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속, 피켓걸에 목을 매는 덕선과 그런 덕선에게 3S 정책을 논하는 보라를 보며 우리는 88서울올림픽과 80년대의 현실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응답하라 2015년’에선 올 한 해가 어떻게 기억될까. 고함20이 올해의 핫이슈를 중심으로 ‘올해의 000’ 어워드를 준비해봤다. [고함20 어워드] 두 번째 편은 올 한 해 많은 역경을 거친 이에게 보내는 ‘고생했습니다’ 부문. 앞으로 더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며 [고함20 어워드] 응답하라 2015, ‘고생했습니다’ 부문 수상자를 선정해봤다. 과연 그 주인공은?

 

올해의 청년 이슈 아이돌

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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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몬

 

태초에 혜리가 있었으니. 그녀는 <걸스데이>와 <진짜 사나이>를 양손에 쥐고 방송계 전반을 장악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혁명을 꿈꾸어 그 모습이 마치 폭주기관차와 같았다. 이전부터 청년 노동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꿈꾸던 중계왈패 ‘알바몬’이 혜리의 기개와 야망에 크게 감복하여 함께 외치니 이것이 “알바가 갑이다”요, 이에 “아르바이트 최저임금” 이슈가 사회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로써 SNS에 한바탕 전란이 일어나니 곳곳에서 숨죽이던 붉은 청년들이 혜리를 자신들의 최애아이돌이자 또한 정신적 사조로서 섬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맑스돌’의 자리에 올라 자본주의 내외의 모든 것을 거머쥔 혜리는 이어 <응답하라 1988>에 출연, 대중의 향수와 애정심를 자극하는 한편 뒤쪽에선 ‘알바당’을 창당하여 본격적인 정치권 재패의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준비된 여성 대통..아니 아이돌 혜리의 진격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인가. (이거 픽션입니다)

 

올해의 필즈상

이경원 씨의 ‘국정화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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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원

 

올 한해 이슈가 된 대자보에는 국정교과서와 관련된 대자보가 많았다. 수많은 대자보 중 고함20은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13학번 이경원 씨의 대자보가 가장 인상 깊었기에 이경원 씨를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경원 씨는 수학의 증명 과정을 이용해 ‘국정화의 정리’라는 대자보를 만들었으며 이 씨의 증명 결과 1945년과 2015년 사이에 시간이 거꾸로 흐른 적이 있음이 밝혀졌다.

 

올해의 데스노트

성완종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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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했다. 당시 경남기업은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의 시신에선 작은 쪽지가 발견됐다.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김기춘 10만 불 2006. 9. 26,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유정복 3억, 이병기, 이완구’. 다음 날 <경향신문>은 성 회장이 죽기 전 진행한 전화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성 회장은 돈을 전달한 과정을 설명하며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사건은 순식간에 ‘불법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졌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5명은 혐의없음, 1명은 공소권 없음, 2명은 불구속 기소로 수사는 마무리됐다. 성 회장이 유서처럼 남기고 간 ‘데스노트’는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의 노동자

KTX 승무원

눈물 흘리는 전 KTX여승무원들     28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 KTX여승무원들이 집회를 갖고 자신의 몸을  밧줄과 쇠사슬로 묶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저지당하고 있다./최재구/사회/2006.9.28 (서울=연합뉴스) jjaeck9@yna.co.kr

ⓒ 연합뉴스

 

매년 올해의 CEO 혹은 올해의 기업을 뽑는데, 올해의 노동자를 뽑는 언론은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그래서 해봤다. 고함20이 뽑은 올해의 노동자는 대법원이 패소 판결을 한 KTX 승무원이다. 한국의 노동 환경에서 일했다는 것만으로 노동자 대부분이 올해의 노동자가 될 이유가 있지만, KTX 승무원의 현재가 모든 노동자의 미래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그들을 올해의 노동자로 선정하도록 했다. 올해의 노동자가 미래의 노동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2015년의 끝자락에서 노동 5법 통과를 압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병신년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올해의 교수상

부산대학교 故 고현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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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8월 17일 부산대 국문과 고현철 교수가 대학 본관 3층 국기게양대 테라스에서 투신해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故 고현철 교수가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요구했던 것은 부산대의 ‘총선직선제’였다. 당시 총장이었던 김기섭 부산대 전 총장은 총장직선제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며 차기 총장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겠다고 발표했고 고 교수는 이를 반대하여 투신했다. 故 고현철 교수의 명복을 빌며 고현철 교수를 올해의 교수로 선정했다. 

 

 

글. 인디피그(dbsrjstls@naver.com), 사미음, 아레오, 참새, 이켠켠

[고함20 어워드] 기획. 고함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