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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릴레이 인터뷰②]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 대학원 재학생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불역열호,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논어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학업능력이 시험으로 판단되고 결과는 학벌과 취업으로 연결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 구절의 의미가 낯설게 다가온다. 가장 고등교육기관이자 배움의 욕구가 최고로 심화되어야 하는 대학원도 배움의 미덕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33만 명에 달하는 대학원 진학생들을 취업도피자로 바라보고, 대학원을 취업도피처로 격하하는 시선이 그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이 좋아서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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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원생 조선미(24)씨는 공부를 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24살이고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에서 국제농업개발협력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빈곤 개선을 위해 농업을 계량경제학으로 접근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고요. 현재 대학원에 2학기 재학 중입니다. 정신없이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대학원생입니다.

 

Q: 정신없이 바쁜 대학원 생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A: 저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연구실에 있어요. 아홉시에 연구실에 가면 오전에는 논문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는 등 제 개인공부를 위주로 하고요. 오후에는 중간 중간 수업을 듣고, 연구 보고서를 쓰고, 행정업무를 하고 개인공부를 조금 더 해요. 그러다 보면 고등학생 때처럼 하루가 금방 가요. 하루에 너무 많은 일을 해서 가끔은 혼자 놀라기도 합니다. 대학원생활에서 시간 관리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Q: 연구 보고서는 무엇인가? 개인 논문을 위한 연구 보고서인가?

A: 제 개인 논문은 석사과정을 졸업할 때 제출해야 할 논문이고요. 연구 보고서는 지도교수님께서 맡으신 연구에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해 작성하는 보고서인데 지난 학기와 이번 학기 모두 2개씩 참여했어요. 제가 참여한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농업인력양성방안’ ‘4대강 토지매수사업 및 수변녹지조성 사업의 경제성 평가’ ‘르완다에서의 농업인력양성방안’ 그리고 ‘FTA체결국의 농식품 분야 비관세 장벽’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제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요.

 

Q: 행정업무도 지도교수님의 연구 보고서와 관련된 것인가?

A: 네. 저는 행정업무로 회의비, 출장비 등 연구 집행비를 결제하는 카드의 사용 내역과 영수증을 정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학생이면서도 직장인이죠. 그래서 저도 가끔은 제 신분이 헷갈릴 때가 있어요. ‘내가 학생인가? 직장인인가?’ 대학원생들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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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학자금의 주된 조달방법과 휴학경험 비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지도교수와 함께하는 연구 및 프로젝트의 참여가 학비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Q: 그럼 직장인처럼 월급도 받나?

A: 월급의 경우 대학원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있는 연구실의 경우 참여하는 연구 하나당 50만원씩 받아요. 지난 학기와 이번 학기에 참여한 연구 보고서가 2개씩이라 월급은 100만원씩 받았어요.

 

Q: 대학원생들은 학비나 생활비 부담이 클 것 같다. 월급이 100만원이면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기에 충분한가?

A: 등록금은 400만원정도이고, 입학할 때는 등록금을 냈는데 이번 학기의 경우 지난 학기 연구실에서 생활한 월급으로 모아서 내니까 충분히 감당이 되더라고요. 한 달 기숙사비도 10만원 정도로 저렴해서 생활비 부담도 생각보다 적어요. 학교가 평창에 있는데 서울로 가끔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말고는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아요.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는 대학원생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는 다행이죠.

 

Q: 그럼 석사과정을 지원할 당시에도 학비와 생활비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대학원 진학 당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A: 외국에 있는 대학원으로 진학할지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할지 고민했었어요. 외국을 가면 생활비와 학비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요. 그래서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국내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된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인적네트워크를 무시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학부 전공도 농업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석사만큼은 국내 대학원에서 하며 인적네트워크를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국내 대학원에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박사 과정은 외국에서 하고 싶어요. 개발경제학이라던가 농업 경제학 분야가 국내에는 아직 잘 갖춰진 곳이 많이 없거든요. 목표는 미국 MIT입니다.

 

 

Q: 박사과정을 미국대학원으로 목표한다면 학비와 생활비에 대한 해결책은 생각해봤나?

