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이 메스를 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장학제도는 드디어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이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공정한 분배를 이뤄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장학 제도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했다. [2015장학대란]에서는 한국 장학재단의 장학제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피해를 받게 된 사람은 누구인지 들여다보겠다.

 

2015년 1학기 개강을 앞두고 한국장학재단에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학생들의 신청이 줄을 이었다. 보통 학자금대출은 국가가 지급하는 장학금을 뺀 나머지의 금액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장학금(3조9000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장학금(3조6000억 원)은 소득 수준별을 심사하여 지급되며, 1, 2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1 유형은 한국장학재단에서 개인으로 바로 지급되며, 2 유형은 장학재단에서 출연하지만 대학 자체 기준으로 심사하여 각 대학을 통해 지급된다.

 

주로 국가장학금 1 유형은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2 유형은 대학의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학기 중간부터 학기 말까지 지급된다. 현재의 장학금은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으로 바로 상환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1 유형은 대출금 산정 때, 2 유형은 대출 후에 중도상환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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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학재단

 

장학금 강제상환

 

유형별로 지급되는 시기는 다르지만, 장학금 모두를 대출 원금을 갚도록 ‘강제화’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제공할 때 ‘생활비 지원 명목’이 아니라 ‘등록금 지원 명목’으로 전송되었기 때문에 그 쓰임을 취사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학금 상환 강제화에 대해 중앙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지우석 씨는 “국가장학금의 경우 국가의 ‘혜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국가의 정책에 따라서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제도를 악용할 수 있으므로 최우선 상환을 유도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대학생 ㄱ 씨는 “학자금대출이 국가가 싼 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은 감사하지만, 대출한 것 때문에 장학금을 강제로 가져가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답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취업 후 상환 제도(든든학자금)를 믿고 장학금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장학금 상환 강제화에 대해 최대한 많은 학생이 균등하게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정부 학자금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학생에게 골고루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입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의 관계 법령, 시행령에서는 대출 상환에 대해 계약한 기간에는 장학금 상환 강제화를 규정하지 않았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16조 1항 – 채무자는 대출 시점부터 대출 원리금에 대한 상환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제18조 제2항에 따라 납부 시기가 도래하는 때까지 상환을 유예한다. (취업 후 상환은 연간소득 금액을 상환소득 기준으로 한다. 장학금을 연간소득 금액으로 보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올라와있는 제안

 

이중지원 문제

 

대출 상환의 강제화는 ‘생계 곤란”의 이유로 주는 장학금을 이중(중복)지원의 대상으로 정해버린다. 이중지원은 동일학기에 등록금을 초과하여 재단 및 타 기관에서 학자금대출 또는 장학금을 지원받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의 학자금 대출은 한 학기의 대출 누계와 장학금 누계의 합이 총 등록금 이상이 되면 이중지원으로 판단해 대출상환대상으로 지정한다. 이후 상환을 못 하면 제재조치로 다음 학기 학자금대출 또는 장학금의 지급을 유예한다. 

 

문제는 이중지원 수혜 액수가 커서 바로 돈을 갚지 못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장학금 수령 시의 안내 부족, 한국장학재단이 정한 장학금 개념에 대한 오해, 급한 가정상황 등으로 받은 장학금을 생활비로 쓴 학생들은 ‘이중 지급 장학금 반납’이라는 통지와 함께 대출신청거부를 받는다. 이중지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자금 신청 전까지 수혜금액을 납입해야한다. 문제는 이 시기가 매우 짧아 수혜 액수가 큰 학생들은 제2금융권에 대출을 받거나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반강제적 휴학을 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현재 이중지원 수혜 상환의 경우 완전 납부의 방법 말고는 다른 방안이 없다. 애초에 장학금을 바로 상환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장학재단의 추심방법은 빨리 반환받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생계가 어려운 학생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이중지원의 경우 안내가 미흡했던 학교와 학자금과 장학금의 개념을 분명히 하지 못한 한국장학재단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재단은 학생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이미 상환한 학생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유예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학자금대출은 일반학자금, 든든학자금 2개의 유형에 따라 분할 상환하도록 해 어려운 학생들을 학업에 정진하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이중지원 수혜 상환의 경우 짧은 기간 안에 즉시 납입 밖에 없어 오히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다. 소비자단체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뉴데일리 경제 ‘대학생 울리는 학자금 대출(2013년 8월 2일)’에서 “추심 대상이 대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이나 대출 등을 받는 대상은 모두 학생들이다. 이 점을 고려해서 추심 기간이나 방법 등을 더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이중지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추심 방법의 변화를 촉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