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 미디어 [미스핏츠]의 한 동영상이 회자되고 있다. <한국일보 vs 프레시안 전격비교>라는 영상이다. 34초의 짧은 영상의 내용은 단순하다. 한국일보와 프레시안의 모바일 화면을 틀어놓고 기사를 읽는 것. 그 과정에서 화면에 등장하는 광고의 개수를 비교한다. 영상 중간중간에 (깊은 한숨)이라거나 (이젠 기사가 보이지도 않아)라는 내용이 프레시안 쪽에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광고 숫자 비교해준 뒤 ‘프레시안 최소 광고왕 200% 인정!’이라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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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을 두고 [미디어오늘]에서 기사가 나왔고, 많은 미디어 종사자들로부터 비판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프레시안이 협동조합 체제이고 조합원으로 가입해 돈을 지불하면 광고가 뜨지 않는다는 점, 한국일보는 광고가 없는 ‘클린 닷컴’을 만들 재정적 기반이 있었다는 점 등 언론사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언론사는 광고 수입으로 돌아간다. 치열하게 생존 싸움을 하고 있는 언론으로 볼 수 없는 미스핏츠가 생존을 고민하며 버텨온 언론을 비웃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동영상 제작진 측은 개인 페이스북과 다이버시티의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단순히 광고가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 보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언론사의 문제나 프레시안의 문제점 모두 알고 있다. 허나 독자들이 읽기 불편한 기사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들이 노력하고 옛날부터 있어왔다고 해서 쉴드를 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문장들이 뒤를 이었다. 중간에는 “프레시안 입장이라면 미스핏츠의 어그로를 역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유머(?)도 던졌다. 마지막에는 “이번 영상으로 불쾌했더라도 불편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피하지 말고 고쳐나갈 방향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자”며 끝을 맺었다.

 

 

 

인터뷰는 영상을 제작할 때의 생각을 자세하게 드러내면서 “이 불편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므로”라고 말한다.  단순히 프레시안에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밝혀 ‘중도적인’ 느낌을 준다. “사실 이러이러한 뜻이었고, 우리도 언론사의 문제를 알고 있으며, 광고의 중요성까지 안다. 조롱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것이었다”는 것. 허나 이는 미스핏츠를 비판하는 이들이 제기하고 있는 영상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답변인 동시에, 비판에 대한 답변 회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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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는 이들은 “미스핏츠에서 프레시안을 비웃으면 안된다”고 했다. 이는 첫 번째로 영상이 ‘비웃는’ 혹은 ‘조롱하는’ 분위기로 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광고가 많다는 이유로 ‘광고왕 200% 인정’이라는 문장을 제시하는 것은 프레시안을 조롱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는 ‘착한’ 언론사고 프레시안은 ‘나쁜’ 언론사라는 하나의 대결구도를 형성해(실제로 영상 제목도 한국일보VS프레시안이다) ‘나쁜’ 언론사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정보 전달 없이 제작된 영상이라는 점이다.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수용자들이 이 영상을 볼 경우, 프레시안이 단순히 광고로 돈 벌려고 하는 언론사로 이해될 확률이 크다. 정확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오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미디어에서 다른 언론사를 ‘조롱’할 수 있더라도, 그 내용은 사실에 기반해야 하며 명확한 정보 전달이어야 한다. 잘못된 오해의 소지를 두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언론사의 ‘제작윤리’이며,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다. 그러나 동영상은 프레시안의 사정과 언론사의 수익구조에 관한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단순히 프레시안이 광고가 많다는 점을 비교, 지적하며 그들을 조롱했다.

