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0원. 2015년 대한민국의 최저 시급이다. <고함20>은 6월 29일, 내년도 최저시급 결정 일을 앞두고 최저시급에 대한 연재인 “마지노선의 최저임금”을 시작한다. 연재는 현행 최저시급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최저시급 인상안을 놓고 오가는 쟁점들을 짚어보고 최저시급에 관한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를 다룬다. 5,580원. 2016 대한민국의 ‘마지노선’으로 충분한지 20대의 목소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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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최저임금은 샌드위치값 정도…7~8,000원으로 올라야 한다

A씨(24‧여‧인천) : 최저임금 하면 지금은 군대에 간 대학교 동기가 떠오른다. 그 친구는 학교 부속 병원 커피숍에서 새벽부터 오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른 아침부터 일하느라 피곤했는지 항상 충혈된 눈을 하고 수업을 들으러 왔고, 나는 옆을 돌아보면 어느 순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 친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아르바이트가 늦게 끝나 점심을 거른 그 친구와 함께 학교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그 친구가 집어 든 건 샌드위치. 나는 우스갯소리로 한 시간 동안 일한 돈이 샌드위치랑 맞먹는다고 놀렸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그런 생각 하면 돈 하나도 못 쓰지, 누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저임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던 나는 문득 그때의 경험이 떠올랐다. 잠을 줄여가며, 가뜩이나 병원이라 더욱 북적이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만들고 계산을 하던 그 친구의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일해서 번 돈은 일하느라 밥도 거른 그 친구의 주린 배를 다 채워주지 못할 정도로 적은 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돈이 적다고 불평하지 말고, 더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방법도 많으니 소비를 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친구가 번 돈이 물가 비싼 이 서울에서 몸 하나 뉘일 공간을 위한 돈이었다면‧ 아니면 학교에 등록하기 위한 돈이었다면‧ 그렇다면 그 친구가 번 돈은 충분한 돈이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B씨(24‧남‧수원) : 7-8000원이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당장 올리면 우리 부모님에게도 피해가 가겠지만 올려야 한다고 본다. 아르바이트는 집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못 받는 대학생들이 주로 한다. 그러면 아르바이트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2~3개는 해야 한다. 결국, 방학에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서 등록금 겨우 내고, 학기 중에 또 아르바이트해서 월세나 생활비 용돈 하면 남는 게 없다. 7~8,000원 정도로 올려야 생활이 가능하다.

C씨(23‧남‧익산) : 7,800원은 돼야 한다. 일단 현재 최저시급은 밥 한 끼가 안 된다. 게다가 아르바이트를 위해 움직이는 교통비와 같은 기타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또한, 최저임금도 수습 기간이다 뭐다 해서 못 받는 경우도 많다. 밥값도 안 되는 지금의 최저시급으로는 생활이 어렵다.

D씨(24‧여‧서울) : 현재 최저임금인 5,580원을 하루 8시간, 일주일 5시간, 총 4주 일한다고 했을 때, 한 달에 버는 돈이 100만원이 채 안 된다. 물론 최저 생계비라고 발표된 수준은 1인 기준 60만원 정도다. 고시원에 산다고 해도 한 달 방값만 25만원인 상황에서 60만원으로 살기는 힘들다. 최저임금이 최저 생계비보다 많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것도 단순한 생각이다. 최저 생계비 자체가 잘못 측정됐다. 따라서 현재 최저임금도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는 상황이다…10,000원으로 올라야 한다

E씨(24‧여‧전주) : 최저임금은 10,000원 정도 되어야 한다. 적어도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해서,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등록금을 대략 350만원으로 잡으면(사립대학교 문과 기준) 한 달에 100만원이다. 이 중에서 아무리 못해도 대학생이 반 정도는 부담해야 한다. 한 달 내내 대학생이 일해서 50만원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을 적당히 시급으로 환산해보니 10000원이였다. 그러나 지금 수준은 너무 낮다. 그런데 그것보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인데 많은 곳에서 최저임금 이상을 주지 않는다.

F씨(22‧여‧서울) : 10000원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최저임금은 밥도 못 사 먹는다. 현재 최저임금으로 아무리 열심히 일해 봐야 최저생활도 불가능하다. 10000원 정도는 돼야지 대학생들이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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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피해는 어떻게…지금 수준이 적당하다

G씨(24‧남‧수원) : 올려서는 안 된다. 현재 최저임금이 높다는 건 아니지만 당장 최저임금을 올리면 피해 받을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 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H씨(21‧여‧서울) : 최저임금은 6,000원 정도 되어야 한다. 현재 최저임금은 5,580원인데 이보다 조금 올리기도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한 번에 많이 올리기보다는 일단 6,000원으로 올리고 점진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방법은 없을까

I씨(27‧남‧인천) : 최저임금은 내가 부양하는 가족의 기초적인 생활을 담보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용돈 벌이 수준에도 부족하다.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10,000원은 다소 무리가 있다.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부담이다 차라리 모든 사업장에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업종에 따라서 최저임금이 달라지는 건 어떨까 싶다.

J씨(24‧여‧인천) : 노동자들의 입장에 따라 최저임금 10,000원이 달성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10,000원을 감당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OECD 안에서도 비정상적으로 자영업자의 수가 많다. 취업자 중 세명 중 한명은 스스로 벌어 먹고사는 자영업자다. 그런데 그들이 10,00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휘청거린다고 생각하면, 경제 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다. 이 점에서 10,000원은 시기상조다. 최저임금 10,000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10,000원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줘야 하는 자영업자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그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거나, 부동산 구조를 개선과 같은 정책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글. 정리/ 종자기 (kpj603@naver.com)

[마지노선의 최저임금] 기획/ 아호. 감언이설. 종자기. 상습범. 베르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