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공부 방법과 관련하여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은 책들은 차고 넘친다. 


대부분의 책이 서울대 학생들의 공부방법을 예찬하거나 “서울대에 가기 위해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와 같은 책들이다. 하지만 서울대 학생들의 공부 방법에 대하여 의문을 제시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더구나 서울대학교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서울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교수법까지 비판한다는 것은 언뜻 공부와 관련된 성역을 건드린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제들과 그 수제들을 지도하는 교수들을 “누가 감히 공부로 지적하느냐!”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이 출간된 뒤의 첫 반응들은 그랬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서울대학교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 대부분이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이 수용적 사고력보다 낮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암기만 잘하는 집단이라는 이야기다. 무슨 이유로 이 책에서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창의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일까?

A+를 받으려면 시험 칠 때 씽크빅은 자제 바람?

책의 1부 내용은 충격적이다. 단순히 1부만 읽으면 최고 수재들이 모인 서울대는 암기만 잘하는 학생들만 모인 곳이다. 교수님들이 하는 말을 하나하나 적어 그것을 그대로 외우려고 노력한다. 저자와 수업에 대하여 인터뷰를 한 많은 학생들은 배운 것에 대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교수님의 생각을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수업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예습보다는, 수업 후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암기하는 복습에 치중한다고 이야기했다. 저자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대학교에서는 자신의 생각보다 교수가 정해준 틀에서 암기를 잘하는 학생들이 높은 학점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서울대학생들은 이와 같은 공부방법을 택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자신이 생각을 답안지에 적기보다는 교수들이 말한 그대로를 답안지에 적는 것이 학점을 더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에 교수의 말을 잘 듣고, 잘 적고, 잘 암기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교수의 강의를 듣다가 질문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을 누가 더 잘 따르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곧 그 집단에서 “어떤 학생을 양성하고 싶은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암기를 중요시하는 집단에서는 암기를 잘하는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줄 것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집단에서는 기존에 있던 것보다 새롭고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려는 학생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 것이다. 왠지 현재까지 이야기로는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 지식공동체’라고 자부하는 서울대와는 이질감이 있어 보인다.

저자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서울대학생들 응답. 자식의 사고력이 비판적·창의적이기 보다 수용적이라고 답한 학생들이 근소하게나마 높은 학점 대에 있다. 필자는 이 조사에서 학생들이 일부러 “겸손하게 답한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였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일관된 의견을 내놓는다는 점,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이 높은 다른 학생들의 존재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면서 본인과 비교하고 있다는 점을 가만하여 학생들이 조사에서 겸손하게 대답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대학에서 방치되고 있는 대학생들

한국 대부분의 대학생이 중·고등학교 때 주입식 교육을 경험한 바 있다. 주입식 교육이라는 환경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열심히 수용적 사고를 하도록 훈련받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공부한 학생들에게 대학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요구한다면 그들이 잘해낼 수 있을까.

“사실 우리 대학에서 학부생들을 버렸잖아요”, “우리나라 대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책에서 소개된 두 교수의 이야기다. 두 교수의 이야기는 현재 대학생들이 대학에서 어떠한 상황에 부닥쳐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누군가 학생들을 대학이 원하는 인재의 방향(비판적·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으로 적절히 이끌어 주지 않으면 학생들은 이전까지 공부하던 방식으로 계속 공부를 할 것이다. 대학이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하며, 학생들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결국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갖춘 인재 만들기를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의 주요 목표는 다른 세대가 했던 것을 그대로 반복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 장피아제


창의적인 인재에 대한 대답은 학생에게서 찾아라

서울대는 이 책을 통해 비판받았다. 게다가 그 비판은 서울대학이 가장 자신 있어 할 ‘교육’에 대한 비판이었다. 학생의 창의성을 살릴 수 없는 강의와 평가, 학생들을 방치하고 있는 교수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만든 학교의 시스템. 

저자는 서울대를 통하여 아무리 좋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도 학생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 않고 방치만 하는 곳에서는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창의적인 결과물은 그것을 만드는 주체들이 있을 것인데, 그 주체들에 대한 투자도 없이 어떻게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작가가 서울대를 향해 한 비판은 비단 서울대만을 염두에 두어 둔 비판은 아니다. 교육에 관한 모든 기준을 서울대에 맞춘 집단들에 대한 비판이고, 학생을 대학의 중심에 두지 않은 학교들에 대한 비판일 것이다. 


글. 상습범(bis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