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청년 빼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연재가 끝이 났다. 지역 거주 청년을 주제로 한 연재의 8화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문화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순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속편 [지역X청년단체]를 준비했다. [지역X청년단체]는 전국 곳곳에서 고함20이 보고, 듣고, 느낀 청년 커뮤니티에 대한 기록이다. 문화불모지에서 저마다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청년 단체들을 만나보자.

 

지역의 청년 커뮤니티를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천안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만난 [덕클라우드]는 노는 걸 좋아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모여 제 손으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한 마디로 소개해달라는 말에 다소 딱딱한 답이 돌아왔다. “우리는 비영리 대학생 문화기획 커뮤니티다.”

비영리, 다양한 문화기획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걸로 돈을 버는 건 아니고, 돈이 되면 기부를 한단다. 대학생, 처음엔 서넛이 모여 시작했는데 이제는 무려 40명 정도가 기획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문화기획, 지난  3년 동안… 50개가 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입이 떡 벌어진다. [덕클라우드]. 아무래도 이 커뮤니티,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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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터뷰이, <덕클라우드>의 조성진 대표

 

고함 : [덕클라우드]라는 이름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슨 뜻인가?

성진 : ‘오리’를 뜻하는 duck과 ‘소란스럽다’는 loud를 결합했다. ‘지역에 있는 소란스러운 오리들’을 의미한다. 천안을 소란스럽게 하는 뭔가를 만들고 싶다.(웃음)

 

고함 : 천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덕클라우드]는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지향하는 건가?

성진 : 음, [덕클라우드]는 천안에서 만들어졌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니까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안에서 활동하는 커뮤니티들이 몇 더 있는데, 각자 지향점이 다르다. 그 중에 우리가 지향하는 건 지역에 색을 입히는 문화를 만드는 거다.

 

고함 : 예를 들면 어떤 식으로 색을 입힐 수 있을까?

성진 : 아산의 시조가 부엉이다. 그 부엉이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뭔가를 하는 식으로, 되도록 우리 지역만의 특성을 살리고 싶다. 또, 천안역 원도심(기차역 부근)이 많이 죽었다. 예전에는 엄청 번화가였는데 이제는 쓸쓸한 느낌이다. 원도심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그 주변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고함 : 처음에 [덕클라우드]를 만들게 된 계기도 지역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성진 : 늘 왜 우리 학교 앞에는, 이 천안이라는 지역에는 놀 게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한국기술교대는 시내에서 버스로 4~50분 걸리는 곳에 있는데, 정말 놀 거리가 없다. 그러다 2012년 즈음에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친구들(한국기술교대 학생들) 서넛이 모여 시작했다. 새로운 놀이문화를 우리 스스로가 개척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고함 : 지역의 청년들에게 놀 거리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느 정도인가?

성진 : 천안-아산 쪽에 대학생이 14만 명 정도 있다. 그런데 대학생이 놀만한 문화는 딱히 없다. 음주문화만 있고. 우리 학교 근처는 술집마저도 몇 개 없다. 노래방은 딱 하나. 마이크도 옛날 유선마이크다.(웃음) 그러니 다들 기숙사 방에 있거나 술만 먹는다. 천안 쪽에 영화관이 세 군데 정도 있긴 한데, 영화만으로 문화 욕구가 충족되는 건 아니지 않나. 그 이외의 공연문화라던가 갤러리 전시 등은 접할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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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클라우드

<캠퍼스 개더링>은 천안의 대학생들을 모아 축제를 벌이는 소통의 장이다.

 

고함 : 그런 상황에서 [덕클라우드]가 만들어졌다. 문화콘텐츠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나?

성진 : 한 50개 이상의 콘텐츠를 만든 것 같다.(웃음) 주된 사업은 천안에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파티를 벌이는 ‘캠퍼스 개더링’이다. 클럽이랑 제휴하고 초대 가수를 부르기도 한다. 첫 ‘캠퍼스 개더링’를 기획하는 과정은 순탄지 않았는데, 다행히 관객이 8백 명이나 모였다. 그 덕에 인지도도 얻고 스폰도 받게 되었다.

  

고함 : 사무실 밖에 ‘청출어람’이라고 써진 포스터를 보고 왔다. 요즘(*인터뷰는 7월에 진행됐다 )에 하고 있는 건가?

성진 : 맞다. 지역에 있는 문화 기획자를 양성하자는 취지의 워크샵이다. 청출어람이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란 뜻인데, 우리는 한자를 바꿔서 ‘집 나온 청년들의 분수 넘치는 이야기’를 컨셉으로 한다. 사실 [덕클라우드]가 자본이 여유롭지는 않은 상태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사람을 양성하는 거더라. 예술가와 대중 간의 소통이 어려운데 그 간극을 좁혀주는 게 문화기획자다. 예술가-대중의 다리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20명을 모아서 강의와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너무 사람이 많으면 일방향적인 강의가 될 것 같아서, 양방향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소수 정예로 지원을 받았다.

 

고함 : 문화기획을 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천안문화재단에서 지원금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성진 : 재정적인 문제는 늘 있다. 자본이 없으면 콘텐츠를 기획할 수 없으니까. 자비도 정말 많이 썼다. 운 좋게 요즘은 국가 차원의 지원 사업에서 돈을 받는다. 대표자로서 활동가들이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내 목표다. 지금은 그래도 초창기와는 달리 활동비가 생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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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 : 이제 생긴 지 3년 정도 됐는데, 다양한 활동도 많이 하고 지원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덕클라우드]는 잘 된 축에 속하는 청년 문화기획단이다.

성진 : 아직도 힘들다.(웃음) 겉으로 볼 때는 하나 둘 생기는 게 많아 보일지 몰라도. 문화 불모지라고 불리는 곳에서 새로운 걸 창출하는 거니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우리를 비롯해 곳곳에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고함 : [덕클라우드]의 대표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성진 : 현재 [덕클라우드]의 활동 인원이 40명 정도다. 대표자로 있으면서 많은 친구들을 이끄는 게 어렵다. 그 친구들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주고 싶은데, 현실적인 재정 문제도 있고,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주기적인 활동을 못하기도 한다. 다 같이 즐겁게 활동하고 결속력 있게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또, 아직 내가 엄청 경력이 있는 게 아니니까, 함께 배워가는 입장에서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무겁다.

 

고함 : 이번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문화 불모지(?)에서 문화를 기획하는 청년으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성진 : 지금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사실 주변에서 많이 뭐라고 한다. 비영리 단체고 돈 되는 일도 아닌데, 넌 왜 그 일을 하냐고. 그럼 나는 “그러게”라고 답한다.(웃음) 생각해보면, 내가 굳이 이걸 왜 하고 있나? 좋으니까 하는 거다. 또 이걸 통해서 내가 경험하고 새로 얻는 게 많고 기뻐할 일이 많으니까.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나는 애써서 만들었던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되면 너무 뿌듯하고,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기분이 든다.

 

고함 : 멋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성진 : 내가 항상 대학생은 아닐 거다. 근데 나는 이 단체를 너무 사랑하게 됐다.(웃음) [덕클라우드]가 천안, 나아가서 다른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최고의 문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내가 일조했으면.

 

 

기획. 라켈(glory0812@nate.com). 달래(sunmin5320@naver.com)

글. 달래(sunmin53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