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소개 들어갈게 이름은 김커피 나이는 스물넷

사진과 실물이 좀 다른 XX염색체

김커피는 서울 소재 여자 대학생

이제부터 그녀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볼게

대학교를 졸업 후 취업서류 면접 광탈

외모도 스펙이란걸 깨닫고 난 후 움직였지 당장

시원히 깎아버렸지 옛 얼굴 갖다 버렸지

엄만 울고 커피도 울었지 왜 울음이 나왔는지 몰라도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기 참 빡세다는 생각

암만 생각해도 양악은 개깡이었지 내가봐도 참 대단

Hey 잠깐, 누가 김커피를 향해 손가락질 합니까

2015 대한민국

그녀는 일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매드클라운 ‘커피카피아가씨’ 中

표현이 과격할진 몰라도 “이렇게 현실적일 수 있나”라는 생각을 든다. 매드클라운의 1월 신보에 수록된 ‘커피카피아가씨’ 얘기다. 매드클라운은 자신의 이모 안혜경이 1992년 발표한 ‘커피카피아가씨’를 리메이크했다. 1992년의 “똑똑한 척하면 꼴볼견”이라는 상황은 달라졌지만 성性도 스펙, 외모도 스펙이라는 것은 변함없다. 주변을 살펴보면 똑같은 스펙의 구직자가 남성은 붙고 여성은 떨어지는 일이 허다하다. “남자인 것도 스펙이다”라는 말이 취준생 사이에서 퍼지다보니 그만큼 구직에 대한 기대의식도 차이가 난다. 2012년에 조사한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 자료에서 여자의 희망임금(203.9만원)이 남자(235.7만원)보다 31.8만원(86.5%) 적었다.


이번 주 [청년연구소]는 황유정의 논문 ‘한국의 여성고용정책 변화에 관한 연구 : 역사적 제도주의 관점에서의 분석(2014)’을 다룬다. 엘리트 여성을 가리키는 ‘알파걸’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날 정도로 현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졌음에도 여전히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굳건하다. 취직준비생 (이하 취준생) 사이에서의 성별에 따른 차별은 아직도 존재하는 것일까? 이를 논문을 통해 확인해보기로 했다.

늘어난 여성 일자리 = 좋아진 여성 일자리 ?


논문은 해방기의 여성 고용률부터 2012년까지의 모습을 시대 순으로 살펴본다. 여성고용률도 우리나라의 주산업 정책에 따라 변화하는데, 경공업이 발달한 1940년대에서 60년대 경공업이 발달할 당시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증가했다.15세에서 19세 사이의 미성년 여성노동자들의 비중이 두드러졌다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그러나 70년대에서 80년대 중공업이 발달하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여성의 상급학교 진학률이 증가하자 여성들의 고용비중은 감소한다. 1985년에는 비로소 UN여성차별철폐협약이 비준됨과 동시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우리정부도 이 협약에 위반되지 않도록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논문에서 말하는 여성들의 고용을 활발히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은 크게 모성보호정책, 남녀고용평등정책, 여성경제활동촉진정책 세 가지다.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양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난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그러나 결론에서 말하고 있듯이 양적 증가가 질적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여성 노동자는 서비스업에 편중돼 있었고, 비정규직 비율도 남성보다 높았다. 또한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비율은 68%였다.


ⓒ한경


제도와 현실사이의 거리


여성고용정책을 역사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여성을 위한 여러 가지 법안과 제도들은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적용되었는가를 물었을 땐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20대 후반 여성취준생 ㄱ 씨는 “면접을 보는데 분위기를 풀기 위해 한 질문인지는 몰라도 남자친구는 있는지, 있다면 결혼은 언제 할 예정인지에 대해 묻는데 뭐라 대답할지 난감했다”고 말했다. 물론 정책적으로는 최대 3개월이라는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해주고 있다. 그러나 어느 여성의 유리천장에 관한 인터넷 기사에는 대여섯 살의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데리고 와야 하는데 눈치를 주는 상사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는 댓글이 남겨져 있었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아이를 집에 데리고 오면 다시 야근하기 위해 출근을 한다”는 사연은 양육과 직장생활 병행이 힘들다는 싸늘한 현실을 보여준다.


논문에서는 여성노동자들의 나이별 경제활동참가율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M자 형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25세-29세, 30세-34세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여성들은 경력단절의 시기를 겪기 때문이다. 경력단절은 고용차별과 성별 임금격차와도 관련있다. 기업주들이 여성들은 결혼 후 퇴직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용을 꺼리고, 고용, 승진, 훈련, 보수 측면에서 불이익을 주어 임금상승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여성고용평등정책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사회적인 관습을 깨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여자 취준생’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취준생’으로 사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유난히 ‘대한민국’에서 ‘여자 취준생’ 는 더욱 고달프다. 회사는 취직해야 하는데 면접관은 남자친구는 있냐, 결혼을 언제 할 것인지부터 묻는다. 필기시험에서 붙은 합격자 11명 중 7명이 여자인데 면접을 거친 최종합격자 5명 중 4명이 남자이다. 이러한 현실은 누구를 탓해야 할까. 1992년, 2015년 김커피가 20년 뒤에는 당당하게 어깨 펴고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