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오기 전, 겨울과 봄 사이의 날씨와 잘 어울리는 ‘손수정밴드’를 만났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이들과의 인터뷰는 가을 사람들일 것이라는 예상을 깬, 웃음이 끊이지 않은 유쾌한 만남이었다.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신중  손수정밴드에서 베이스의 기타를 맡고 있고요. 26살이고 미혼입니다. 특징이라면 경영학 전공인데 음악을 더 좋아합니다. 취직을 하지 않을 생각이고요(웃음).

손수정 저는 손수정밴드에서 손수정을 맡고 있는 손수정이고요, (신중: 저는 ‘밴’이고 승재는 ‘드’에요) 기타와 메인보컬입니다. 25살이고 원래 미술을 전공했는데, 어쩌다보니 음악의 길로 샌 졸업생입니다. 지금은 디자인 관련 일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손수정밴드의 모든 아트워크는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저는 최근에 래퍼로 전향한 손수정밴드에서 카혼을 치는 이승재입니다. 나이는 25살이고 취미는 만들기에요. (기자: 무엇을 만들어요?) 그건 사업 아이템이여서 비밀이에요(웃음). 제 전공은 물리학과고 이번 학기 복학을 했습니다. 지옥 같은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다른 팀에서 활동을 하다가 2013년 프로젝트 팀으로 시작하였다. 손수정밴드의 시작은 어쿠스틱 악기만 사용하는 어쿠스틱 밴드였다. 그렇게 시작한 팀이 정착하게 되고, 베이스의 신중 씨가 합류하면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음악을 함께하는 밴드가 되었다. 이들은 다양한 시도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대표곡인 ‘추억이 되지 못한’이 주는 쌉싸름한 느낌부터 ‘왼손오른손’에서 나오는 달콤함까지 손수정밴드의 한 곡, 한 곡마다 주는 느낌들의 폭이 크다.

ⓒ손수정밴드

손수정밴드의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수정 이제 녹음을 마치고, 저는 사실 앨범 커버를 빨리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고뇌하고 있고요(웃음). 

신중 저는 얼마 전에 앨범 사진 작업을 마쳤어요.

수정 신중 오빠가 사실 사진을 하시거든요. 프로필 사진을 신중오빠가 찍었죠. 저희가 사실 가내수공업 ‘끝판왕’ 밴드에요. 웬만한 것들은 저희 손에서 다 만들어내요. 

승재 아! 그리고 굉장한 근황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저희가 네이버 뮤지션 리그(음악 창작자들이 자신의 음악을 자유롭게 올리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네이버 오픈 플랫폼) 메인에 걸렸어요. 그때 조회 수도 많이 올랐더라고요. 자랑하고 싶었어요(웃음). 그래서 오늘 아침 월간 ‘좋아요’ 1위를 찍었어요. (기자: 저도 어제 ‘좋아요’ 눌렀어요) 아 그것 때문에 일위를 한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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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정밴드, ‘추억이 되지 못한’


네이버 뮤지션 리그에 올라온 ‘추억이 되지 못한’이라는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졌어요? 


수정 그 노래는 학교 다닐 때 작사해놓은 노래에요. 사학년이 되니 매일 똑같은 등굣길이었는데도 졸업할 때가 다 돼가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어요.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나 친구들도 생각나고 그런 마음에, 추억에 관해 쓴 노래에요. 원래 제목은 ‘추억은’ 이라는 제목이었는데 가사를 수정하면서 ‘추억이 되지 못한’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추억에 대해 써내려 간 가사였는데 생각을 해보면 ‘아픈 추억들은 추억이 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가사를 수정했어요. 긴 시간 동안 다듬어간 노래여서 애착이 있어요. 

작곡, 작사할 때 영감은 생활하면서 느낀거에요?


수정 저는 작곡, 작사가 그림 그릴 때와 비슷하다고 느낀 게 무언가 엄청난 것을 봐서 영감을 얻는 것이 아니고, 정말 사소한 것에서 얻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미술할 땐 관찰력이 중요하잖아요. 음악을 쓸 때도 관찰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소한 것들을 관찰해서 곡으로 풀어내려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처음 기타를 치고 노래하게 됐을 때,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신중 어렸을 때 클래식 악기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들은 클래식 작곡가들인 것 같아요.

승재 원래 홍대에 살고 있는데, 중학교 때 ‘슈가도넛’이라는 밴드가 있었어요. 인디밴드인데, 옛날에 활동을 접었다가 새로운 멤버와 함께 복귀한 팀이에요. 현재의 밝은 분위기나 제 노래들은 그 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약간 발광하는 펑크락? 최근에는 Bruno Mars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어요. 요즘은 브루노 마스가 부른 ‘Uptown Funk’와 에이핑크의 ’Luv’를 가장 많이 듣고 있죠. 에이핑크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노래만큼은 왜 이렇게 좋은지. (이후 잠시 동안 승재씨의 ‘Luv’ 예찬론이 펼쳐졌다. 혹시나 에이핑크의 정은지님이 고함20에 들어온다면 댓글을 꼭 남겨달라는 당부와 함께.)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에요? 


승재 같이 음악을 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 자체도 재미있지만, 같이 해나가는 무언가가 재미있어요. 

