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알바노동자들이여!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사장님들을 범죄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세상에 착한 사장과 나쁜 사장은 없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사장과 지키지 않는 사장만이 있을 뿐이다. 근로기준법은 법이 정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 이를 위반하는 자는 경제사범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이런 범법행위는 만연해있으며 근로기준법을 잘 모르는 대부분의 알바노동자들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기입하시오! 사장 당신도, 이것은 근로기준법이오

 

이와 함께 현재의 최저임금은 너무 열악하다. 지난 6월 2015년 5,580원에 비해 2016년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8.1% 인상됐지만, 노동계가 요구했던 1만 원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나은 최저임금을 쟁취할 것을 선언하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 방법은 바로 근로기준법이다. 이제부터 알바노동자들의 무기로 쓰일 수 있는 근로기준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만국의 알바노동자여, 근로기준법 아래 단결하라!

 

46491-3ⓒ알바몬

알바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들어간 알바몬 광고 중 한 장면, 이 광고를 통해 혜리는 맑스돌 칭호를 얻었다.

 

 

근로기준법 첫걸음 : 기초편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적용되는 항목도 있지만, 근무하는 환경에 따라 4가지 범주로 나뉜다. 우선 포괄적으로 어디에나 적용되는 근로기준법부터 배워보자. 먼저 아래의 사례를 통해 근로기준법이 몇 가지나 지켜지지 않았는지 알아보겠다.

 

상황1

준섭은 6개월 동안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형마트 알바에 지원했다. 최저시급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한다는 말에 구미가 당겼다. 면접을 보는 날, 준섭이 들은 내용은 알아본 것과 달랐다. 근무하기로 한 6개월 중 1달은 수습기간으로, 시급의 90%만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준섭은 아쉽지만 수습기간을 두는 사업장은 많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별 내색은 하지 않았다. 준섭은 나머지 근로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로 전해 듣고 다음날 바로 출근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내용- 근로계약서 작성 및 수습기간 적용 여부

 

 

① 근로계약서

준섭과 점장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알바를 시작할 때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고용주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한다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근로계약서에는 계약 기간, 업무 내용, 근로시간, 임금 지급 방법 등 근로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이 들어간다. 고용주와 알바노동자는 근로계약서를 한 장씩 나눠 가져야 하며 서로 그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46491-2 고용노동부 표준 단시간 근로자 근로계약서 양식. 알바노동자는 법적으로 ‘단시간 근로자’로 불린다. 자료출처=[고용노동부] 

 

 

물론 구두로 맺은 근로계약도 법적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구두계약의 경우엔 알바노동자가 계약의 내용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다면 알바 중 부당대우를 받았을 경우 시정을 요청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쓰도록 하자.

 

 

② 수습적용

알바를 시작하기로 했으면 알바노동자는 수습 기간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6개월만 일하기로 한 준섭에게 수습 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수습 기간을 두는 것은 1년 이상의 근로계약에만 해당하며 이 또한 근로계약서에 적혀있어야 한다. 수습 기간 임금은 기본임금의 90% 이하가 되면 안 된다.

 

상황2

준섭이 일하기로 한 마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하루 9시간 근무였지만 쉬는 시간은 제대로 챙겨 받지 못했고 매번 식사도 대충 빵으로 때워야 했다. 하지만 지급되어야 하는 쉬는 시간에 일하면 그만큼 1시간의 시급을 더 챙겨 받을 수 있으므로 묵묵히 일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내용- 휴게시간 및 휴게시간 수당 미지급

 

③ 휴식시간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로마다 30분의 휴식시간을 알바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업무의 특성상 휴식시간을 따로 챙겨줄 수 없는 경우라면, 쉬는 시간의 근무만큼은 연장근로수당으로 1.5배 가산되어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5인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에는 연장근로를 한다고 해서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장근로수당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상황3

일을 한 지 두 달이 되어갈 때쯤, 준섭은 근무 중 짐을 나르다가 발목을 접질려 3일간 일을 쉬게 됐다. 3일 후 준섭이 출근하자 점장이 준섭을 부르더니 다음 주부터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발목을 다쳐 거동이 불편해 업무에 지장이 있기도 하니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준섭은 난감했지만, 치료비 명목으로 2주일 치의 임금을 더 챙겨준다는 말에 일을 그만두었다.

 

근로기준법 위반 내용- 해고  및 업무 중 재해 보상 규정

 

 

④ 해고 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주는 알바노동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알려줘야 한다. 아무리 알바노동자라 할지라도 준섭의 경우처럼 고작 일주일 전에 해고통보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예고하지 못한 경우에는 30일분 이상의 임금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근무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고 3개월을 연속으로 근무하지 않았다면 해고수당은 받지 못한다.

 

 

⑤업무 중 재해 보상

알바를 하다가 다쳤다면 산재보험을 통해 무조건 보상이 가능하다. 산재보험은 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어떤 경우든지 업무상 다친 것이라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장님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는지는 상관없다. 준섭의 경우처럼 2주치의 임금을 더 챙겨주는 것은 무마책일 뿐 재해보상이 아니다. 만일 업무 중 다쳤는데 사장님이 치료비 등을 명목으로 임금을 깎는다면? 가까운 근로복지공단에 진정을 넣자.

 

위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준섭이 일하는 마트는 근로기준법을 5가지나 위반했다. 사실 근로기준법은 우리 생활과 직결된 법이지만 많은 사람이 기본적인 것조차 잘 모른다. 그래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조금이나마 기본기를 갖췄다면 다음에는 심화 편으로 넘어가 보자. 챙기지 못한 쌈짓돈 같은 수당들을 받는 꿀팁이 될 수도 있다.

 

글. 풍뎅이(koreayee@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