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JOY. 흥을 깨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여성혐오와 반성평등적 컨텐츠는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그 흥을 깨지 않으면 계속해서 번식할 것이다. 페미니즘은 KILLJOY여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단 한 번도 성평등한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킬-조이] 연재를 통해 마음껏 고함20이 느낀 불편함을 말하고 설치며 흥을 깰 예정이다.

 

1 kill :: 누가 스타벅스를 여성전용으로 만드는가? (*스타벅스 기업PR 기사가 아닙니다)

[그 남자]”이해할 수 없는 그녀들의 세계..스벅 다이어리가 뭐라고” (해당 [이데일리] 기사 링크)

 

최근까지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스벅) 다이어리를 수령했다. 이 기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프리퀀시를 사고팔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아직도 이 다이어리, 더 크게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신문물(?)에 대한 두려움일까? 테이크아웃 커피, 구체적으로는 스타벅스는 곧 ‘된장녀’ 아이템이라는 공식이 활개 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스타벅스 이용자들, 그중에서도 여성 고객들은 사치를 일삼는 이들로 비난받아 왔다. 처음엔 일회용 컵, 그다음엔 케이크, 텀블러, 다이어리… 눈치채지 못했을 뿐 넷상에는 스타벅스 고객에 대한 질타가 넘쳤다. 가끔 커피빈 같은 다른 커피전문점 고객으로 그 타겟이 변경, 확장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또한 그런 여성상은 만화나 그림으로 구체화되기도 했다. ‘감히’ 명품을 들고 커피를 마시면서 길을 걷는 여성들에 대한 혐오다.

 

‘된장녀 프레임’을 만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카페가 여성전용이라도 되는 듯 말하지만, 스타벅스엔 남성들도 간다. 너무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있자니 허무하지만, 분명 그렇다. 기사처럼 연인과 함께 온 남성도 있겠지만 혼자 오거나 친구나 동료를 만나러, 그냥 지나가는 길에 커피 한 잔 사러 가는 이들도 있다. ‘된장녀’를 욕하는 그들은 스타벅스의 다양한 고객층과 ‘평범함’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 지속된, 사치하는 이미지의 여성들만이 그곳에 출입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단순한 사실과 인과관계조차 그동안 된장녀라는 여성혐오를 깨뜨리는데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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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된 ‘된장녀’의 모습 중 하나. 존멋이다

 

기사는 여성들이 상술일 뿐인 다이어리에 집착한다고 비판한다. 그것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것을 ‘일반론’으로 만들어버렸다. 새로운 이야기 같지만 그동안 인터넷에 떠돌던 된장녀 비하에 기댄 기사일 뿐이다.

 

스타벅스를 ‘추종’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스타벅스의 MD상품을 구입하거나, 매장이 많아서 자주 출입한다거나, 그곳의 분위기와 커피맛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다. 딱히 특별한 이유 없이, 혹은 가끔 특별한 이유가 있을수도 있지만 그게 무엇이든 사치한다는 비판을 할 수는 없다. 개인 소비의 영역이라서다. ‘그래도 사치나 허영은 아니지 않냐’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로 무의미하다.

 

스타벅스에 출입하는 여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주목해야 할 것은 정작 스타벅스에 큰 의미를 두는 이들이 된장녀 서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깟’ 테이크아웃 커피가 사람을 업그레이드시킨다고 생각하고(‘스타벅스 가면 멋있는 줄 아는 된장녀들’같은 말들), 수지타산이 안 맞는 다이어리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그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남자’를 이용하는. 여자친구와의 평화를 위해 스타벅스에 간다는 에피소드 안에서만 여성들은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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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영은 성시경의 질문에 “난 된장녀가 아니라 신상녀”라고 답했다 ⓒ JTBC [마녀사냥]

 

“다이어리가 상술인 것은 사실이잖아”라는 말도 유효한 비판은 아니다. 상술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왜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수령하는 ‘구매자’, ‘사람들’이라고 지칭하지 않고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으로 특정했는지의 문제가 남게 된다. 비합리적인 소비를 일삼는 젊은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에 기댄 발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남성들이 스타벅스에 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까?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여성을 비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무너진다. 정말 만에 하나 스타벅스가 여성혐오자들의 레이더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그다음은 커피빈이거나, 폴바셋이거나, 분명 다른 커피전문점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아, 이미 스타벅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여성들 역시 ‘된장녀’소리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 kill :: 불편 광고, 킨더 초콜릿 CF

 

ⓒ 킨더 초콜릿

 

나들이에 가서도 엄마는 힘들다. 광고에는 여성 두 명과 남자아이 세 명이 나온다. 남자아이가 출출 해하자 여성 한 명이 도시락을 권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이건 너무 부담돼.” 눈치가 빠른 다른 여성이 킨더초콜릿을 꺼낸다. 모두 행복한 결말로 보이지만, 여성은 도시락을 준비하는 고생과 더불어 ‘배고프진 않지만 뭔가 먹어야 할 것 같은’ 아이의 상황까지 예측해야 한다. 광고는 “엄마의 사랑을 담아 출출함을 달래주세요”라는 멘트로 끝난다. 킨더초콜릿의 또다른 CF에서는 남아용과 여아용 초콜릿을 따로 광고한다. 남자아이는 파란색, 여자아이는 분홍색이라고 광고에서 못박은 셈이다. 이것이 킨더초콜릿 나들이 편 광고에 여자아이가 등장하지 않는 것과 무관할지 의문이다.

 

글/ 블루프린트 (41halftime@gmail.com)