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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버스티비, 개편이 필요한 시점

경기도 지역에서 버스를 타면 대부분 스크린이 두 개 붙어있다. 하나는 타는 문 근처에, 하나는 내리는 문 근처에 있다. 그리고 스크린에서는 이런저런 영상이 계속 반복되며, 정거장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번 정거장과 다음 정거장을 알려준다. 이 화면에서 나오는 영상 채널을 지버스티비(G BUS TV)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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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22시54분에 남양주시 30번 버스를 타고 양정동사거리 역에 도착할 즈음 찍은 지버스티비 화면

 

경기도민들의 채널, 지버스티비

지버스티비는 2009년에 처음 도입되었다. 처음에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버스정류장 표출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정류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에 조금씩 콘텐츠를 늘려 길게 방영하게 된 것이 지금의 형태로 굳어진 것이다. 꽤 많은 시간 운영해오는 동안 자체 콘텐츠도 만들었고, 새로운 뭔가를 발굴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내용 대부분은 기존에 있던 것을 가져와 편집해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지버스티비에는 2015년 3월 현재 애니메이션 스푸키즈, 채널CGV의 “한국영화의 힘”, 채널 ONT 홍보 영상 등이 나오고 있다. 화면 구성마다 다르지만, 때에 따라 화면 하단에는 단신 뉴스가 지나가고, 오른쪽에는 현재 시간과 함께 주가 정보, 환율 정보가 떠 있다(이 정보는 가끔 틀릴 때가 있다).

 

채널은 농구, 배구, 야구 등의 경기 하이라이트는 물론, 지금까지는 JTBC ‘닥터의 승부’, ‘님과 함께’, MBC ‘주간 아이돌’ 등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를 짧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투브 영상을 가져오거나 해외 TV 채널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를 가져오기도 한다. 외에도 지자체 홍보 광고, 각종 상업 광고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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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1-4번 버스 내 지버스티비 화면. 잘 보이지 않지만 키썸이 등장한 모습이다

안 보면 그만? 강제력이 가진 스트레스

 

그러나 지버스티비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지버스티비는 아이디어의 고갈 때문인지 프로그램을 지나치게 반복하는가 하면 의미 없는 카테고리 소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프로그램의 순환이 전혀 되지 않다 보니 보는 것만 보게 되고, 이러한 반복은 버스를 타고 있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준다.

 

지버스티비는 여러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앞서 말했던 유명 TV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나 광고는 물론 스타 인터뷰, 음악 소개, 유투브 영상 등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영상을 비상업적 용도로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채널은 이미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 혹은 공중파 TV에서도 더 이상 꺼내지 않는 소재다. 물론 지버스티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아이돌 그룹을 보게 되면 반갑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식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콘텐츠는 결국 피로도를 가중시킬 뿐이다.

 

여기에 꾸준히 등장해 온 애니메이션은 전환 시점마저도 점점 늦춰지고 있다. 지금까지 지버스티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라바”, 그리고 “스푸키즈” 두 가지이다. 그러나 라바는 상대적으로 에피소드 순환이 꽤 빨랐던 반면, 스푸키즈는 한 가지 에피소드가 비교적 오래 방영되는 편이다.

 

중부일보에서는 독자제보를 통해 스푸키즈의 키치함을 “배 때리고 목 잘리고… ‘G-BUS TV 폭력 노출’’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싣기도 했다. 스푸키즈는 강시, 드라큘라, 좀비 등 키치한 영화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때로는 지저분한 장면을 선보이거나 목이 분리되고 몸통이 조각나는 등 장르의 문법을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지버스티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스푸키즈뿐만이 아니라 이전에 방영했던 라바나 새로 시작한 알바곰 역시 절대다수가 좋아하기에는 특이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라바 역시 하수구에 사는 벌레가 주인공이며, 알바곰의 경우 캐릭터지만 때리고 맞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보게 되는 화면치고는 불편한 구성이다. 버스에 타는 아이들이 보라고 만든 애니메이션 치고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껄끄러운 내용도 존재한다.

 

특히 알바곰이나 29초 영화제가 주는 불편함은 단순히 재미가 없고 눈으로 보기에 부담스럽다는 점뿐만이 아니라 약자 괴롭히기, 혹은 고리타분한 가치관 답습하기 등 불필요한 프레임을 굳이 담아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알바곰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봉변을 당하는가 하면, 29초 영화제에서는 외모 차별이나 젠더 차별 등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gbus1지버스티비 내에서 알바곰이 방송되고 있는 모습

소음과 같은 무음, 개편이 필요하다

 

지버스티비는 과거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차고지에 있는 버스 안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패밀림픽’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단위의 경기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능 형태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유명한 건 키썸의 프로그램들이다. 오래된 게임 ‘청기백기’를 선보인 것부터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맞추는 ‘바디랭퀴즈’까지 키썸은 몇 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버스티비의 프랜차이즈 스타와 같은 역할을 해냈다.

 

지금은 M-net ‘쇼미더머니3’와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키썸이지만, 키썸은 데뷔하기 전 지버스티비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린 셈이다. 키썸은 자신의 곡 가사에서도 지버스티비를 언급했으며,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이후에도 ‘정류장 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나름의 의리를 보여줬다. 이러한 인연 덕분에 키썸은 경기도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언론에서 ‘경기도의 딸’이라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버스티비가 부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지버스티비는 하나의 채널로서 웹페이지에 편성표 및 프로그램 소개 등 체계적으로 정보를 담고 있는가 하면, 때로는 좋은 내용을 선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디스커버리 채널의 맛보기 영상이 가장 흥미 있었다. 두 채널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것은 물론, 흥미를 유도할만큼 새로운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외에도 최근 다시 시작한 셰어하우스(ShareHows)의 영상을 소개하는 점 역시 넓은 범위에서의 관심과 결합으로 알찬 콘텐츠를 전달한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 것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의 힘이 필요한 때다.

 

지버스티비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버스라는 공간의 특징과도 관련 있으며, 어쩌면 승객들을 위한 배려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지버스티비가 소음과 같은 취급을 받기도 한다. 더이상 의미 없는 화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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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도 역사입니다.

1 Comment
  1. Avatar
    ㅈ까라

    2015년 6월 22일 18:35

    버스에 모니터 .. 전주 철거하세요.. 버스에 바라는 것은 이동입니다. 정신 사납게 방송질하지마세요. 진심x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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