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처럼 한창 예쁠 나이에

꽃잎처럼 날아갔다

손에서 놓으면 잃어버린다

생각에서 잊으면 잊어버린다

 

지난해 9월 11일, <무한도전> 특집 ‘라디오스타’ 일일DJ 유재석이 마지막 노래를 선곡하며 한 멘트다. 2014년 9월 3일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교통사고로 멤버 은비가 사망하고, 9월 7일은 멤버 리세가 사망했다. 올 2015년 9월 3일은 사고 1주기가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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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교통사고는 비가 오던 날 레이디스코드를 태운 차가 영동고속대로에서 과속주행을 하다 벌어졌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시속 137km로 과속 운전을 하던 중, 브레이크로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힌 것이다. 빗길 운전이라 시속 88km가 규정 속도임에도 비가 오지 않을 시의 규정 속도인 시속 110km조차 훨씬 넘긴 시속 137km로 운전해 벌어진 일이다. 사고 당시 차를 운전한 매니저는 ‘먼저 바퀴가 빠졌다’고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가드레일에 부딪힌 이후 충격에 바퀴가 빠졌음이 드러났다. 사고를 일으킨 매니저는 1심에서 징역을 구형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유족과 합의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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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레이디스코드가 탄 차량 사진 ⓒ 한국일보

 

연예인들 차량의 과속 및 교통사고는 레이디스 코드만의 일은 아니다. 걸그룹 중에서는 레이디스 코드를 제외하고도 걸그룹 베스티, 달샤벳 등도 교통사고를 겪은 바 있다. 과거 2007년에는 개그맨 김형은이, 2008년에는 배우 이언이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일도 있었다. 가수 아이유 역시 2011년 ‘지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무리한 스케줄 탓에 애초에 정시에 도착하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났다. 이전 스케줄을 고려하여 도착시간을 계산해본 결과 시속 130km 이상으로 과속하지 않고서는 도착할 수 없다는 추측이 나왔고, 이로써 연예인 지각 논란은 잦아들었다. 작년 레이디스 코드의 사고 이후 9월 17일 SBS의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연예계와 매니저의 실태를 다룸으로써 과속, 졸음 운전이 연예계에서 늘상 있었던 일인 점을 보여준 바 있다.

 

세월호, 메르스 등의 사태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일들이 인재임을 확인해 왔다. 최근 있었던 강남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건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수리를 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드러나 인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일어났던 교통사고 역시 돈벌이를 위한 무리한 스케줄 탓에 벌어졌고, 여전히 연예인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루에 여러 지역을 넘나드는 스케줄을 잡아 무리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 의하면, 안전에 대한 욕구는 2단계로서 생리적 욕구 다음에 위치한 기본적인 욕구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너무나도 ‘안전하지 않은’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경제 발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회를 지배하는 생각이 안전보다는 ‘물질’과 ‘이득’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20대 사이에서 농담처럼 흘러나오는 ‘헬조선’이란 말은 그런 부분과도 맞닿아 있겠다. 국가와 사회가 자신의, 개인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기득권 지키기만 생각한다는 인식이 여러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을 우리는 벌써 여러 번 떠나보내고 있다. 수학여행을 가는 고등학생도, 연예인 활동을 하던 20대 초반도, 결혼을 앞둔 스크린 도어 수리사도 우리는 모두 떠나보내야만 했다. 그들을 ‘잊지 않고’ 우리의 안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 <무한도전>의 ‘라디오 스타’ 특집에서 유재석은 <꿈꾸는 라디오>의 마지막 노래로 레이디스 코드의 <I’m Fine Thank You>라는 노래를 선곡했다. 그들과 우리가 “I’m Fine”하려면 그들을 잊지 말고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인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사고로 사망한 멤버 은비, 리세에게 추모를 보낸다.

 

레이디스코드 – I’m fine thank you

 

또 눈물이 내 앞을 가려주네요

그대 모습 혹시 보일까봐

벌써 시간이 나도 모르게 늦었네요

오늘도 그대만 기다렸죠

 

난 참 바보처럼 그대만 불러요

언젠간 그대도 날 보겠죠

한참 기다리다 눈물이 고여요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죠

 

오늘 하루만 I cry

영원히 행복하길 Good bye

가끔은 내 생각에 웃어도 좋아

I’m fine thank you Thank you

 

아무일 없듯이 살아가다 보면은

혹시 나를 잊을 수도 있죠

아주 가끔 내 생각이 나더라도

잘 있으니 걱정 말아요

 

너무 보고 싶어 힘들어질 때면

바람 되어 불어주고

가끔 저 언덕에서 내 이름 부르며

달려와 힘껏 안아주렴

 

 

I’m fine thank you Thank you

I’m fine thank you Thank you

 

연예인들의 추모 노래 ‘I’m fine thank you

 

 

글.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