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고함20]은 아마추어 저널리즘에 관한 프로그램 <마이 리틀 저널리즘(마리저)>을 진행합니다. <마리저>는 강의와 세미나를 통해 아마추어 저널리즘의 경계선을 긋는 것부터,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2주차 프로그램(7월 14일)에서는 고함20 농구선수 기자가 생각하는 아마추어 저널리즘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수많은 블로그와 기성 언론들 사이에서 아마추어 저널리즘은 어떤 경계를 가질 수 있을까요? 아마추어 저널리즘에도 최소한의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농구선수의 2주차 세미나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마추어 저널리즘과 1인 블로그의 차이?

아마추어 저널리즘과 1인 블로그는 유사점이 많아요. 생계 목적이 아니라 취미 목적이라는 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이 비슷하다는 점, 문체가 비슷할 경우도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글을 쓰는데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블로그와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흔히 비교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저널리즘과 블로그의 차이점은 뭘까요? 저는 블로그도 저널리즘 윤리를 지킨다면 아마추어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고함20이 저널리즘 윤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아마추어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없겠죠. 둘을 가르는 중요한 차이는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저널리즘 윤리를 지키고 있는지 아닌 지입니다.

 

저널리즘 윤리 : 1. 편파적이지 않은 보도 2. 팩트에 근거한 정직한 보도 3. 취재원을 보호하는 기자 윤리

 

 

‘아마추어’지만 가볍지 않은 ‘언론’이란 책임

저는 저널리즘의 책임이 앞서 말한 저널리즘 윤리, 그중에서도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때 사실에 근거한 기사 쓰기는 기자의 주관을 완전히 배제한 글쓰기를 뜻하지 않습니다. 지난 5월 한 아마추어 매체가 다른 두 언론사의 모바일 기사의 광고를 비교하고 그중 한 언론사를 비판한 동영상을 선보였습니다. 

언론사가 다른 언론사를 조롱하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롱과 비판도 명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해당 동영상은 성격이 다른 두 언론사를 동등한 위치에 두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실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지요. 두 언론사의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독자는 동영상만 보고, 광고가 많은 언론사가 안 좋은 언론사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 저널리즘일지라도 언론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상 사실 확인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소비자’ 입장으로 올렸다면, 이 정도까지 파문이 크진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블로그에도 제품 비교 포스팅이 많으니까요. ‘구독자 입장에서 광고가 많아 보기 싫더라’라는 글은 별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포스팅에 대해 해명할 것을 정면으로 요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나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을까요? 보통의 경우 ‘소비자’에게 어떤 책임을 바라진 않죠.

문제는 아마추어 저널리즘은 ‘소비자’ 블로그가 아니라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저널리즘 매체라는 점입니다.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단체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언론의 형태’로 글을 쓰는 것이 타당할까요? ‘소비자의 입장’과 ‘언론의 형태’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느껴집니다.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의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을 취하는 문제는 고함20을 포함한 많은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모두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라고 생각해요.

종종 아마추어 저널리즘은 ‘아마추어답게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아마추어를 무기로 이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마추어’라는 말이 ‘사실 확인’이라는 저널리즘 윤리를 가볍게 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가져야 할 사실 확인 책임은 기성언론이 가져야 할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5-07-21_19

마이 리틀 저널리즘 2강 세미나 풍경

 

아마추어 저널리즘의 특징 ‘자기 취재’

블로그와 아마추어 저널리즘의 경계를 찾았으니, 이제 기성 언론과도 경계도 찾아보겠습니다. 저널리즘을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아마추어 저널리즘과 기성 언론 간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취재 방식이겠죠.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는 자유롭게 기사 아이템을 정하는 대신 출입처가 없고, 특정 이슈와 관련된 취재원을 만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는 ‘자기 자신’을 취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정보를 알아둔 것이 아니라 취미, 취향 등의 목적으로 알아두었던 정보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 이것을 저는 ‘자기 취재’라고 하겠습니다. 기자가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했던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대표적인 ‘자기 취재’겠지요.

자기 취재는 취재원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취재원이니까요. 그래서 여러 아마추어 저널리즘 매체들은 신입 기자를 뽑을 때 ‘덕후’를 원하기도 합니다. 관련 종사자를 제외하고 해당 분야를 ‘덕후’만큼 아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기 취재의 장점은 평소 관심사에 대해 나를 취재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해 모르는 사람보다 기사를 쓰기가 매우 쉽다는 점입니다.

