련이 있다.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달리 카카오톡은 내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가 읽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하지 않는 경우를 ‘읽씹한다’고 한다. 대화의 흐름상 답장을 하지 않고 이 쯤에서 대화를 종료해야 하나 싶지만 상대가 나를 ‘읽씹’으로 치부하지 않을지, 대화가 끝난 것도 아닌데 상대는 왜 내 카톡을 ‘읽씹’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카카오톡으로 인한 새로운 스트레스다.

 

카카오톡에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과정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논문에 등장하는 대학생들은 카카오톡에 있어서 정형화된 형식에 맞춰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 형식에 맞추어 답장을 하느라 자신의 감정과 불일치하는 대화를 하는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대화에서 이모티콘을 쓰는 것은 상대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내거나, 대화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다. 대학생 B씨는 “이모티콘을 전혀 쓰지 않고 단답형으로 문자를 보내는 사람은 좀 별로예요. 하지만 막상 만나보면 괜찮은 경우들이 있어서… 문자 보내는 스타일이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요”라고 말한다. ‘ㅋㅋㅋ’ 역시 이모티콘과 비슷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실제의 감정과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ㅋㅋㅋ’를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학생 L씨는 “제 친구가 옆에서 단체방 카톡을 하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요, 얼굴은 정색을 하고 있는데 카톡으로는 ‘ㅋ’를 계속 보내고 있더라구요”라며 실제 감정과 카톡에 표출하는 감정 간의 불일치에 대해 말했다. 이러한 실제 감정과 행동의 불일치 역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대학생들의 카톡 탈출 시도는 번번이 실패

 

카톡 스트레스는 비단 대학생의 문제만은 아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차 다양해짐에 따라서 카톡 스트레스는 모든 세대에게 해당되는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대학생의 경우에는 카톡 스트레스에 대응하기가 다른 층위의 사람들보다 어려워 보인다. 카카오톡을 시작하는 이유와 카카오톡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학생의 특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논문의 인터뷰에 응한 대학생들 중 상당수는 카카오톡을 시작한 이유로 ‘조별 과제’를 꼽았다. 카카오톡의 단체방 기능을 이용해서, 조별모임을 갖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 조원들끼리 의견을 교환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조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카톡은 이제 필수가 되었다. 카카오톡이 와이파이 등 일정한 데이터 전송 환경만 갖추어지면 거의 무료라는 점 역시 대학생들이 카카오톡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준다. 대학생 G씨는 “휴대전화 비용은 가장 기본적인 거 써요. 부모님이 휴대폰 요금을 대신 내주시니까… 비싼 패키지는 사용할 수 없어요. 문자나 음성통화 사용이 제한이 있어서 카카오톡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요. 무료니까요”라고 말한다.

 

카카오톡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는 이어지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학생 김다미 씨(가명, 22세)는 속해 있는 그룹이 많아 항상 단체카톡방에 묻혀서 애인이나 부모님 등 가까운 사람들이 연락해오는 개인적인 카톡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고민인 친구가 있다고 말한다. 다미 씨는 “친구가 자신이 정말 연락을 주고받기를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이용을 덜 하는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인 ‘라인’을 이용하려고 하고, 애인과는 채팅기능이 있는 커플 전용 앱을 통해 연락하는 방식으로 카톡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미 씨는 “이미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추가적으로 다른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톡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했다가 불이익을 겪은 사례도 있다. 정지영씨(가명, 23세)는 “메시지가 오는 즉시 확인하고 답장을 해야 속이 시원한 성격이라 카톡을 항상 신경쓰는 것이 힘들고 학업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하고 2G폰을 사용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지영씨는 카톡을 통해 대외활동의 공지사항을 전달하지 못한 탓에, 자신이 하고자하는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겪었다. 이후 학기 중 조별과제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에 와이파이를 잡아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생들은 일상 속에서 카톡을 사용하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학업이나 대외활동 등 스펙과 관련한 활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카카오톡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대학생들이 그 편리함을 포기하고서라도 정신적인 안정을 추구하도록 허락해주지는 않는 듯하다. 카카오톡과 이별하고 싶을 때, 과감히 이별을 고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