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후’진국] 1부에서는 대한민국을 성적 후진국으로 만든 대표 정치인을 소개했다. 지난 십 년간 수많은 정치인의 성적 언행이 논란을 빚었다. 강간, 불필요한 성적 접촉, 언어적 성희롱, 성매매, 성적 비하 발언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분량을 고려하여 기사에 모든 논란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런데도 기사가 상당히 길어진 것은 유감이다.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모두 ‘환장스러움’을 뽐내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성’후’진국] 2부는 성후진국의 십 년간의 역사를 조사하며 기자가 느낀 후기를 담았다. 

 

정치인들의 성 파문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저급한 성 의식에서 비롯한다. 십 년이 넘게 정치인들의 성 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꽤 많은 정치인이 올바르지 못한 성적 가치관을 따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러 논란이 발생한 배경과 진행 과정, 결과 등을 조사하며 두 가지를 깨달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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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필요한 것

 

성‘후’진국의 대표 주자들에게는 성교육이 시급하다. 그들의 언행은 성에 대해 심각하게 왜곡된 시선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게 틀림없다. 그들이 꼭 이 기사를 보길 바라며, 아주 기본적인 원칙 세 가지를 소개한다.

 

①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성욕이라는 것은 없다. 

얼마든지 혼자 해결할 수 있다.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강제로 남의 성을 짓밟는 것은 짐승이나 하는 행동이다. 국민들이 뽑은 정치인의 일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었나 보다. “외박을 못 나가서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송영근 의원은 성범죄를 성욕의 문제로 본다. 그러나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성욕을 통제하지 않은 범죄자의 의지 문제이다. 성범죄를 논할 때 가해자의 성욕을 운운하는 것은 가해자의 행위를 옹호할 소지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② 내가 생각 없이 한 언행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런 감정을 느꼈다면, 내 행동은 ‘성희롱’이 된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하지 말아야 한다. 괜히 볼을 두드리거나 팔을 쓰다듬거나 허벅지를 만지는 것은 모두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딸 같은 마음에”, “별 뜻 없이 가볍게 터치”했다는 말이 진심인지 핑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딸만 둘인 집에 사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런 ‘터치’는 딸에게 해도 난리가 난다.

 

③ 성범죄를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성후진국은 소수의 ‘병신’과 그 ‘병신’을 옹호하거나 방관한 다수로 구성된다. 같은 편이라고 성범죄자의 편을 들어주다가는 모두가 성후진국의 늪에 빠진다. 대법원도 인정한 성희롱 혐의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성범죄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조개껍데기나 줍는 행위”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성범죄가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인지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정치인들의 성 추문의 특징은 얼마 가지 않아 별 조치 없이 마무리되어 잊힌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강간이나 높은 수위의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게 가벼운 수준의 처벌로 마무리된다. 법정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2013년 윤창중 대변인의 엉덩이 ‘grab’ 사건이 터졌을 때, 그의 변호사는 “청와대 대변인이어서 공식 면책특권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사건은 현재 미국에서 조사 중이지만, 경찰들이 별다른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가 청와대 대변인이기 때문에 더 엄한 처벌을 받길 원했지만, 그 지위는 그의 면죄부가 되었다.

 

성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정치인의 다수가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성’후’진국에서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잘 먹고 잘산다. 특히 최연희 전 국회의원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자 성추행 논란을 겪고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당선되어 4선 의원이 되었다. 지금은 무려 동부그룹 회장직에 있단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차 없이 비판하고, 두고두고 그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때론 낙인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법을 다루고 집행하는 정치인들이 성에 대해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이를 드러내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오랜 세월 뿌리 깊게 자리한 성 의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바뀔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성’후’진국 정치인들의 후진 성 의식을 경계할 수 있는 건 국민들의 냉철한 시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