덕후 아니어도 아마추어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어요

자기 취재의 단점은 뭘까요? 자기 자신을 취재하기 때문에 사실 확인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취재 기사의 내용이 자신의 머리, 자신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자기 편향적인 글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거죠.

자기 취재를 하다 보면 ‘저널리즘’의 위치가 아니라 앞서 말한 ‘소비자’의 위치에서 기사를 쓰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제가 감동란을 먹고 엄청나게 맛있어서 기사를 쓴다고 하면, 감동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정확한 취재 없이는 ‘맛있어!’ 이상의 기사를 쓰기 힘듭니다. 맛있는 것 이외의 사실 확인에 대한 비판에선 ‘내가 감동란을 먹고 소비자로서 기사를 쓴 것이다’라는 손쉬운 자기방어가 되풀이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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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취재가 가능한 영역은 취재 기사가 아니라 비평이나 리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소비자인데, 그래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썼는데’가 가능한 영역은 ‘소비자’로서 내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난 사실들을 풀어내는 리뷰와 비평일 것입니다. 오히려 리뷰나 비평은 일반 저널리스트보다는 덕후의 글에 깊이가 있을 수 있어요.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테니까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취재 기사를 쓸 땐 덕후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아마추어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은데 특정 분야 덕후가 아녀서 어렵다는 말은 비평과 리뷰에 한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를 재조명하는 취재 기사는 굳이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 아닐까요? 이 밖에도 정확한 전달 능력과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등 역시 덕후가 아니더라도 갖출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하나로 묶을 수 없는 아마추어 저널리즘의 다양함

지금까지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블로그, 기성 언론과 경계 지으면서 살펴봤습니다. 이번엔 울타리 친 아마추어 저널리즘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마추어 저널리즘을 나누는 여러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어떤 글쓰기 추구하는지에 따라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글쓰기 방식은 이중 어떤 것인지 함께 생각해보면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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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저널리즘이 가진 정보량이 같다면, 같은 정보량을 가지고 어떤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긴 글을 쓰는지, 짧은 글을 쓰는 지로 나눠볼 수 있겠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아마추어 언론사를 포함한 여러 언론사를 통해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으로 허핑턴포스트나 인사이트 등은 속도를 중요시합니다. 신속하고 읽기 간편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게 목표죠. 슬로우 뉴스는 긴 글을 씁니다. 슬로우 뉴스는 신속하게 기사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것입니다. 짧고 빠르게 표현하는 매체는 새롭게 등장했고, 빠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전달력과 파급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빠른 보도를 중요시하다 보니 사실 확인을 거의 거치지 않는 문제점도 생깁니다. 빠르게 다가가는 것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저널리즘의 가치일까요?

반면 슬로우 뉴스 같은 매체는 기사에 시의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매체 이름에서처럼 느리다는 것을 표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문제점입니다. 사실 확인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에서는 짧고 빠르게 전달하는 매체보다는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인사이트나 위키트리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죠.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사에 대해서는 파급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긴 글을 쓰는지, 짧은 글을 쓰는지는 결국 어떤 저널리즘을 지향하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문어체냐 구어체냐도 중요한 구분점입니다. 문어체를 쓰면 간결하고 객관적인 기사를 쓰겠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민감한 사안을 다룰 경우 좀 더 조심스러운 논조로 사안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독자에게 정보의 신뢰를 줄 수도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문어체는 반면 읽기 쉽지 않습니다. 문어체를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면 요즘 대세인 모바일 상황에서 읽어나가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문어체에 한자까지 더해진 상황, 어려운 개념어들까지 쓰인다면 거의 고역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구어체를 지지하는 경우엔 독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가서 글을 쓰겠다는 목적이 있겠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고 독자가 읽기 쉽게 전달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구어체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고 거의 구어에 가까운 문체로까지 나아가고 있어서 기자가 직접 옆에서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반면 구어체는 정보 전달에는 부적할 수도 있습니다. ‘선동적이다’라는 비난은 이런 부분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철도 민영화에 대해서 누군가 구어체로 글을 쓴다면, 철도 민영화에 대해 글쓴이가 가진 생각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쓴이의 생각 이외에 철도 민영화에 대한 다른 정보는 얻기 힘들겠죠.

긴 글과 짧은 글, 문어체와 구어체 사이에 옳고 그름이 있을까요? 아마추어 저널리즘을 추구한다면, 어떤 방식의 글쓰기가 더 좋을까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저널리즘이기에 우리가 ‘저널리즘 윤리’를 지키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녹취. 사미음(blue9346@naver.com)

정리. 참새(gooo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