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에 반대하는 여러가지 서명운동들 중에서도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는 사이트가 있다. 대학교별로 인터넷 서명을 늘려가는 단체인 히스토리 싸인이 그곳이다. 히스토리 싸인의 운영자인 황유덕씨를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히스토리 싸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히스토리 싸인은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서명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어느 대학교 학생이 얼마나 참여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일종의 서명운동 플랫폼이죠.

 

Q. 서명하는 방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홈페이지로 들어온 후에 자기 소속학교를 클릭하고 간단한 서명을 작성하는 방식이에요. 대학교 카테고리는 개인적으로 저희에게 연락이 온 학교를 대상으로 만들고 있어요. 현재는 만들어진 지 3일이 지났는데 13개 학교고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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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 붙여진 히스토리 싸인 대자보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히스토리 싸인>

 

 

Q.다른 플랫폼도 있을 텐데 굳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학생들의 트렌드가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페이스북 등 SNS를 많이 이용하죠. 이러한 대학생들의 습관에 맞춰서 모바일로 최적화된 페이스북 기반 홈페이지를 만든 거죠. 페이스북 기능 중에는 공유하기 기능도 있는데 이 홈페이지를 공유하기 누르면 자신의 학교 엠블럼이 올라가게 되면서 자신의 친구들이 모두 볼 수 있게 되니까 저절로 홍보효과도 생기고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가장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만한 시간이 있어서예요. 과거를 보아도 부당한 일이 있었을 때 가장 먼저 일어났었잖아요.

 

Q. 대학생들이 이번 현황에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으시는 건가요?

맞아요. 가장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때가 대학생 때라고 생각해요. 시간도 많고 어디에 얽매이지도 않고 자신들의 의견을 낼 수 있는 때잖아요. 하지만 여태까지는 대학 운동 느낌이 명문대 중심으로 이루어져 가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전혀 상관이 없어요. 저희 목표는 최대한 많은 대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거에요. 그래서 신청이 들어오는 족족 바로바로 대학교 카테고리를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Q. 그렇다면 이러한 페이지를 개설하게 된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10월 12일날 뉴스를 보던 중에 국정화 교과서의 예산안 통과가 갑자기 나오더라고요. 어이가 없고 화도 많이 났죠. 왠지 지켜만 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방식으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드러낼지 생각해보았어요. 고민 중에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하버드에서 시작해서 다른 나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SNS를 통해서 널리 퍼져나간다는 내용인데 거기서 모티브를 따왔어요. 일단 저희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페이스북 친구들을 통해서 이런 운동이 널리 퍼지게 되고 이러한 운동이 보급화 돼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은다면 정부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죠.

 

Q. 국정화에 대해서 반대하는 마음에서 이러한 운동이 생겼다고 했는데 국정화의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셨나요?

단일화된 국정화 교과서 체제에서는 아이들이 역사를 하나의 사실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현재는 8개 교과서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고 수능 문제출제 시에도 출제자들은 모든 교과서들이 사실로 다루고 있고 모두 찬성하는 내용만을 참고로 하죠. 교과서마다 다른 해석은 시험에 나올 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역사적 논란거리는 시험에 나올 수 없죠. 그래서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배울 수가 있게 되는 거에요. 하지만 만약 하나의 국정 교과서만 존재한다면 국정교과서에 있는 모든 내용이 수능문제의 정답이 되고 학생들은 그 내용만을 사실이라고 믿고 공부하게 될 거에요. 그 이외의 다른 내용이나 관점은 다 틀린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죠. 이러한 권위적인 교육 방식 아래에서는 관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불가능해지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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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중인 히스토리 싸인의 운영자 황유덕씨

 

 

 

Q. 국정화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관점을 심어 줄 거라는 의미군요.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어떤 피해가 있을까요?

