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는 저서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에서 지금의 청년 정치는 이전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고 평가했다. 소모적인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먹고사니즘을 중심의제로 하고, 다양한 운동방식을 보이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라고 하며 그 대표적 예로 ‘청년유니온’을 들었다. 그리고 공고한 기존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뚫기 위해선 청년유니온과 같은 청년단체가 더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지난 10월 3일 ‘청년참여연대’가 만들어졌다. 궁금해졌다. 이들은 청년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 것인지, 그리고 과연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를.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참여연대의 강준원 운영위원장, 이정민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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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이정민 사무국장, 오른쪽 강준원 운영위원장

 

“청년 3명이 모이면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

 

“좀 더 활동하고 싶었는데, 참여연대에 그럴 수 있는 구조가 없었어요. 청년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이정민 사무국장) 청년참여연대는 작은 바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주축이 된 건 참여연대 인턴들이었다.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던 인턴들은 ‘무급인턴 논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6주 수료과정이었던 인턴십은 그들의 열정에 비해 턱없이 짧은 기간이었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 인턴들이 하나하나 모이기 시작했다.

 

참여연대에서도 부설 청년조직을 만들려는 욕망이 있었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청년당사자의 목소리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죠.” (이정민 사무국장) 그렇게 참여연대와 청년들은 서로 생각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고,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참여연대 인턴 출신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단체 겸 청년동아리 형태인 ‘청연’으로 시작했다. 7~8개월의 활동 기간 이후 난관에 부딪혔다. 활동이나 캠페인을 해도 변화가 없었다. 전문성이 너무 떨어졌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예 청년 조직 공식기구화 얘기가 나왔고, 그래서 청년과 참여연대가 같이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청년참여연대의 발족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기획단을 꾸려 어떤 사업을 할 건지 논의했지만, 쉽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논의 결과, 청년들의 다양한 요구를 하나로 만들기는 어렵고, 그걸 다 담을 수 있는 구조에 집중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 방법은 결정권한을 넘기는 것밖에 없고, 결정권한을 가질 때 청년들이 결합할 수 있는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참여를 열어 놓는 방식으로 할 수 있었던 건 청년 개개인의 존재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강준원 운영위원장)

 

청년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기초로 하기 위해선 조직들을 오픈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준비위원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청년참여연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TF구조’가 만들어졌다. 청년참여연대의 구조는 크게 분과와 TF 두 가지로 나뉜다. 분과는 경제, 대학, 정치, 성평등 등의 주제가 정해진 반면 TF는 그렇지 않다. 청년 3명만 모이면 원하는 사업이나 공익활동의 기획안을 만들어 공고할 수 있고, 통과되면 예산을 배정받고 활동할 수 있다. 공고된 사업안은 회원 전체가 찬반투표를 거쳐 운영위원회가 승인한다. 전체 온라인 투표는 구글리서치 등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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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자율성과 재미의 관계

 

“정말 뜨거워요. 논쟁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하는 강 위원장은 청년참여연대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얘기했다. 회의록을 다 오픈하고,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아 한 번도 모이지 않고도 기획안을 작성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참여의 진입장벽을 낮췄던 것은 더 많은 참여를 보장하는 청년참여연대의 목표와도 부합했다. 이런 과정이 사실 귀찮고 힘들 수 있지만, 이것마저도 민주주의를 배워가는 연습이라 생각해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방식은 기존 시민단체의 논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기획단을 꾸릴 당시 간사 포함 13명으로 시작했던 회원 수는 220명으로 늘었다. 다양한 청년들이 모였고, 결정권한을 갖자 주도적으로 움직였다. 자발적으로 더 나은 방식을 찾아 발제하고, 연구, 토론하면서 계속해서 구조를 발전시켰다. 정치에 관심 없던 친구들까지 흥미를 보였다. 점점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율성이 보장되면 재미가 보장된다”고 말하는 강 위원장은 더 많은 청년이 참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의 TF 구조가 완성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청년이 참여해 함께 보완할 수 있습니다.” (강준원 운영위원장)

 

참여연대에서는 청년참여연대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구조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기존 참여연대의 활동 방식은 의제 중심이었는데, 청년참여연대는 청년당사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정민 사무국장) 여기에는 기대와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사업이고 청년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가 시민들의 요구나 의식을 못 따라간다는 비판을 해결할 수 있는 형태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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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의 미래에 대해 강 위원장은 “더 나은 실패를 하길 원한다”고 대답했다. 소수자, 사회적 약자로만 존재하는 청년이라는 계층은 항상 지는 구조에 있지만 실패하더라도 조금씩 나아가자는 것이다.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참여민주주의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지만, 청년참여연대는 당신을 배제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 거에요.” (강준원 운영위원장) 

 

메인이미지 : ⓒ청년참여연대

 

인터뷰. 아나오란(wodbstm@naver.com), 참새(gooook@naver.com)

글. 아나오란(wodbstm@naver.com)

사진. 참새(gooo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