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OO* 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24살의 2년 차 간호사이다. 작년에는 1년 차 직장인으로 빡빡한 근무 일정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퇴근, 잠, 출근이라는 반복되고 고된 일정으로 그 소식을 환자를 통해 늦게 접하였다. 그녀는 바쁜 직장 생활과 더불어 사회 문제에 다소 관심이 적은 탓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보를 간간히 SNS로만 접한다고 한다. 

2014년 4월 16일에는 이브닝이라고 낮에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일하는 일정이었다.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몰랐는데 환자들이 튼 TV를 통해 그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저녁쯤에 일을 하다가 전해 들었는데 배가 침몰했고 몇백 명이 그 안에 있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 일하러 가기 전에는 자느라 첫 사고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환자들도 놀라서 뉴스를 보고 있던 기억이 있다. 

사건이 일어난 후 2~3일 동안 근무가 빡빡해서 며칠 후에야 그 사실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당시 간호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에 치이느라 정신이 없어 세월호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찾아볼 틈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얕은 정보 정도로 알고 있었다.

일하는 도중에는 따로 휴대폰을 만지거나 TV를 볼 수 없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며칠 후에 ‘그런 사건이 있었다’ 그 정도로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동료 사이에 깊게 이야기가 오가고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도 그렇다. 환자에 신경 쓰고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니 바빠서 다른 일에 빠질 틈이 없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에도 작년과 변함없이 일을 했다. 이번에도 출근길에 SNS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었구나’ 그렇게만 알고 무언가 적극적으로 한 것은 없다. 제대로 찾아본 적은 없는데, 퇴근하고 페이스북에 간간히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는 정도이다. 그게 진실인지 아니면 진짜 떠도는 설인지는 사실 정확히 모르겠으나 유심히 읽어본 적은 있다. 댓글에서는 ‘조작한 것이다’, ‘누군가 시켜서 그렇게 된 것이다’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글을 보면 그런가? 아닌가? 헷갈린다. 

사실 정확히 모르겠다. 


그것을 누가 시켜서 그렇게 되었든 진짜 천재지변으로 그렇게 되었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데 결론적으로 나라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생각과 실망감이 든다. 의심만 될 뿐이지 그것을 다 파헤치기는 너무 힘들지 않은가는 생각이 든다. 국민과 비교하면 국회의원이나 권력자들의 힘이 너무 강해 우리가 아무리 우리의 이야기를 해도 임팩트가 없고 들은 채도 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까지 상황을 봐서는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아마 무리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마음으로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세월호 참사가 나에게 다가온 가장 큰 참사인 것 같다. 그래서 그 이후 나에게 바뀐 점이 있는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고등학생이 교복 입고 지나가는 것 보고 단순히 철없는 아이들이라고 단정 짓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 사건 이후로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면 그 사건이 떠올라서 짠한 것이 느껴진다.

2014년 11월 15일 서울광화문 ⓒ김민호 / 게재 : 페이스북 페이지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진’

그 사건이 병원 자체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은 것 같다. 원래 하던 데로 (비상상황에 대비해) 훈련이 있기도 한다. 불났을 때를 대비해 모의훈련을 가끔 하긴 했다. 그것 때문에 변한 것은 없는데, 병원에서 한창 그 일이 있고나서 성금을 모으고 노란 리본을 옷에 달고 다니는 간호사도 많았다.

병원에서 만약에 그런 식으로 불이 난다거나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간호사로서, 직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여자 승무원(故 박지영 승무원)이 승객들을 희생적으로 구조하다 영웅이 되었다. 그분은 책임의식과 자기 자신의 몸 사이에 책임의식을 택했는데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그렇게 그 분처럼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는 2015년 5월 14일에 진행됐습니다. 

*[뭍위에서] 기획에서 인터뷰이의 이름은 인터뷰이의 의향에 따라 실명 혹은 익명으로 기록했습니다.


인터뷰.글/ 소소한(sukim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