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페이지 중에는 “NAVER 20’s”라는 페이지가 있다.(링크) 여기에는 20대 대학생을 겨냥한 각종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다. 검색광고 대학생 서포터즈를 비롯해 트렌드 리포터 등 대학생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캠퍼스 페스트, 캠퍼스 세미나 등 대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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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20’s 메인 화면

 

‘UXDP’라는 디자인 부문 신입사원 채용 프로그램 역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e-커머스 드림과 네이버 트렌드 리포터 중 에디터 부문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대학생’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캠퍼스 핵데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해커톤(Hackathon)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해커톤은 핵(Hack)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개발자들이 모여 특정한 서비스나 기능을 만들며 마라톤처럼 쉼 없이 진행하는 행사를 말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네이버는 라인 출시 광고를 할 때도 대학생의 팀플을 공략했고, “강의실 콘서트”라는 이벤트 또한 대학 캠퍼스를 상대로 하고 있다.(링크) 뿐만 아니라 ‘캠퍼스 필수앱’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묶어놓은 뒤 배낭여행 지원금 등을 걸고 이벤트를 했다. 당시 대상이 되었던 앱은 캘린더, 메일, 메모, N드라이브, 주소록 총 다섯 가지의 앱이었다. 여기에 관련된 공모전을 열어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여기에 네이버 마케팅 공식블로그마저도 대학생을 위한 이벤트를 종종 열고는 한다.

큰 틀에서는 20대를 위한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니 온통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뿐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20대의 전부가 대학생이라는 보장은 없다. 비록 높은 진학률과 대학 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지만, 대학생이 아니면서 20대인 경우도 많다. 문제는 비대학생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뿐만이 아니다. 적은 돈으로, 기회라는 이름으로 많은 인력을 이용해 플랫폼 내 콘텐츠를 채우고 그것을 ‘20대’의 이름으로 내보내는 형태 또한 문제가 있다.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니다. 굳이 네이버만을 지적하고 싶지도 않다. ‘공모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행사가 기회를 인질 삼아 동력을 축출한다. 네이버 역시 #대충폴라공모전 이라는 이름으로 공모전을 열었고, 이는 큰 논란이 되었다. (링크) 정규직 이전에 인턴이 있고, 인턴 이전에 공모전이 있다고 했던가. 최근 ‘인턴 기회’를 주는 공모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순차를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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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20PICK 메인 화면

네이버에는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서 내세운 콘텐츠가 대단히 뛰어나거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트렌드 리포터를 모두 20대로 뽑아 만들고 있는 네이버 20 PICK 역시 대학생을 겨냥하는 콘텐츠가 많지만, 잠시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게 어째서 20대를 위한 콘텐츠인지’ 의문이 가는 경우가 많다. 음악, 연예 관련 내용은 10대에서 30대까지 모두 관심을 가지는 내용이고 뷰티 관련 내용은 그 이상의 연령대도 관심을 가진다. 네이버는 ‘당사자성’을 내세우지만 제작자들은 그러한 부분을 크게 염두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당장 20PICK 블로그만 봐도 딱히 정체성이 드러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대외활동’의 정체성과 ‘블로거’로서의 정체성이 더욱 많이 느껴진다.(링크) 만약 이들에게 채널을 부여하고 함께 호흡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적어도 피키캐스트나 몬캐스트가 페이스북 페이지들과 함께하는 그림 이상의 뭔가를 바란다면 그에 맞는 보상을 좀 더 제공하면서 더욱 긴밀한 흐름과 밀도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지금처럼 대외활동 지원 정도의 보상을 통해 열정을 이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네이버의 한 부분을 직접 만든다’는 정도의 보람과 참여자에게 더 많은 관여를 제공해주는 것이 네이버 입장에서도 ‘이용해먹는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지점과 필요한 부분이 있기에 이러한 포맷에 지원하는 것이고, 또 분명히 얻어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나 열정은 무작정 비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로 이 기회를 통해 많은 걸 얻어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진행 과정에서 성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네이버 역시 나름의 노력을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엘리트주의로 인한 기회의 차별부터 이들을 이용하는 모습, 그리고 고민 없이 당사자들에게 기대며 20대를 위한다는 콘텐츠를 전시하는 것까지 네이버가 경계해야 할 것은 생각보다 많다. 네이버는 20대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1위라고 한다. 또한 70%에 가까운 포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마 네이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네이버를 위협하고자 노력하는 플랫폼은 늘어나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가 이 거대한 공룡을 다른 무언가가 따라잡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심지어 네이버는 완성된 형태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바라는 건 보다 확실한 색채를 가지고 무난한 콘텐츠가 아닌 정말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높은 점유율의 보유는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닌 무기이다. 물론 내부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그러한 고민이 밖으로 많이 드러나길 바란다.

글. 블럭(blucsh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