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인터넷 UCC 스타에 대한 인상은 ‘재밌게’, ‘혼자 노는’, ‘병맛’이라는 키워드로 압축 가능하다. 이들은 자신의 방에서 게임을 해설하기도 하고, 웹캠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은 해설을 하든, 동영상을 찍든, 혼자였다는 점이다. 가끔 자신의 친구들을 출연시키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1인’ 제작자의 속성을 벗어나지 않았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며, 혼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1인 제작자. 카메라맨이면서 연기자이며 동시에 기획자이기도 한 이들은 ‘1인 크리에이터’였다.

 

그러던 이들이 동영상 밖으로 나와 뭉쳤다. 더 이상 이들은 혼자 놀지 않는다. 모여서 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도 하고 크리에이터들끼리 작업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회사’다. 아마추어로 남아있기를 거부한 이들은, 분명 거대해지고 있다.

 

비디오빌리지, UCC 스타들의 소속사

 

지난해 6월 결성한 비디오빌리지는 ‘대한민국 최초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라는 소개 문구를 내걸어 놓았다. 현재는 6명의 운영진과 35명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동영상을 기획하고 생산해낸다. 2014년 11월, 페이스북 페이지 [섭이는 못말려] 운영자인 조섭을 섭외한 이후로 안재억, 최승현 등이 차례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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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빌리지

 

비디오빌리지에서 제휴, 마케팅을 담당하는 강명철 씨(25)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촬영 장비를 지원해주고 2주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재정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설립하게 되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지향하고 있는 동영상 제작 방식에 대해서 강씨는 “빠르게 읽고 사라지는 SNS 특성상 짧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특히 최승현 크리에이터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짧은 동영상을 만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짧고 재밌는 동영상 트렌드의 맨 앞, [최승현의 취미생활]

 

최승현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최승현의 취미생활]에는 동영상들이 6초를 넘기지 않는다. 강씨는 “다른 크리에이터들은 아이무비(i movie)나 비바비디오(VIva Video)를 이용하는데 최승현씨는 바인을 고집한다”라고 말하며 “바인을 이용하게 되면 6초 제한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짧게 편집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짧은 시간 안에 누군가의 웃음을 빼앗아내기 위해서는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의 관리자 안재억은 지인을 괴롭히는 모습을 찍어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 자신의 방귀를 지인들에게 먹이기도 하고, 자고 있던 친구에게 물을 부어 화내는 모습을 관찰한다. 상대방을 놀라게 하는 것이 그의 웃음 코드다. 안재억이 조금은 가학적인 크리에이터라면 [섭이는 못말려]의 관리자 조섭은 자기학대적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가오나시 분장을 하기도 하고 콘돔을 머리에 쓰기도 한다.

 

최승현은 안재억보다 조섭에 가깝다. 가학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을 망가뜨린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점은 6초안에 연기를 담아낸다는 점이다. 최승현은 여러 명의 연기자로 자신의 영상에 등장한다. 인형으로, 엄마로, 고양이로 등장한 여러 최승현들은 서로에게 말을 걸며 재미를 만들어간다.

 

최승현이 제작하는 영상의 주된 키워드는 음란함이다. 그녀는 계속해서 금기시되는 영역을 침범하려고 든다. 턱을 들어 올려 남성의 성기를 형상화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가슴에 대해서 언급한다.

 

상사의 희롱에 대처하는 법 / ⓒ 최승현의 취미생활

 

안재억, 조섭, 최승현을 비롯한 비디오빌리지에 소속된 여러 크리에이터들은 비디오빌리지를 통해 전보다 안정적으로 영상 제작을 한다. 또한 비디오빌리지는 이들을 통해 수익구조를 창출해낸다. 비디오빌리지의 앞날에 대해 묻자, 마케팅 담당자 강명철 씨는 “결국엔 재미다.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지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재밌는 영상을 찍으면서 재밌는 인생을 추구하는 비디오빌리지. 앞으로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