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 대학에서 치러진 2016년도 총학생회 선거도 유난히 에피소드가 많았던 선거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러나 올해 선거의 많은 에피소드는, 선거를 재미있게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등장 할 때마다 ‘대학의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대학에서 학생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궁금증만 추가됐다. 고함20은 이번 총학선거와 관련하여 주요 에피소드를 정리했다. 좋은 에피소드보다는 슬픈 에피소드가 많은 한 해였다.
 
 
누가 감히 총학생회를 조종하려 하는가? 
투표 전: 동덕여대, 성신여대, 중앙대, 용인대, 연세대, 상지대
 
올해 총학 선거는 투표 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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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학보사 페이스북 페이지
 
 
동덕여대에서는 학교 측에게 몇 가지 공약과 함께 총학생회장 후보로 입후보할 것을 제안받은 학생이 양심선언을 했다. 이 학생은 “학교 측이 경제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득했지만 거절했다”며 “현재 총학생회 후보로 입후보한 선본 공약이 자신이 제안받은 공약과 비슷하여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학교 측과 해당 선본은 서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덕여대 중앙선관위는 총학선거에 학교가 개입되었다고 판단하여 선거를 무산했고 내년 3월 보궐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성신여대에서는 후보등록 때는 문제 되지 않았던 총학생회장 후보자의 성적이 투표 기간에 문제가 됐다. 총학선거에 단독 출마한 ‘위캔성신’ 박유림 후보가 평균 성적이 규정미달이라는 이유로 개표 전 후보에서 자격 박탈되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학칙대로 했으면 처음부터 불가였다”며 “개표 전에 비밀리에 회의를 소집해 일사천리로 후보자격을 박탈했다”고 항의했다. 논란이 일자 중앙선관위는 후보 박탈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학교 측은 전자투표시스템을 열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투표를 중단시켰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선거는 내년 3월로 미뤄진 상태이다.
 
 
중앙대에서는 투표 당일 총학 후보가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앙대 총학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함께바꿈’ 선본이 경고누적으로 투표 당일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향응 제공과 선거운동 기간 비표 미착용 등의 이유였다. 하지만 ‘함께바꿈’ 선본은 1,700원 커피를 샀을 뿐이며 비표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점퍼로 가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투표 당일 후보자격을 박탈당하자 선관위의 결정에 불복하여 투표거부운동을 펼쳤다. 단선으로 진행된 중앙대 총학선거는 찬성률 50%에 미치지 못해 무산되었고 내년 3월에 재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용인대에서는 투표 마지막 날에 총학 후보가 후보자격이 박탈됐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던 용인대 총학선거에서 투표 마지막 날인 27일, 기호 2번의 후보가 자격 박탈됐다. 이유는 상대 후보 선거홍보물 훼손과 SNS를 통한 선거운동 등 경고 2회 누적이었다. 하지만 기호 2번 후보자는 1번 후보 측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면서 편파적인 선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용인대 선관위는 기호 1번의 단독 입후보로 하여 투표일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계속 진행하였고 그 결과 기호 1번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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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신문
 
연세대에서는 선거개입 의혹으로 인한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에 이어 무효표를 유효표로 처리하여 논란이 됐다. 음악대학 선관위원장이 총학선거의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 유도를 했다는 의혹이 학교 내에 퍼졌다. 하지만 총학생회장이자 중앙선관위원장은 이 문제를 묵인하려 했고 논란이 되자 사퇴했다. 이 때문에 중앙선관위가 새로 구성됐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문과대와 국제대의 투표 과정에서 지정되지 않은 투표용구가 사용된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처음에는 무효표로 처리했으나 “단과대 투표는 단과대 선관위 의견에 따라 처리한다”라는 원칙으로 유효표로 인정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상지대에서는 대학 측이 총학생회 투표 과정을 감시, 방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교내 1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총학 선거 날, 학생지원부 소속 직원들이 일부 투표소 주변에서 학생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교직원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쉽게 투표에 참여하겠느냐”며 “학교 측이 총학 선거를 감시하고 개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이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입장이다. 학생지원부 장황분 부장은 “총학 선거가 투명한 과정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라며 “학생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되려 의심스럽다”고 했다.
 
 
글. 이켠켠(gikite93@gmail.com)
[총학생회선거] 기획. 이켠켠, 통감자, 사미음, 농구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