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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man special city Yongin/ⓒ용인신문

 

지난 6월, 페이스북 페이지 ‘용인시 수지구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죽전 아르피아 타워를 찍은 사진으로, 본래 ‘사람들의 용인’이라는 슬로건이 붙어있던 건물이다. 그러나 게시된 사진 속 건물에는 ‘사람들의 용인’이 아닌 ‘여성특별시 용인’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여성특별시 용인’은 용인시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새로운 사업이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특별시 용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에만 70개의 사업을 추진하며, 2018년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그간 부족했던 용인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사업으로 보인다. 100만도시 용인이지만 용인하면 에버랜드와 베드타운 말고 떠오르는 것이 없다. 여러 이미지 구축을 위한 시도는 있었으나 대부분 실패했고 대표적인 사업이었던 용인경전철은 시를 재정난에 빠트렸다. 정찬민 시장의 발언에서도 사업의 목적을 알 수 있다. 정 시장은 21일 사업의 일환으로 용인시를 태교도시로 선포하며 “독특하고 차별화된 정책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사업에 맞추어 용인시는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에서 내세우는 차별화된 정책으로는 여성 축구단 ‘줌마렐라 축구단’ 창립과 ‘태교도시’의 브랜드화가 있다. ‘줌마렐라 축구단’은 용인에 거주 중인 여성으로 구성된 축구팀을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창단해 운영 중에 있다. ‘태교도시’는 용인시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지역 출신 여성 실학자 이사주당의 저서 ‘태교신기’를 바탕으로 태교 관련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용인을 태교도시로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추석을 앞둔 지난 21일, 시장은 직접 용인시를 태교도시로 선포했으며 지난 5월에는 용인포은아트홀에서 ‘2015 용인태교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여성 위한다지만 시민 체감 적어…이미지 만들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실질적으로 일반시민 10명 중 8명이 여성특별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것은 홍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여성 특별시에 걸맞은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맹이 없는 여성 특별시가 아닙니까? 용인시 여성들에게 다른 시하고 특별하게 다른 복지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닙니까? 설마 줌마렐라 축구단이나, 태교도시 선포한 것을 여성특별시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 용인 박남숙 의원
용인시의회 제200회 1차 정례회 中

 

여성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용인시지만 ‘특별시’라고 할 만큼 특별하거나 다양한 여성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을 이용해 상품처럼 앞세워 부족한 도시 브랜드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

용인시는 용인을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용인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수지구에 거주하는 주부 홍미숙(가명)씨는 사업에 대하여 질문하자 “그런 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몰랐다”고 답했다. 그녀는 지금 처음 들었다며 “안내하는 편지 하나 없었다”고 답했다. 대학생 이지윤(가명)씨는 “용인토박이지만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며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겠다”라고 놀란 모습을 보였다.

시의 정책들은 ‘특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특별하지도 않다. 용인시는 정책의 일환으로 안심귀가 택시 서비스와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그러나 안심귀가 서비스는 서울 및 전국 곳곳에서 이미 시행 중이며 경기도 또한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서비스다. 이미 도 차원에서 시행중인 서비스를 특별한 공약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는 여성가족부에서 이미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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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체험 하러 용인까지?/ⓒ용인시 공식 블로그

시에서 차별화된 정책이라 내세우는 ‘태교도시 용인’은 그 출발점에서 문제를 보인다. 태교도시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산모들을 태교를 위해 용인으로 발걸음 하게 만들 특별한 콘텐츠의 유무다. 그렇지 않고서야 힘들게 용인까지 갈 산모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태교도시라고 선포하며 용인시가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은 제2의 용인경전철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될 만큼 우려를 낳는다. 용인시 공식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의하면 주요 프로그램으로 아내를 위한 자연 속 요리체험, 영어 태교, 태교 토크쇼, 숲 태교 산책 길 조성 등이 있는데, 모두 용인시에 와서 할 필요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여성’특별시를 내세우고 태교에만 치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보인다.

용인시는 여성을 위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여성을 이용해 이미지 만들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용인시는 ‘슈퍼모델선발대회’유치를 추진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유치를 철회했다. 시민들의 행사인 ‘용인 시민의 날’ 행사는 예산 부족으로 취소했다. 시민들을 위한 행사는 취소하고 도시 홍보를 위해 슈퍼모델선발대회 유치를 추진했다. 유치 추진은 용인시가 여성특별시를 내세우고 있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슈퍼모델선발대회는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큰 대회인 만큼 여성을 위한다는 용인시가 유치하는 것은 애초에 모순처럼 보인다.

 

용인에 거주 중인 취업준비생 이강섭(가명)씨는 “솔직히 옆 동네(성남시)랑은 왜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굳이 특별한 것이 없어도 그냥 거기 사는 사람들만 잘살게 해주면 유명해지고 좋은 건데 왜 이상한 것에 신경 쓰고 왜 하필 유명해지려고 여성을 이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여성특별시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는 만큼 앞으로 시가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갈지 용인시의 행보가 궁금하다.

 

 

글. 통감자 (200ys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