A: 학비와 생활비는 모든 대학원생들의 고민인 것 같아요. 학부생이 석사과정을 지원할 때도 그렇고 석사생이 박사과정을 지원할 때도 그렇고요. 미국에서는 TA(수업조교)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 수 있기를 기대해요. 국비 장학금을 생각해봤는데 미국은 경쟁률이 치열하다 들었거든요. 그리고 학생보다는 석사과정을 끝내고 나서 경력도 쌓고 명성도 쌓은 사람들이 지원할 때 유리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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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공공 DB연계 취업통계조사  ⓒ한국교육개발원
대학원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Q. 석사과정 졸업 후 취업이 아니라 박사과정으로 진학을 계획하는 거면 취업보다는 공부에 욕심이 더 있는 건가? 취업 걱정은 없나?

A. 네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어요. 취업걱정도 하죠. 지금은 공부에 욕심이 있어서 박사과정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시작하지 못하면 취업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죠. 공부를 조금 더 하는 입장일 뿐이에요. 박사과정에 진학한다고 해도 박사를 마치면 또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여느 20대가 가지고 있는 취업에 대한 불안함은 항상 가지고 있어요. 오히려 고학력임에도 취업하지 못하면 그게 더 골치죠.

 

 

Q: 공부를 왜 더 하고 싶은가? 어떻게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나?

A: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것이 즐거워요. 또 제가 공부하는 분야가 농업으로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제가 배운 방법론이나 원칙들로 공적개발원조를 하게 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잖아요. 내가 배운 것을 써먹으면 사회에 도움이 되니 그런 기대로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공부는 나만의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토의하고 토론하면서 즐겁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모르는 부분을 또 배울 수 있죠. 배우는 즐거움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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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분교수’ 사건으로 대학원 내의 강압적인 위계질서가 이슈화되었다. ⓒYTN

 

Q: 자유로운 토의·토론과정에서 배우는 즐거움이 크다고 하는 걸 보면 연구실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최근 인분교수 사건으로 연구실의 강압적인 위계질서가 이슈화된 적이 있다. 연구실 선후배나 지도교수와의 관계는 어떤가?

A: 사실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듯이 지도교수와 제자 간이나 연구실 선후배의 관계가 불평등하다고 알려진 것도 많잖아요.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기 전에 교수님과 연구실 사람들과 같이 식사하며 교수님께서 학생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느꼈죠.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도 없어요. 대학원 자체가 작년에 시작 돼서 제가 우리 연구실 2기에요. 교수님과 학생들이 함께 개척자 정신으로 연구실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불만이 있으면 건의하고 고쳐나갈 수 있어요. 이상적인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죠.

 

Q: 진학할 때 대학원이 최근에 개원한 점이 불안하지는 않았나?

A: 불안했죠. 선배들의 졸업 후 이력이 없어서 염려가 됐죠. 사실 대학생 중 농업에 관심이 있거나 농업분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이 많이 없는데 우리 연구실에 온 사람들은 정말 이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서 온 것이니까 다들 잘 해나가는 것 같아요.

 

Q: 농업에는 왜 관심이 생겼나?

A: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그런데 먹거리와 관련된 문제들이 너무 많잖아요. 먹거리는 제일 기본적인 것인데 우리는 마트를 가도 우리가 먹는 것이 어디서 오는지도 어떻게 낭비가 되는지도 잘 몰라요. 또 한쪽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죽고 한쪽에서는 너무 못 먹어서 죽고 있으니까 이게 너무 불편한 진실 같아 보였어요.

이런 현실에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이라는 학부 전공을 살려서 개발도상국의 농업문제를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공부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A: 학부생 때는 어느 정도 공부하면 그만큼 공부했구나, 시험 치고 나면 “시험 끝났다, 놀자, A+받았으면 됐지” 했어요. 그런데 대학원 와서 느낀 것은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이에요. 제가 아는 것은 정말 일부분이에요. 학부생처럼 하루하루 공부를 끝냈다는 것에 느끼는 만족감보다는 꾸준히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Q: 대학원 졸업 전 세우고 있는 목표들, 1~2년 사이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A: 제일 중요한 것은 제 논문의 완성도에요. 제가 취업을 하든 박사를 가든 대학원을 졸업하고 제가 내보일 것은 논문밖에 없어요. 저의 석사과정 2년이 제 논문 하나로 판단되는 거라서 논문을 잘 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그리고 제가 다니는 대학원 커리큘럼에는 인턴십이 있어요. 국제기구본부에서 인턴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글. 김연희(injournalyh@naver.com)

사진. 참새(gooook@naver.com)

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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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g-uk Han

    2015년 10월 18일 06:04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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