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가 벌써 지나갔다. 그 전에, 2015년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간 문화예술인 3차 연장전 ‘예술, 진심을 인양하다’가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또 연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중 둘째 날에는 세 편의 퍼포먼스, 그리고 전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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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극 ‘내 아이에게’, 하일호 작/연출

 

퍼포먼스는 낭독극 ‘내 아이에게’, 연극 ‘선물’, 그리고 이두성 씨의 추모 몸짓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처음 시작한 낭독극 ‘내 아이에게’는 하일호 작/연출로, 장용철, 김보경, 이재인 세 사람이 출연하여 감정을 담아 극을 읽어 내린다. 이야기는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를 대변하는 내용이었고,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덤덤하게 읽어 내리다가도 큰 소리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기도 했다. 그들은 극본이 아닌, 유가족들의 감정을 읽었고 또 소리 내어 말했다. 광화문 전역에 유가족의 마음이 생생히 들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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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극 ‘선물’, 안산 극단 동네풍경

 

두 번째 선보였던 연극은 앞서 선보인 연극과는 반대의 형태에 가까웠다. 안산에서 극단 활동을 하는 동네풍경의 ‘선물’은 거지와 까치가 등장하며 진상 규명 등 민감한 얘기들을 가감 없이 꺼내는가 하면 각종 보도나 왜곡된 문제의식을 희화화하여 풀어낸다. 지금의 사회를 풍자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을 때리는 시늉을 선보이며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이내 현실로 돌아와 비관으로 빠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보는 이들은 손뼉을 치고 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보는 이를 대신해 울분을 풀었고 그걸 코믹하게 선보였지만, 동시에 현실과의 거리감을 놓지 않으며 문제점을 환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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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추모 몸짓 ‘새야 새야’, 이두성

 

마지막 이두성 씨의 추모 몸짓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드는 퍼포먼스였고, 모두 함께할 수 있었기에 인상적이었다. 몸짓극 ‘새야 새야’는 노래 ‘새야 새야 파랑새야’에 맞춰 선보였으며 이해하기보다는 그 몸짓을 따라 하며 몸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참여하는 과정으로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이후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는 듯했고, 무엇보다 굉장히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피켓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었고, 둘째 날 퍼포먼스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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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빈방’은 여러 사진작가가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한편 추모 공연 뒤로는 ‘기억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빈방’이었다. 아이를 기다린 지난 1년 중 하루의 기록인 이 전시는 여러 사진작가의 참여로 이뤄졌으며, 아이의 빈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304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죽음이 304건 발생한 사건임을 상기시켜주는 전시였다. 이 전시는 아이의 방을 보여주는 사진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유품까지 공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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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빈방’은 사진뿐만 아니라 빈 방을 재현하기도 했다

 

아이의 방을 찍은 사진은 기록이자 사진작가의 연대 방식이다. 3차 연장전 첫날에는 사진이 가지는 의미, 힘, 그리고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사진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이번 한 번의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 시간을 두고 기록으로서, 또 활동으로서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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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빈 방”에 걸린 교복

 

‘416 세월호 참사 기억 프로젝트 1. 아이들의 방’이라는 전시는 5월 31일까지 안산 416 기억전시관에서 열리며 광주 아하갤러리에서는 5월 27일까지, 제주 기억공간 re:born에서는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온라인 전시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외에도 문화예술인 연장전은 앞으로도 계속 열릴 것이라고 하니, 많은 문화예술인의 동참은 물론 사람들의 관심도 함께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