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 대학팀은 작년 9월에 전 연재였던 [대학평가]를 끝내고 새 연재 아이템에 대해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나온 결과는 [대학평가]를 진행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으로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학생이 행복할 수 있는 대학’에 대한 기준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결과의 일환으로, 대학팀은 새로운 연재 [고함대학교]를 시작했다.


[고함대학교(이하 고함대)]를 읽어 본 독자라면 고함대의 첫 문단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고함대의 목표는 모든 대학생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되는 것이었다. 또 철저하게 학생의 입장에서 문제들을 바라보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해결 방법은 학칙의 형태를 통해 더욱 구체시켜 제시했다.


이러한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고함대는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교직원의 친절’ 문제를 시작으로, 고함대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대학을 바꿔가려고 노력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나, 학내 청소노동자 등 쉽게 잊힐 수도 있는 학내의 구성원들과도 함께 가고자 했다. 작은 시도들인 동시에, 어느 대학에서도 쉽사리 시도하지 않았던 큰 시도들이었다.


4개월간 이어졌던 고함대의 그러한 시도들은, 오늘을 끝으로 잠시 멈추게 됐다. 연재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소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소재 부족을 초래한 것은 기자들의 ‘창의력 부족’뿐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창의력을 마르게 하는 현실의 대학이 문제였다.


정식 기사로 쓰이지 못한 채 묻힌 소재들이 많다. 기사로 쓰이지 못한 채 잊혀져가는 소재들이 아깝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살려서 기사화하기에는 현실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이런 정책을 실제 대학에서 어떻게 해”, “돈 없다고 안 해 줄걸?” 하는 식의 자조가 창의력을 막고 글쓰기를 막아섰다.


고함대는 현실에 없는 그런 대학을 꿈꿨다. 고함대의 그러한 꿈은 현실에 의해 막혔다. 고함대를 연재하면서 느낀 것은 오히려 현실의 녹록지 않음이었다. 비싼 등록금에 허덕이는 대학생들, 그런 그들을 배려하지 않는 대학의 비합리적인 정책들, 그 속에서 잊혀가는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다는 대학의 모습, 고함대는 그래서 연재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열심히 달려온 고함대의 마지막 공문이다.



연재 회의 때 가장 많이 했던 드립 중 하나가 “고함대학교 부실대학교 선정!”이라는 드립이었다. 이런 농담을 치면서도 이 말은 사실 농담 반 진담 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학생을 위하다간 대학교는 장사에 실패하고 부실대 딱지를 붙이고 폐업을 할 게 분명했다(실제로 고함대학교도 폐교했지만). 고함대학교는 연재 여는 글처럼 “대학의 역할이란?”, “행복한 대학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줬다. 연재가 끝나는 시간까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그럴듯한 해답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말 행복한 대학은 어때야 할까? 연재가 끝나서 이 고민의 흔적을 담아낼 자리는 사라졌지만, 연재가 끝나더라도 우리 따로 또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릴리슈슈

고함대학교를 연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대학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었다. 대학사회에 대해 막연한 불만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더이상 알고 싶지 않은, 그런 무관심이었다. 지금도 대학문제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함대학교는 나를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가는 길목 앞에 서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젠장 자기반성이 가득한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고함대학교를 연재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말하자면, 그건 바로 ‘학칙’이다. 현실성은 없을지 몰라도 보다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해주는 확성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고함대 안녕. /은가비

대학을 6년 다니면서 정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았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안줏거리 삼아 씹어보기도 하고 가끔 커뮤니티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올 때면 조용히 추천을 누른 적도 많았다. 고함대학교를 쓰면서 나의 짧았던 학교생활을 되돌아봤다. 그 때 소심해지기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었다면 무언가 바뀐 게 있었을까. 결과는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고함20의 역할은 계속 떠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연재는 막을 내렸지만 불만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주리


이상적인 대학을 그리고자 했던 고함대를 연재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상적인 대학의 불가능성이었다. 고함대를 준비하면서 낸 아이템 중에서 많은 수가 “이게 정말 이상적인 대학이라는 고함대의 취지에 맞는가”라는 벽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었다. “과연 학생들만을 위한 대학이 이상적인 대학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함대는 지나치게 이상을 추구하다 부실대로 지정되어 폐교되었지만 우리가 제기했던 문제들이 실제 현실의 대학에서 조금이나마 조명받고 나아가 해결되는 작은 지점이 되길 바란다. /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