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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20 어워드] 응답하라 2015, ‘페미 요정’ 부문

‘응답하라 1988’ 속, 피켓걸에 목을 매는 덕선과 그런 덕선에게 3S 정책을 논하는 보라를 보며 우리는 88서울올림픽과 80년대의 현실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응답하라 2015년’에선 올 한 해가 어떻게 기억될까. 고함20이 올해의 핫이슈를 중심으로 ‘올해의 000’ 어워드를 준비해봤다. 올해는 유독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많았다. 왜 갑자기 페미니즘이 흥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페미니즘을 흥하게 만든 공로는 끊임없이 떡밥을 던진 페미 요정들에게 있다. 자신을 희생해 페미니즘을 퍼뜨린 페미 요정들, 그들을 위해 준비했다. [고함20 어워드] 응답하라 2015, ‘페미 요정’ 부문!

 

올해의 ‘그걸 이제 알았냐’

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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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현장토크쇼 택시’

 

장동민, 그는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한다’. [마녀사냥]에서 스스로 했던 말처럼. 자신과 안 맞는 성격을 묘사하듯 말했지만, 실상 그의 특성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가 여성의 단점으로 규정한 ‘설치고 드세고 생각이 많다’는 것은 남성에게 단점이 되지 않으므로. 사람의 보편적 속성이 여성에게는 ‘흠’으로 규정되고 이것이 코미디로 유통되는 순간, 연예인의 지위로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개보년’같은 말을 해도 일복이 터지는 순간, 지금이다. 우리는 분명하게 2015년의 끝자락에 와 있다. 그가 반성의 의미로 한 “웃음을 위해서 뭐든지 다 할수 있는건 아니구나”. 어디로 봐도 옳은 말이다. 웃기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그는 이제야 알았다고 한다. / 블루프린트

 

올해의 연쇄서신마

고종석( [고종석의 편지] 에마왓슨 친선대사께 발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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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이 HeForShe 캠페인을 시작한 엠마 왓슨을 위해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남성 또한 강인함과 공격성을 강요받는다’라며 남성성에 대해 말하는 듯 시작한 그의 편지는 ‘백인이 아닌 여성들에게도 시선이 향해야 한다’를 거쳐 결국 페미니즘에 건네는 세 가지 조언으로 끝난다. 그래서 HeForShe에는 동감한다는 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글을 본 독자의 머리에 남는 것은 ‘당신이 열 살 갓 넘을 때 일어난 일이어서 당신은 그 일을 잘 모를지도 모릅니다’라는 젊은 백인 여성에 대한 고종석의 나이 자본과 지적인 우월감 뿐.

 

추신. [고하미의 편지] 고오 종석 작가, 기자, 언어학자 님께.

올해의 ‘맨즈플레인’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당신과 ‘한국’과 ‘남성’이라는 기호를 공유하는 제가 ‘어떻게 젠더 이슈에 발화해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편지는 이제 그만… / 압생트

 

올해의 개념녀

키썸 사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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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 트위터 캡쳐

 

올해도 남녀불평등 시대에 걸맞게 여성상위 시대를 경계하는 개념녀들의 주옥같은 발언들이 넘쳐났지만, 역시 양대 산맥에는 사유리와 키썸이 있었다. 키썸은 제이스의 ‘성에 안 차’에 참여해 남자 등골 쪽쪽 뽑아먹는 김치녀를 까며, 김치녀 담론을 대중화 했다(기엔 음반이 망했지만). 어쨌든 여성상위시대에 고통받는 수많은 남성들을 구원하며 개념녀 여신으로 추앙되는 듯했으나, 음반 발매 직후 인스타그램에서 고가의 선물을 자랑한 게시글이 걸렸다. 언냐 게시글 왜 지웠어오? 언냐 개념년 줄 알았는데… 키썸의 배신으로 올해의 개념녀상은 사유리에게 돌아갔다. “평등을 갈구하면서 왜 남자만 밥을 사요?”를 비롯해 “결혼해도 반반 내고 싶다”는 등 수많은 개념 발언을 남긴 명불허전 원조 개념녀 사유리. 클라스는 영원하다. 언니가 코르셋 빡시게 쪼인 덕에 한국 남자들의 일본 여성에 대한 환상은 식을 줄 모른다. / 달래

 

올해의 인간실격

조선대 데이트 폭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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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재적될 위험이 있으니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하지 말자? ⓒ SBS

 

매년 대학가에는 ‘인간실격’이라는 수식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는 사람이 등장한다. 올해에도 대학가에는 수많은 인간실격자가 등장했다. 조선대 데이트 폭력남은 그중에서도 최악이었다. 판결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그의 행적에만 집중해보면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그는 올해 3월 28일, 애인이자 동기인 여성을 4시간 넘게 감금하고 폭행했다. 폭행의 사유는 전화를 싸가지 없게 받았다는 것.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전화를 싸가지 없게 했다는 이유로 네 시간의 폭력과 감금을 하는 것일까. 그의 행동은 인간의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고함20은 그에게 인간실격상을 수상한다. / 통감자

 

올해의 파격세일 

한일 위안부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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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사장님이 미쳤어요. 단돈 10억 엔에 전쟁의 과오를 털어버릴 기회! 올해만 특별가로 모십니다. 다만 파격할인인 만큼 환불 및 교환은 안 됩니다. 라는 문구가 연말 뉴스에서 울려 퍼졌다. 한국과 일본은 28일 한일 위안부 협상 합의문을 발표했다. 몇몇은 나름 이긴 것이 아니냐라고 긍정맨의 마인드로 접근했지만, 날것의 협상문은 마치 문학 작품마냥 단어 하나하나 해석이 필요했고 그 해석조차 사람마다 달랐다. 일본대사관 앞에서의 수많은 수요일을 포함한 고통의 나날을 보낸 위안부 피해자들은 협상 과정에 참여하지도 못했고, 정부가 그리 중시하던 ‘한민족’의 자존감을 구성하는 대한민국 국민 또한 협상이 진행되는 줄도 잘 몰랐다. 외교부 1차관조차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오늘 야단맞기 위해서 왔다” 라는 걸 보면 협상자들조차 자신만만한 결과물은 아니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한국은 올 연말 부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보상 아닌 ‘배상’을 요구하거나 그 밖의 문제 제기를 쉽게 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는 송년회 시즌에 딱 맞춰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을 헐값에 팔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불가역(不可逆)’이라는 단어가 쓰인 10억 엔 짜리 일제 마스크를 강제로 선물했다. / 릴리슈슈

 

글. 릴리슈슈(kanjiwon@gmail.com), 블루프린트, 압생트, 달래, 통감자

[고함20 어워드] 기획.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ㅁㄴㅇㄹ

    2016년 1월 6일 18:27

    논조가 마치 메갈리안이 쓴듯한 글이군요.

    • ㅁㄴㅇㄹ

      2016년 3월 14일 21:59

      댓글이 마치 오유계열 남성이 쓴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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