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하 야시장)’을 방문한 박선우(24, 가명) 씨의 말이다. 그는 “SNS에서 포스터를 보고 재밌을 것 같아서 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야시장이 콘텐츠의 부족으로 아쉬운 평을 남기고 있다.

 

야시장은 10월 1~2일, 8~10일, 16~17일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한강의 밤에 펼쳐지는 환상시장!’이라는 문구 아래 푸드트럭, 프리마켓, 벼룩시장, 공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시는 음식과 상품뿐 아니라 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야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기획했다.

 

야시장이 열리는 여의도한강공원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가깝다. 때문에 야시장이 열리는 오후가 되자 지하철역은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현금이 주로 필요한 야시장의 특성상, 지하철역 내부에 있는 현금인출기 앞에도 예닐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야시장과 바로 연결되는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는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배달음식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사람들로 혼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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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안내소와 야시장을 상징하는 도깨비 조형물

 

푸드트럭과 프리마켓 등이 있는 물빛광장까지는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다. 따로 길을 찾을 필요 없이 야시장을 찾은 다른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안내책자를 받을 수 있는 종합안내소가 나온다. 종합안내소 앞에는 커다란 도깨비 조형물이 있어서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종합안내소를 지나면 야시장의 핵심인 푸드트럭이 있다. 푸드트럭에는 떡볶이나 츄러스 같은 간단한 간식뿐 아니라 피자와 오코노미야키 같은 요리도 있었다. 푸드트럭은 야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콘텐츠다. 하지만 그 탓인지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 인기 있는 곳의 경우 1시간 이상 기다려야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줄이 짧은 곳은 주로 차가운 음료수나 커피를 파는 경우였다. 이 때문에 푸드트럭의 줄을 서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방문객도 볼 수 있었다. 야시장이 처음으로 문을 연 1일과 2일에는 방문객이 많이 몰린 탓에 야시장이 끝나는 12시가 되기 전에 준비한 식재료가 모두 떨어지는 푸드트럭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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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켓에선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었지만 공간이 협소해 둘러보기가 힘들었다.

 

프리마켓에서는 팔찌, 비누, 카드지갑 등을 팔았다. 하지만 각 판매자에게 주어진 공간이 좁고 공간들이 지나치게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프리마켓 옆에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참가신청으로 운영되는 벼룩시장이 있었는데, 프리마켓에 비해 규모가 작고 조명도 열악하여 일부 판매자는 직접 핸드폰으로 조명을 켜서 손님을 맞이하기도 했다. 1일에 야시장을 방문한 이희정(가명, 28) 씨는 “바람이 많이 부니까 물건들이 날아가서 정신이 없었고, 분명 야시장인데 갑자기 ‘강풍 때문에 11시에 야시장 문을 닫는다’는 방송이 나와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야시장의 공연은 거의 매일 다른 내용으로 채워진다.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이나 마술 공연 등이 있는데, 추위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공연을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각 콘텐츠의 개별적 문제점 외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야시장 크기가 방문객 숫자를 수용할 수 없는 크기라는 것이다. 만약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사먹지 않고 프리마켓과 벼룩시장만 구경한다고 가정하면 30분 만에 야시장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정도였다. ‘밤도깨비’라는 컨셉 또한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야시장 중간에 도깨비와 엿장수 분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인파에 묻혀서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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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서 나와 한강 잔디밭에 앉아있는 방문객들의 모습

 

주최 측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야시장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서울형 야시장 추진단은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하고, 푸드트럭 수가 부족하다고 항의하시는 시민들이 계십니다. (중략) 푸드트럭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야시장을 준비하며 저희도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좋은 취지이니만큼 더 잘 계획해서 꾸준히 운영되었으면 좋겠다”는 방문객 박선우 씨의 말처럼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개선을 거쳐 한국형 야시장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글. 아레오(areoj@daum.net)

사진. 참새(gooo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