 

 

 

미스핏츠는 이미 언론사 등록까지 마쳤으며, 제작된 영상은 7000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결국 사람들은 미스핏츠에게 ‘미디어로서 컨텐츠 제작의 책임’을 탓한 것이다. “일반 시민도 아니고 언론사 등록을 한 곳이 정확한 정보의 기재 없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조롱의 영상을 제작했냐”는 의문이다. 제작 측에서는 “읽기에 불편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쓴 것”이라고 했지만, 소비자들이 읽기에 불편한 기사는 안 되고 소비자들이 ‘착한 언론사’와 ‘나쁜 언론사’로 오해할만 한 컨텐츠는 괜찮다는 것인가? 저널리즘을 손상시키는 것은 나쁜 컨텐츠지, 보기에 힘든 컨텐츠가 아니다. 보기에 힘든 컨텐츠는 ‘저널리즘으로의 접근성’을 낮출 뿐이다. 해당 언론사에 대한 이해 없이 제작된 컨텐츠에 대한 비판을 “착한 언론사라고 ‘쉴드’쳐서는 안 된다”고 받아치는 건, 결국 비판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비판의 중점은 “착한 언론사니까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하더라도 ‘내용’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영상을 제작했다고 했다. ‘책임감 있고 성숙한 미디어’라면 ‘정보 없이 비웃는 영상’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기초로 한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 이번 영상은 문제제기가 아니라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흠집내기를 ‘문제제기’라고 하며 “함께 고민하자”는 것과 “우리의 어그로를 역이용해보라”는 것은 다시 한 번 조롱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쟤 나쁜 놈이야”라는 듯이 말한 후, 당사자에게 “사실 네가 문제가 좀 있잖아? 문제가 있으니 함께 고쳐나가자고 얘기해 본 거야. 뭐, 내가 한 이야기를 역이용해서 하는 것도 좋고~”라고 말하는 것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프레시안이 ‘광고가 많아서 문제’라는 것도 틀렸다. 프레시안에게 문제가 있다면 ‘불안한 수익구조’다. 제작 측에서도 인정했듯이, 광고는 언론사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한국일보 신문의 지면에도, 한국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에도 광고는 있다. 단순히 광고가 많아서 문제”라고 해버리면 그 언론사가 ‘왜’ 광고가 많은지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 많다는 점에 집중하게 된다. “수익구조가 문제라서 광고가 많다”고 해야 문제의 본질인 수익구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언론이라면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 문제로 지적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하는 방식이다. 또한 광고를 줄이는 대신 대안으로 제시한 ‘후원 모델에 대한 홍보전략’은 너무나 추상적이다. 후원에만 수익구조를 기대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다. 이미 프레시안은 2013년 기준으로 3000여명의 후원자를 가지고 있으며, 그 후원자를 늘려나갈 고민 역시 하고 있다. 게다가 후원은 오히려 ‘저널리즘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은 기사라는 컨텐츠에 돈을 내려고 하지 않아 일반 후원자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고, 기업 후원의 경우에는 언론사가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매체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자격론으로 흐르는 것은 위험하다. 미스핏츠가 더 작은 언론사고 광고를 받지 않는 언론사이며 출발이 늦었더라도 얼마든지 비판할 자격은 있다. 허나 상황에 대한 이해와 정보 없이 ‘소비자 측면에서의 불편함’만 지적한다면 그것은 개인이 사적인 공간에서 이야기할 수준이지 언론사에서 할 지적 혹은 문제제기의 수준은 아니다. 정말 소비자 입장에서 프레시안이 광고가 너무 많아 기사를 읽기 불편하다면, 프레시안의 기사를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그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자유다. 허나 “쟤 나빠” 정도의 비난을 ‘언론사’의 힘을 빌려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언론사가 내놓아야 할 것은 “우리 소속 언론인이 이런 이유로 여기를 싫어한다”나 “여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아주 불편해. 나쁜 곳이야”가 아니라 “이 곳은 이러이러해서 이러한 문제를 지니고 있고, 결국 이러한 불편함이 있으며 이에 대한 이들의 대안은 이렇다”고 말하는 컨텐츠다. 영상으로 강하고 빠르게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갖춰야 할 내용은 갖춰야 한다.

 

 

 

결국 사람들의 비판은 “착한 앤데 왜 욕하냐”가 아니라 “미디어인데 어떻게 내용 없는 조롱을 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 제작 측의 마지막 말처럼, 프레시안이 ‘불쾌’했다고 생각한다면 프레시안이 왜 ‘불쾌’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프레시안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줄일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면 미스핏츠에서는 ‘어떻게 해야 단순한 조롱이 아니라 오해의 소지가 없는 컨텐츠를 만들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함20] 역시, 그러한 고민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글.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