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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연구소] 취업률만이 한국 대학의 살길인가

해외에서도 청년과 20대들에 대한 담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년연구소는 2월 한 달 동안 해외 청년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공부합시다!

 

하나의 가치로 수렴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인종우월주의을 내세운 나치가 그랬다. 여러 가치가 서로 균형을 이룬 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한 사회다. 

 

나치즘이라는, 극단적인 사회상을 겪은 독일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독일은 이를 위해 ‘지속가능발전 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지난 10년간 대학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로 삼았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국가가 미래의 세대를 위한 책임에서 자연적 삶의 토대와 동물들을 보호하여야 한다)’에서 나온 교육관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학문적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독일은 이와 관련된 기본법과 대학법을 만들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이번 청년연구소는 인하대학교 정기섭 교수의 논문 ‘독일 대학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해 독일 대학교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소개하겠다. 이어 이러한 교육 목표가 ‘취업’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수렴하고 있는 한국의 대학 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살펴보겠다.

 

특정 분야 지식만 중요하지 않아

 

독일은 대학이 연구기관이자 교육기관이라는, 두 가지 성격에 주목했다. 연구기관으로서 대학은 사회가 처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사회적, 경제적 방법 등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은 연구를 통해 얻은 지속가능발전 지식을 교육하고 전문 인력을 키울 수 있다. 

 

대학의 이 같은 장점을 포착한 독일은 대학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세웠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간학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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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학문성을 골자로 한 ‘뤼네부르크 선언’이 이루어진 독일의 뤼네부르크 ⓒ위키피디아

 

간학문성은 학문과 학문 사이의 교류, 대학과 대학 사이의 교류를 강조하는 세부 지침이다.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공유하는 자원은 비단 환경 자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에너지 자원부터 일자리, 교육, 복지까지. 지속가능발전은 다양한 형태의 자원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사회, 정치, 경제, 자연 및 기술 등 각각의 영역에서도 문제의 인식과 해결은 각 학문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었을 때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어느 특정 분야의 지식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원자력 문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여러 학문이 서로 협력하는 간학문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점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에너지 수급 효율의 관점에서는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 이익 문제에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핵폐기물 문제까지. 문제를 다각도로 인식할 때 원전은 보다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원전 문제 해결책 중 하나인 새로운 에너지 수급 문제는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빠르게 자국 내 원전을 정리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을 수정한 나라 중에 하나다. 독일이 경제, 경영, 사회, 윤리, 자연, 기술 중 하나의 학문에만 치중한 사회였다면 원자력 문제가 이렇게 빨리 해결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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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여개 건물에 태양광판이 설치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동아일보

 

한국, 융합 전공은 취업을 위한 것?

 

독일과 달리 기묘한 한국은 간학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2월 26일 중앙대는 학과단위의 모집을 폐지하고 모집단위를 광역화하여 단과 대학별로 모집하는 대학 구조 조정안을 내놨다. 인기 학과가 정원을 독식하고 비인기 학과는 폐쇄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총장은 인원이 부족한 전공에 다른 전공과 융·복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의 메일을 학생들에게 보냈다.

 

‘기묘한 간학문성’이 중앙대만의 일은 아니다. 대학들은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맞춰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중심으로 학문 간 융·복합을 시도했거나, 시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과 독일의 다른 점은 독일의 대학은 학문 간 대등한 지위 속에서 융·복합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뤼네부르크 대학교는 독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교육을 선도한다. 대학은 학사과정에 ‘지속가능 인문학’으로 부전공 마련해놨다. 이는 문화학, 정치학, 국민경제학, 경제정보학, 경제심리학, 기업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추천된다. 이들에겐 ‘지속가능 자연과학’도 부전공으로 추천된다. 공학 계열을 중심으로 융·복합이 이루어지는 한국과 달리 다양한 학문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선 취업이 잘되는 학문만 지속가능성이 보장한다.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학과 구조조정으로 취업률이 높은 학과에 통·폐합된다.

 

지속가능한 사회을 위한 대학의 역할

 

취업이 잘되는 학문만 남은 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원자력 발전소의 예에서 살펴봤듯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덴 한 분야만 동원되지 않는다. 경영학적 혹은 공학적 소양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잔뜩 있다. 때문에 학문적 소양을 쌓는 공간 중 하나인 대학은 학문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장소 중에 하나다.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작물은 전염병에 취약하다. 전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가치로 평가되고 그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 역시 외부의 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유전자를 보존할 때다.

참새
참새

참된 짹짹이

3 Comments
  1. Avatar
    지식전당포

    2015년 3월 17일 03:32

    좋을글을 적어주셨네요.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하고 싶은 전공보다 취업을 위한 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대학에서 연계전공을 시도하고 있다는 건 좋은 변화라고 생각되는데 졸업 후 난감한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대부분의 기업이 보수적인 분위기라 익숙치 않은 전공자를 받아들이기는게 쉽지 않은가 봐요..

    대기업에서 일부 석사과정에 장학금과 취업을 보장해주는 것 처럼, 일반대학에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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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멜리스터디

    2015년 3월 17일 04:41

    청년인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는 전공이 맘에 안 들어서 휴학 중인데ㅠㅠ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려니 전과 기간도 지났고 그만두게 되면 가정형편 상 이제는 다시 학교를 들어가기 어려운 여건이라 아예 대체 교육(사이버 등등)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 반응으로는 그 학과 취업 잘 되잖아~ 얼마나 좋은 학과야! 라는데 허허… 그놈의 취업~ 취업이 현실이지만 대학에서라도 하고픈 공부 좀 하려는데 참 어렵네요^^;ㅋㅋㅋ 철 없대요ㅎㅎ 그런데 저는 적어도 학생 신분인 지금은 철 없이 살고 싶어요(좋은 의미로 해석해주세요ㅋㅋ)~ 철 없이 하고픈 것도 해보고 도전도 해보고~ 그렇게 실패를 하고 싶어요ㅎㅎ 더 나이 들면 못할 것 같아서요ㅠㅠ 그리고 하고픈 일은 대학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더라구요. 물론 눈을 아주 높여버리면 학력 조건부터 턱 부딪혀버리지만ㅎㅎ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 중이랍니당 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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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적비

    2015년 3월 17일 05:33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생각을 많이하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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