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 대학에서 치러진 2016년도 총학생회 선거는 유난히 에피소드가 많았던 선거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러나 올해 선거의 많은 에피소드는, 선거를 재미있게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등장 할 때마다 ‘대학의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대학에서 학생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궁금증만 추가됐다. 고함20은 이번 총학선거와 관련하여 주요 에피소드를 정리했다. 좋은 에피소드보다는 슬픈 에피소드가 많았던 한 해였다.

 

선거가 끝나도 끊이지 않는 잡음

투표 후: 성균관대, 서울여대, 강원대, 부산대, 부산외대

 

지난 대선이 끝나고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이 떠오르듯 올해 총학선거도 선거가 끝나고 선거 관련 문제가 물 위로 떠올랐다. 차이점이 있다면, 문제가 된 학교의 당선자는 당선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성균관대는 총학선거 결과, ‘S-wing’ 선본이 ‘ASKK U’ 선본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ASSK U 선본이 S-wing 선본이 허가 받지 않은 홍보물을 배포하고, 불법선거운동 등을 벌였다며 제보했다. 이에 성균관대 중앙선관위는 S-wing 선본의 당선을 취소했고 S-wing 선본은 중앙선관위의 당선 취소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선거시행세칙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당선 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기간은 당선 뒤 3일간이지만, 당선 취소가 결정된 7일 오전 2시 16분은 당선 후 4일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당선 뒤 3일은 업무일 기준 3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당선취소를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총학 선거는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했다. 현재까지도 SNS를 통해 양측 선본 지지자들은 서로를 비판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내년 초까지 성대를 이끌 학생대표단체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여대도 재선거를 치를 상황에 놓여있다. 당선된 ‘위캔체인지’ 선본이 선거비용 사용내역을 5시간 늦게 제출하여 당선을 취소당했기 때문이다. 위캔체인지 선본은 당선 후 24시간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비용 사용내역을 제출해야 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서울여대 내에서도 위캔체인지 선본이 선거시행세칙을 더 꼼꼼하게 지켰어야 한다는 의견과 서류 한 장으로 학생대표를 쉽게 탈락시킬 수는 없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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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학교 방송국 화면 갈무리

 

부실한 투표 관리로 인해 선거가 무산된 학교도 있다. 강원대는 올해 11월 처음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그러나 한 학생이 자신이 투표하기 전 이미 자신의 표가 행사된 사실이 밝혀지며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강원대는 폐쇄회로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나섰고 결국 대리투표가 사실로 드러나 선거는 무산됐다. 수사 과정에서 대리투표는 기호 1번과 관련된 선거인단의 범행으로 밝혀졌고 기호 1번은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기호 2번 역시 지인에게 선관위 위원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 밝혀져 후보자격이 박탈됐다. 두 후보가 모두 박탈된 강원대는 새로운 후보와 새로운 선관위로 내년 3월 재선거를 열게 됐다.

 

부산대부산외대도 대리투표 의혹에 휩싸였다. 전자투표를 도입한 부산대의 단과대 선거에서 대리투표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결국 해당 단과대 선거는 무산됐다. 부산외대는 한 학생이 투표소를 방문했으나 누군가가 자신의 신분증으로 투표했다는 사실을 드러났다. 하지만 부산외대는 대리투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선거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많은 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015년 겨울에 펼쳐진 총학생회 선거는 여러 의미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면, 그 꽃은 겨울 추위에 얼어버렸다. 총학생회장이 뽑히지 않은 학교는 대부분 3월 봄에 재선거를 한다. 3월의 봄이 ‘꽃’을 녹여 활짝 필 수 있기를 바란다.

 

 

글. 통감자(200ysk@naver.com)

[총학생회선거] 기획. 이켠켠, 통감자, 사미음, 농구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