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제천에서는 제11회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가 열렸다.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캐치프레이즈로 2005년 처음 개최되었다. 이 영화제는 지금까지 11회를 진행해오면서 ‘제천 영화음악 아카데미’, ‘JIMFF 포럼’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영화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김대현 감독의 ‘다방의 푸른 꿈’이 상영되었다. 다방의 푸른 꿈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6, 70년대 미국에서 활약했던 김시스터즈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제 행사에서는 김시스터즈의 ‘민자’가 참석해 공연을 펼치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총 103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으며 다양한 부대 행사가 진행되었다. 영화제 기간에는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원 썸머 나잇’, ‘의림 썸머 나잇’ 등 화려한 공연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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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영화제의 뜨거운 열기

주 상영관인 메가박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오현우(23, 가명) 씨는 “평소에는 아무래도 작은 도시다 보니까 사람이 별로 없는데 영화제 기간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며 “지금도 바빠서 직원분들 다 나와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메가박스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많았다. 근처 한 인기 있는 음식점에서는 워낙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만석이 되어야 출발하는 호반 무대 셔틀버스는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1분도 안 되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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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옆 골목, 안내부스가 설치되어있다

 

제천시에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자원봉사자가 몰려왔다. 강혜인(21, 가명) 씨는 영화 관련 과를 다니면서 이 영화제를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공문이 올라와서 자원봉사단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만나서 팀별로 회의를 했고 합숙한 기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러 다른 영화제와 비교해서 제천 영화제만의 장점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부천 영화제도 스태프로 참여했고 다른 영화제도 많이 갔다 왔는데 제천 영화제는 제천만의 아늑한 분위기가 있어요. 상대적으로 시골 느낌이 들고 이런 데서 음악영화를 보여주는 게 분위기가 좋아요.”

서울에서 영화제를 보러 온 정예진(23) 씨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제에 관심을 두게 될 때부터 제천 영화제를 알게 되었다는 그녀는 “소규모 도시라서 작은 행사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고 공연할 때는 더 많은 사람이 몰린 것 같아서 한 번 더 놀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천 영화제만의 장점으로 음악에 집중한 점을 뽑았다. “음악은 사람들이 대부분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연이은 음악영화의 흥행도 한몫한 것 같아요.”

제천 영화제 기간에 펜션은 예약으로 가득하다. 한 펜션 업자는 “작년 영화제 때도 이 기간에 사람들이 많이 예약했다”며 “지금도 영화제 보러 온 사람들이 많이 예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매번 이 기간에 오는 투숙객들은 영화제를 보러 오는 손님들인 경우가 많다.

 

축제와 다소 동떨어진 제천 시민

제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상영하고 대형 가수의 공연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제는 제천 시민들에게는 자신들이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직접적인 문화 행사이다. 그러나 제천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라 보였다.

메가박스 근처에서 천막을 설치해 장사를 하시던 김형순(가명) 씨는 “영화제 한다고 시민들에게 와 닿는 것은 없어요. 국제적으로는 큰 행사일지 몰라도 저희는 뭐 있나요?”라며 영화제에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런 행사 하면서 저희가 장사 하는 게 더 잘 팔리거나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행사로 좋은 사람들은 주최와 관련 있는 업체나 숙박업소 정도”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연장에서 아이들과 공연을 보던 김선희(가명) 씨는 8년 동안 제천에 살았다. 그녀는 “꽤 오래 제천 살았는데 공연을 보러 온 거는 지금이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렇게 영화제하고 공연해주는 것은 좋은데 저희한테 뭐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며 “제 주변 사람들 보면 영화제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

제천은 인구 15만여 명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제천 음악 영화제는 국제적인 영화제에 다가가고 있다. 초청 가수나 게스트들은 이름만 봐도 알 정도다. 외부에서 관객들이 유입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나 공연을 제공한다.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수도권이나 광역시 급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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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건물 안에서 진행되던 플리마켓

하지만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영화제는 시민들의 관심을 덜 받고 있다. 시민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제천 음악 영화제에서는 제천 시민에게 영화 티켓을 할인해주기도 하고 플리마켓 등 시내 곳곳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시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영화관 외에도 의림지나 호반 무대, 문화회관 등에서도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관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우리한테는 별 변화가 없지만 그래도 도시 안에 사람이 없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올해 3만여 명을 동원해 역대 최고 관객을 보인 제천 영화제에 남은 과제가 있다면 제천 시민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글/사진. 사미음(blue934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