수정 경주에 공연을 갔을 때, 어떤 학부모님이 저희를 보고 본인 아이가 음악을 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우리가 너무 행복해보여서 아이가 음악을 한다고 해도 말리고 싶지 않다고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신중 연주할 때 항상 행복한 것 같아요. 연주하는 순간이 좋아요.

음악을 할 때 포기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모든 일이라는 것이 그런 점이 있겠지만, 안정적인 수입이라던지… 그 부분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승재 그 부분보다 이게 더 좋으니까 하고 있는 거겠죠? 그런 부분들보다 더 좋고 행복하니까요. 

신중 사람들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고 ‘안’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승재 불안정성!

신중 전 원래 삶이 불안전성을 추구해서 굳이 안정성을 내가 찾아야 되나 싶기도 하고, 내가 안정성을 찾더라도 불안정성을 찾기 위해 다른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안정적인 것도 좋지만 ‘안’ 안정적인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안정적인 것을 바랄 때가 있겠죠. 하지만 본 성질 자체가 불안정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현재 머물고 있는 소속사 ‘프로튜어먼트’ 의 운영방식이 독특한 것 같아요. 어떤 방식이죠?


신중 소속사의 개념하고는 전혀 달라요. 말하자면 협력사에요.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해요. ‘프로튜어먼트’ 에서 공연을 만드는데 거기 아티스트들이 가니까 “거기 소속이구나”라고 많이들 생각하세요. 그런데 그들이 저희 활동을 전적으로 좌지우지 하지는 않아요. 서로 필요한 부분이 딱 맞을 때, 그때 같이 일을 하는거죠. 저희는 자생하는 개념이에요. 나름대로 앨범 기획하고, 공연도 찾아다녀요. 



2015년은 한국 인디씬에서 특별한 해다. 인디음악이 2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념음반이 발매되기도 하고, 홍대의 ‘라이브 클럽데이’가 부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인디밴드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진짜’ 인디밴드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인디밴드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터뷰를 하기 전 인디밴드의 정확한 정의를 찾아봤어요. 대한민국에서 ‘인디밴드’란 자신이 원하는 음악만을 만들기 위하여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룹이나 밴드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해요. 인디밴드 형태에 따른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신중 장, 단점을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단점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저희 색깔의 노래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죠. 엔터테인먼트에 가서 제일 안타까운 뮤지션들이 “저 뮤지션은 원래 저 색깔이 아닌데, 왜 소속사에서 마음대로 바꿀까?”라는 생각이 들 때에요. 그럴 때 인디밴드로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느껴져요. 단점이라면 팬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자기 색깔대로 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점이라기보다는 특징이라 할 수 있겠죠.

승재 인디음악의 단점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직접 발로 뛰어야 된다”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인디밴드이기에 누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내 노래를 직접 심의 등록 해보고 퍼블리싱도 하는 경험이 흔한 경험은 아니죠. 그런 것들은 단점이기보다는 특징이에요. 다만 이런 것들 때문에 인디는 힘들고, 불쌍한 애들이라는 인식들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음악이 너무 좋아서 본인들이 해나가는 것인데 “그걸 불쌍하다. 돈이 없어서, 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해서 딱하다”라는 시선들이 만연해요. 좋아하는 거 하고 행복한 사람들인데 인디에 대한 편견과 많은 오해가 있어요.  

음악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인디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되는데, 인디밴드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 한 가지만 말한다면?


승재 옛날 같은 거면 홍보? 사실 지금은 다 갖추어 진 것 같아요. 오히려 제 자신이 문제인 것 같아요. 지금은 쏟아지는 매체에, 공연장도 굉장히 많아요. 그냥 연습을 안하는 제가 가장 문제인 것 같아요. 필요한 것 한 가지는 성실한 나? 반성하라고 해주신 질문은 아닌데(웃음)…

신중 아, 저도 할 말이 있어요. 지금은 더 좋아질 환경이 없어요. 더 좋아지면 사람들만 더 게을러지고. 지금 너무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요. 가장 필요한 것은 뮤지션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생각,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멀리 보고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태도? 지금 환경은 굉장히 좋으니까요.

ⓒ손수정밴드

‘손수정밴드이기 때문에 즐거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무리 할 시간이 다가왔다. 올해의 계획과 함께 라디오스타의 규현처럼 뜬금없는 마무리 질문을 해보았다. 생각보다 답변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질문이었다. 

멤버가 모두 20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데, 지나온 20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승재 저는 지금까지의 20대를 표현한다면 미필? 정말 미필이기도 하고요, 아직 완생(完生)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신중 자유로움? 지난 20대 동안 어딘가에 속박됐던 기억이 없어요. 심지어 군대 안에서도 오히려 하고 싶었던 것을 찾았고,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긍정의 끝부터 부정의 끝까지 경험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중간을 선택하려고요.

수정 저는 기타?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기타라고 한 이유는 스무 살 때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재미에 기타를 시작했거든요. 그게 현재 지금까지 이어져서 직업으로 삼고 있으니 그 때 기타를 치지 않았으면 전공대로 미술을 했겠죠. 터닝 포인트가 기타였어요.

 


2015년. 손수정밴드는 공격적으로 활동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싱글이 나오면, 좀 더 준비해서 올해 안에는 EP를 내고 싶어요. 지금보다 좀 더 많은 공연을 가지고 많이 자라는 2015년이 되어 2016년에는 만개하는 해가 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