사실 학생들이 획일화된 역사 교육을 받는 거 이외에도 공부하는 문제에 있어서 큰 피해를 받습니다. 아는 선생님 한 분에 따르면 요즘 고등학생들은 1, 2, 3학년 모두 수능 공부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계속해서 바뀌는 교육 정책 때문에 학생들은 어느 장단에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이러한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변화가 사실 아무 힘이 없고 주장할 시간조차 없는 고등학생들을 힘들게 해요. 이번 국정화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아이들을 잘 가르칠까 하는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어떠한 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국정화 자체에 정치적 관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국정화 자체를 오직 정치적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의 목표는 그냥 단순히 국정화의 문제 자체를 담는 거에요. 그 속에서 정치적, 교육적, 혹은 개인 사적 이익이 나누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거죠. 정치적으로 색깔을 담아 버리게 된다면 국정화 자체에 반대하는 중립이나 보수 쪽의 사람들은 이러한 서명운동을 하지 않아 버리겠죠. 그냥 국정화에 대한 반대일 뿐이지 현재 정부에 대한 반대는 아니에요. 다른 대통령 하에서라도 저는 국정화에 반대했을 거에요.

 

Q. 국정화 자체로만 반대하시는 거군요.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국정화 계획을 막을 수 있을까요?

딱히 무엇인가를 못 바꿀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조차 없다면 국가가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예 국민들을 의견이 없는 사람들로 보고 앞으로의 정책 결정 행보에도 그들이 원하는 방향 쪽으로 처리하겠죠. 정부가 이러한 우리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저는 잘 몰라요. 정부만이 알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이렇게 많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Q. 그럼 서명운동은 언제까지 지속되는 건가요?

지금 당장 11월 정부 정책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아요. 이미 제출해버리면 없어져 버리는 것 같고 끝나버리는 기존의 서명운동과는 달리 인터넷 서명운동은 계속 남아있을 수 있어요. 계속해서 볼 수 있고요. 현황판 식으로 해놓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한을 정해놓고 있지 않아요. 2017년 3월에 교과서가 학생배포 되기 때문에 최소한 그전까지라도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홈페이지에 담아 놓으려고 해요.

 

Q. 훗날에 보면 뿌듯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페이지 운영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운가요?

요새 이틀에 한 번꼴로 밤을 새우고 있어요. 3명이서 하려고 하니까 이러한 서버 문제도 있고 카테고리 생성하는 것도 있고 상당히 힘들어요.

 

Q. 같이 만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정말 중요한 건데 사실 그분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서버를 관리하시는 분은 여러 각도에서 서명을 효과적으로 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서버 구축이나 프로그램 생성도 다 직접 하고 계시고요. 이러한 플랫폼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지 또 어떻게 중복이 되지 않을지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기술적인 관점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또 다른 한 분은 제가 심적으로 많이 의지 하고 있는 분인데, 어떻게이 프레임을 정치적 색깔을 입히지 않고 교육적인 관점이나 다양한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또 홍보를 온, 오프라인으로 하시고 여러 커뮤니티로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Q. 세 명이서 일하시면 부족하시지 않나요?

네. 아무래도 그렇죠. 페이지에 더 많은 콘텐츠들을 생산하고 싶은데 지금 인력으로는 도저히 충원이 불가능해요. 재미있는 대자보들이나 개성 있는 국정화 반대 포스터들을 담고 싶기도 하고 카드 뉴스 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고 싶지만 지금의 인력으로는 부족하죠.

 

Q. 엄청난 열정으로 페이지를 운영하시는 데 그럼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사실 서버 비용이나 대자보 비용 모두 저희 자비에서 나가고 있어요. 얼마 전에 딱 만기된 적금을 이곳에다가 다 쓰고 있는 중이죠.

 

Q. 과연 이러한 페이지 운영이 본인들에 인생에 있어서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될까요?

따로 무엇인가를 바라고 혹은 생각하고 일을 벌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일단 저희의 장기인 미디어와 서버능력을 살려서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해보고 싶어요. 미래에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의미 있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다면?

정말 피곤할 텐데 항상 고생해준 저희 팀원이 짱입니다!

 

 

* 위 인터뷰는 10월 25일에 진행되었습니다.

 

글/사진. 송캐(songdaw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